thebell

전체기사

칸서스 인수 실패해도 계약금 회수 매각 진정성 의문...국민연금 등 투자 미정ㆍ불참

현상경 기자공개 2009-11-16 13:25:01

이 기사는 2009년 11월 16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생명 매각 작업이 인수 계약자인 칸서스자산운용의 자금부족으로 또 다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대했던 국민연금이 투자심의위원회조차 열지 않고 있는데다 다른 기관투자가(LP)들 상당수는 투자를 거절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번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칸서스에 계약금을 돌려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져 매각 작업의 '진정성'마저 의심받고 있다.

금호와 칸서스는 지난 2일 오후 금호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 금호산업과 금호문화재단이 보유한 지분 13.3%을 740억원(주당 7000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칸서스는 후순위채발행으로 700억원을 조달, 금호 계열사들의 차입금을 갚고 2600억원 가량은 유상증자를 추진할 예정이다.

칸서스는 지난 2일 계약금 100억원을 납입했으며 나머지 잔금은 12월15일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문제는 잔금납입일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도 투자금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다는 것. 본계약 체결 이후에도 칸서스는 연기금과 은행 등 기관투자가(LP)로부터 투자를 거절 당했다.

가장 기대했던 국민연금은 최근까지도 투자여부를 결정할 심의위원회 일정조차 잡지 않았다. 칸서스가 제안한 투자구조로는 금호생명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유 때문이다.

오는 2011년 도입될 위험기준자기자본제도(RBC)으로 인한 부담분까지 감안하면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한 증자로는 금호생명의 영업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중장기 투자를 선호하는 기관 입장에서는 투자대상기업의 가치 증대도 중요한데 이에 대한 믿음이 적었던 셈이다.

사학연금, 교원·군인·행정공제회 등은 과거 투자손실 문제나 생보사에 대한 포트폴리오 중복 등으로 칸서스의 제안을 거절한지 오래다. 심지어 국민, 신한 등 시중은행과 보험업계 상당수도 "적정 기업가치(EV)를 평가하기 어렵다"며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금호아시아나는 칸서스의 금호생명 인수가 성사되지 못할 경우 계약금으로 받은 100억원을 다시 돌려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대우건설, 대한통운 인수에서 금호를 지원했던 칸서스에 대한 배려라고도 볼 수 있지만 M&A거래에서 계약금을 선뜻 반환하는 건 유례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금호측이 칸서스의 실패를 예견하고 이런 조항을 승인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칸서스가 금호생명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금호 입장에서는 "충분히 매각을 시도했다"는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후 다른 계열사 차입 등으로 연말 금호생명 지급여력비율을 높여 경영개선권고 등 시정조치를 면하면 그룹측은 금호생명 경영권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업계는 기관들의 참여부진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반영한 것 아니냐고 평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