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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경PSG 강대권 CIO, 변화무쌍 '팔색조' [매니저 프로파일]'이채원 키즈' 그림자 유경PSG에서 탈피..'가치투자'에서 '멀티플레이어'로

서정은 기자공개 2020-01-14 13:07:0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5: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천재'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상무(주식운용총괄, CIO)의 지인들은 그를 이렇게 축약했다. 업계에 화려한 수익률로 비상한 스타 운용역들을 많지만, 강 상무처럼 한 하우스를 재건하고 이끌어온 인물은 많지 않다. 유경PSG자산운용의 브랜드 가치가 그의 손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 대학시절, 주식투자 눈떠… 한국밸류운용 공채 1기

강 상무는 금융업계에서 '가치투자 전문가'로 불린다. 대학시절 주식투자를 통해 단맛과 쓴맛을 보며 가치투자에 일찌감치 눈뜬데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통해 업계에 발을 디딘 영향이다. 유경PSG자산운용에서도 가치투자를 고수하며 회사를 작지만 강한 하우스로 발돋움시켰다.

그가 가치투자의 중요성을 인식한건 대학생 시절이다. 그는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99학번인데 당시만해도 닷컴 버블이 대한민국을 흔들던 때였다. 대학생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그 또한 주변 분위기에 따라 대학생 주식투자 경진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같은 학과 동기들 대부분이 도전장을 냈을 정도로 쟁쟁했던 대회에서 그는 6개월만에 70%대의 수익률을 거두며 1위를 차지한다. '우선주'의 뜻을 '우량주'로 잘못 해석해 특정 종목에 투자한 것이 비결이었다.

우연히 승리를 거둔 그가 승승장구 해왔다면 지금까지 가치투자를 고수해왔을리 없다. 그는 그날 이후 주식투자에 손을 댔지만 버블이 꺼진 탓에 벌어둔 돈을 잃기 시작했다. 추락하는 잔고를 보면서 그는 '돈을 빨리 버는 투자가 사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는 서울대학교 동아리 '스믹(SMIC)'에서 가치투자를 배우며 이런 생각을 더욱 굳혔다. 상대적 수익률이 중요한 운용업계에서 '연간 10% 성과'를 목표로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후 그는 2007년 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 공채 1기로 입사, 운용업계에 처음으로 발을 디뎠다. 온라인을 통해 토익 성적을 필수로 기입해야하는 다른 회사와 달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유일하게 우편으로 지원서를 받았다. 그는 토익성적이 없는 이유를 본인의 투자 역사로 풀어냈는데, 그의 패기가 먹힌 덕인지 한번에 붙었다.

강대권 상무는 "입사 직후 곧바로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보수적인 운용 스타일이 강해졌다"며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각종 사업을 하다 여러번 망하기도 해 가치투자에 더욱 주력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밸류10년투자' 시리즈의 부책임 운용 중 한명으로 이름을 올리다 2013년 'KIVAM Korea Value Fund'의 책임운용역을 맡았다. 룩셈부르크 소재 역외펀드로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2013년 약 23%의 성과를 거두며 입소문을 탔다. 이밖에 같은해 말부터 한국밸류10년투자중소형주펀드의 경우 책임운용역을 맡았는데 운용기간은 길지 않았다.


◇ 유경PSG운용에서 '만개'… '이채원 키즈' 그림자 벗었다

강대권 상무가 금융투자업계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킨 시기는 2014년이다. 기존에도 그는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에서 활동하며 입소문을 탔지만, '이채원 키즈'로 분류돼왔다.


그러던 그는 2014년 유경PSG자산운용(당시 드림자산운용) CIO로 오르며 '최연소 CIO'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때 만해도 40~50대 CIO가 운용업계를 주름잡고 있던 시기였으니, 1980년생인 그에게 시선이 쏠린 건 당연했다. 당시 드림자산운용은 중소형 운용사이긴하지만 이렇다할 색채를 드러내지 못한 터였다. 사명 변경과 함께 회사의 터닝 포인트를 함께 맞이할 인물로 파격적인 선택을 한 셈이다.

그는 유경PSG자산운용으로 옮긴 뒤 현재까지 △유경PSG액티브밸류 △유경PSG액티브밸류30 △유경PSG좋은생각자산배분형 등 3개펀드의 책임운용역을 맡고 있다.

2007년 설정된 유경PSG액티브밸류펀드(옛 드림메가트렌드)는 2014년 전까지만해도 연간 수익률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던 터였다. 그는 운용역을 맡은 뒤 포트폴리오 교체를 단행했고, 펀드 수익률은 2014년 7.3%, 2015년 8.2%, 2016년 11.8%, 2017년 10.9% 안팎의 성과를 거뒀다.

유경PSG좋은생각자산배분형펀드 또한 2014년 8월 설정된 뒤 2015년 7%, 2016~2017년 각각 11% 안팎의 성과를 내며 활약했다. 당장 주가가 오를 종목보다 더이상 빠지지 않을 종목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교체했고, 시장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현금 비중을 조절한 덕이었다.

여기에 '넷플릭스'에서 영감을 얻은 보상체계 덕에 운용역들의 시너지를 강하게 끌어올릴 수 있었다. 그는 한국투자밸류운용 시절에도 넷플릭스 얘기를 종종 해왔다고 한다.

그는 "넷플릭스를 보면 개인 직원들의 연봉 체계를 시장가치와 맞추는 방식을 적용한다"며 "각 팀별로 독립적인 평가 체계를 구현하고, 시장가치에 따라 최대한 평가하려고 한 것이 효과를 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 "가치투자 좋지만 변화도 받아들여야"…'멀티플레이어'로 과감한 변신

그가 운용하는 펀드들을 보면 2018~2019년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중이다. 유경PSG액티브밸류펀드는 2018년도에 마이너스(-) 15%대 성과를 거뒀고, 올해에도 지난 24일까지 -5%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2017년 3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던 펀드 규모는 100억원대로 내려온 상황이다.

다른펀드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유경PSG좋은생각자산배분형펀드 또한 최근 2년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며, 설정액이 340억원대에 그치고 있다. 유경PSG액티브밸류30펀드의 경우 채권 비중이 50% 이상인 덕에 비교적 손실 폭이 적다.

최근 1~2년간 그의 운용 스타일을 보면 '가치투자 일변도'에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치투자 대가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장기투자를 얘기하며 기존의 종목 선정 방식을 고수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성공하진 못했지만, 어떻게든 실리를 추구해 살아남으려는 사업가 기질이 발휘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지금까지도 월세에 살며 본인의 자산 전부를 펀드에 투자하고 있다.

그의 지인은 "강 CIO는 대학교 시절부터 세상 모든 분야에 호기심이 많았다"며 "매니저를 안했으면 벤처기업을 만들었을 것 같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세상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경PSG자산운용은 2017년 이후 대체투자본부를 출범하며 사업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그 또한 비상장투자, 파생상품 등 주식 외의 자산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 '무조건 싼 종목'만 추구하던 고집도 꺾었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에는 정통적인 가치주 스타일로 펀드를 운용해왔는데, 시장 환경이 변하자 기존 방식이 먹히지 않고 있다"며 "패시브 중심의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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