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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력자→소송 당사자', 금호·라임 '씁쓸한' 인연 인수금융 지원·펀드 가입 '윈윈', 재투자 나선 에어부산 171억 묶여

정유현 기자공개 2020-04-06 08:00:2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1: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이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에 따른 소송 대열에 합류하며 라임운용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의 각별한 인연이 4년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라임자산운용은 2016년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 재건의 백기사로 등장하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을 되찾았고 라임자산운용은 금호고속 인수금융 성공 사례를 발판삼아 빠른 속도로 외형을 키웠다.

암묵적으로 윈윈하는 협력관계는 계열사들의 라임 펀드 투자로 이어졌다. 그룹 전체가 자금난에 시달리던 시기에 총 700억원 가량의 투자가 집행됐다. 공교롭게도 라임운용의 인수금융 펀드 청산시기와 맞물리며 금호고속이 보은성으로 라임펀드에 가입한 것이라는 해석이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라임운용의 사후적인 '펀드 꺾기'로도 볼 수 있다.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수익을 보고 환매에 나서며 지난해 투자 관계를 정리했지만 에어부산은 재투자를 하면서 발목이 잡힌 상태다. 결국 4년여간의 인연의 끝은 소송으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에어부산은 불완전판매 정황이 드러난 만큼 판매사와의 소송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금호고속 인수 조력자 라임…계열사들, 펀드 가입 '꺾기 or 보답?'

금호그룹과 라임자산운용의 인연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금호고속 지분 인수 딜에 라임자산운용이 참여하면서다. 정통 기업 M&A에 당당히 참여하며 라임자산운용은 헤지펀드 업계에 새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금호터미널이 금호고속을 인수하기 위해 필요한 신규자금은 1500억원이었다. 이중 740억원은 라임자산운용이 신규로 설정한 펀드와 운용 중인 펀드를 통해 조달했다.나머지 800억원은 무한책임투자회사인(GP) IBK투자증권을 포함, 몇몇 금융회사들이 담당했다.

라임자산운용은 자금 조달을 위해 2016년 8월 200억원 규모, 만기 2년짜리 '라임 플루토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설정했다. 이 펀드는 금호터미널에 토털리턴스왑(TRS) 형태로 자금을 빌려주고 7~8% 수익을 얻는 구조를 취했다. 아울러 금호터미널이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을 담보로 잡았다. 나머지 자금은 10여개가 넘는 펀드에 설정액 비율에 따라 안분배분했다.

이 펀드는 2018년 8월 11.9%의 수익률로 청산을 하며 주목을 받았다. 라임자산운용은 2017년 5월 SEBT Investment CO,.LTD가 대우건설 지분 2400만주(5.7%)를 블록딜로 매각하면서 일부 수익을 확정지었다. SEBT Investment가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이 금호고속 인수금융 담보로 잡혔고, 펀드가 대우건설 주가에 따라 추가 수익을 얻는 구조를 취하고 있어 수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라임 펀드에 본격적으로 가입한 시기가 플루토 펀드 청산 시기와 맞물리며 시장에서는 단순하게 수익을 내기 위한 투자가 아닐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라임자산운용이 금호그룹에 투자한 금액과 계열사의 펀드 투자 규모도 비슷하다. 인수금융 펀드 청산 등을 통해 자금이 빠진 시기에 그 규모 만큼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펀드에 자금을 집행했다고 볼 수도 있다.

금액이 빠진 만큼 투자를 집행하며 라임운용의 운용자산(AUM)을 유지시켜주는 일종의 보은 성격을 띄는 투자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시각을 달리 말하면 은행들이 대출해줄 때 일정 금액을 강제로 예금하도록 하는 일명 꺾기와 비슷한 행태로 투자가 진행됐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통해 수익을 거둔 만큼 큰 문제는 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들도 감사보고서나 사업보고서를 통해 라임 펀드 투자 내역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 사태로 사기 혐의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하며 자금을 뺐던 계열사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수익을 내기 위해 재투자를 진행한 에어부산만 발목이 잡히며 결국 소송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에어부산 손실 171억 예상…신금투 소송 통해 손실 최소화 '주력'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에어부산이 라임자산운용 펀드에 투자한 것은 2018년이다. 앞서 2017년에는 라임자산운용 사태에서 함께 언급되고 있는 JS자산운용(현 스탠다드자산운용)의 '제이에스 전문투자형 투자신탁 제1호'에 51억6626만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듬해 JS자산운용 펀드는 정리하고 '라임 새턴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제3호'에 각각 99억3322만원, 99억3582만원을 투자했다.


라임 새턴 시리즈는 코스닥 기업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채권을 편입한 모펀드인 테티스2호의 자펀드다. 라임 새턴 펀드는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언제든 환매에 대응할 수 있는 개방형 구조로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 펀드는 메자닌을 60% 비중으로 편입하고 30% 안팎의 자산을 주식에 투자했다.

에어부산 뿐 아니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아시아나에어포트, 아시아나개발, 금호속리산고속 등도 라임 새턴 1호와 4호에 투자를 진행했다. 금호그룹 계열사가 라임 펀드에 투자한 금액은 700억원 대 가량이다. 에어부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지난해 상반기 수익을 내고 환매를 한 상태다. 금호그룹 관계자는 "타 계열사들은 수익을 내고 환매한게 맞다"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6월 경 펀드에 재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지난해 10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 환매 중단을 선언하면서 자금이 묶였다.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지만 에어부산은 지난해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평가손실'로 171억1404만원을 인식했다. 23억6171만원의 금융자산처분이익이 발생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 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의 총 손실액은 -146억9246만원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사기 혐의 등 불법 행위에 따른 피해이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판매사인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소송에 나설 방침이다. 이를 위해 법무법인 선임도 마친 상태로 전해진다. 라임운용을 대상으로 소송하는 것보다 펀드 투자금의 예상 손실 규모 등이 구체화 됐기 때문에 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불완전 판매 소송이 더 실익이 있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부산이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소송에서 승소하기 위해서 일반투자자와 마찬 가지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법무법인 한누리 송성현 변호사는 "라임 펀드에 재투자 할 당시 판매사가 펀드 설명에 대한 의무를 다 했는지, 재투자 당시 전과 다른 부분에 대한 고지를 받았는지 여부가 중요할 것 같다"며 "과거 투자 경험에 따라 간혹 배상 비율이 달라질 수 있지만 불완전판매가 진행된 상황이라면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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