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민연금공단의 사모대체 위탁운용사 선정이 마무리됐다. 자본시장 '큰손' 국민연금의 출자금을 누가 가져갈지는 매해 PEF업계의 관심거리다. 올해 국민연금 출자사업에서 주목을 받은 곳은 단연 글랜우드PE였다.글랜우드PE는 2018년 7월 하우스 첫 블라인드펀드를 만든지 2년 만에 2호 결성에 나섰다. 운용 기간이 짧은 탓에 1호 펀드의 엑시트 성과는 아직 없다. 이런 가운데 1호의 앵커 출자자로 나섰던 국민연금은 2호 펀드에도 또다시 출자를 결정했다.
1호는 올해 3월까지 70%이상 소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속도도 놀랍지만 펀드 투자 전략으로 제시한 '카브아웃'(기업의 사업부나 계열사 인수) 딜만 투자했단 점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1호를 통해 투자한 해양에너지와 서라벌도시가스, 한국유리공업, PI첨단소재 모두 카브아웃 딜이다.
통상적으로 대기업은 기존 사업부나 계열사를 매각할 때 가격만 잣대로 삼지 않는다. 고용보장 여부, 장기적으로 이끌어나갈 역량 등 비가격 요소도 꼼꼼하게 검토한다. 글랜우드PE는 프로젝트펀드 투자때부터 100% 고용 승계, 협력업체 유지라는 투자 원칙을 내세워왔다.
이런 부분을 내세워 협상에 임해왔고 딜 소싱에 성공했다. 실제로 그간 프로젝트펀드와 1호를 통해 투자한 기업들의 PMI 전략의 방점은 고용 창출, 신사업 진출 등에 찍혔다. 이런 원칙을 모든 트랙레코드에서 일관되게 지켜오면서 카브아웃 딜 전문 운용사,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는 PMI 전략 구사 등 글랜우드만의 수식어를 만들었다.
국민연금의 경우 공적연금의 의미를 생각할 때 PEF 운용사의 여러 자질 등을 특히 까다롭게 고민할 수밖에 없다. 공공성에 대해 생각하면서 수익성 제고라는 목표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운용사를 찾아야 한다. 글랜우드PE가 1호에 이어 2호 역시 위탁운용사로 연이어 선정된 것도 이런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물론 PEF 운용사의 본질은 수익 추구다. 아무리 기업의 질적 가치 제고에 유능한 실력을 보이더라도 수익성 면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못하면 출자자들로부터 외면받는다. 다만 글랜우드PE의 경우 아직까지 블라인드펀드 성과가 없어 수익성에선 어떤 평가를 내리기 어렵다.
토종 PEF운용사의 역할론은 분명히 있다. 자본시장 선순환에 대해 고민하고 기업 내 비핵심사업부를 인수해 고용과 투자를 늘려 기업 가치를 키우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다. 질적·양적 성장의 과실은 곧 국민연금 등 출자자들의 수익으로 돌아간다.
기업 사냥꾼, '먹튀'로 남지 않으려면 엑시트 이후에도 장기간 성장할 수 있도록 인수 기간 적극적인 투자와 건강한 노사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 역시 중요하다. 두 번째 블라인드펀드 출범을 앞둔 글랜우드PE가 앞으로 좋은 PEF 운용사의 표준 모델을 보여줄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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