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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금법 개정안 명암]'무한경쟁' 마이데이터 시대, 불투명한 카드사 미래⑤'편의성·혜택→플랫폼' 고객 무게추 이동…빅테크 독식 우려

이장준 기자공개 2020-08-10 08:25:15

[편집자주]

금융당국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핀테크를 중심으로 금융 환경이 급변해왔고 이들의 규제를 더 완화해줄 개정안이다. 전통 금융사들은 논의에서 배제돼 있어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지적도 있다. 전금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을 토대로 금융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또 남겨진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7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윤곽이 드러나면서 카드업계에선 다가오는 마이데이터(My Data) 시대를 준비하고 있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데이터 분석 능력이 뛰어난 빅테크와 경쟁에서 카드사들의 승산이 적다는 이유다.

카드사들은 그간 결제 수단의 편의성과 혜택을 통해 고객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앞으로 개개인에게 딱 맞는 추천 알고리즘을 정교하게 구축한 플랫폼으로 고객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특정 플랫폼이 '승자 독식'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카드사는 마이데이터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방대한 고객 데이터, 분석 능력 갖춘 빅테크 '우위'

금융규제 샌드박스 도입, 데이터3법 개정에 이어 전금법까지 개정되면 디지털금융 관련 법·제도 정비가 일단락된다. 종합지급결제업, 소액 후불결제 기능이 도입될 경우 기존 금융권과 핀테크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빅 블러(big blur)' 현상이 나타날 전망이다.

이는 곧 본인신용정보관리업, 이른바 '마이데이터' 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마이데이터는 각종 기업과 기관에 흩어진 신용정보 등 개인정보를 확인, 직접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금융거래 정보를 한 곳에 모아 개개인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개념이다. 마이데이터사업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투자자문과 일임, 금융상품자문업을 비롯해 대출의 중개·주선, 전자금융업, 신용정보업도 겸할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4일까지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에 도전하려는 업체들의 예비허가 사전신청서를 받고 사전 검토를 진행했다. 이달 중 허가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1차 허가심사는 최소 3개월 가량 소요되며 완료된 이후 2차 허가를 내줄 방침이다.


마이데이터 사업 개방을 앞두고 카드사들은 긴장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고객들이 카드사 플랫폼을 이용한 건 카드가 결제 수단으로 편리하고 혜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이데이터가 개방되면 카드사는 고객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같은 플랫폼 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록인(Lock-in)' 효과가 떨어진다. 고객 이탈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마이데이터의 관건은 플랫폼 안에 고객을 잘 붙들어 두는 데 있다. 고객의 소비성향 등을 분석해 맞춤형 금융상품을 권하는 초개인화 마케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고객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게 무엇인지 파악하고, 상품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얼마나 정밀하게 구축하는지가 경쟁력을 가른다.

당장은 네이버나 카카오 등 '빅테크'가 우위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SNS 검색이나 쇼핑 정보를 통해 확보한 고객 데이터가 방대하고 이를 분석하는 능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네이버에서 일 기준 4000명이 넘는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한다"며 "이를 토대로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기존 금융사보다 강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카드사도 마냥 밀리지만은 않는다. 가맹점 매출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대출상품과 연계하거나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개인사업자 CB 사업에 진출하면서 확보하는 데이터도 큰 자산이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카드상품에 국한하지 않고 다른 금융자산도 잘 연결해줄 수 있어야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일종의 컨설팅이나 PB 역할까지 할 수 있어야 핀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투톱' 신한·KB카드, 마이데이터사업 준비 '분주'

카드업계에서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마이데이터 사업을 선제적으로 준비해왔다. 금융위가 진행하는 마이데이터사업 예비허가도 지난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는 2014년부터 데이터사업에 진출해 공공기관과 기업을 대상으로 260여건의 빅데이터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다양한 데이터 상품을 개발해 등록했다.

카드사 최초로 선보인 소비 기반 종합자산 관리서비스 '신한 마이리포트'의 이용 고객이 최근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고객이 가입한 모든 카드사의 이용 내역뿐 아니라 은행과 저축은행 계좌의 입출금 내역, 증권사 CMA통장 거래 내역까지 하나의 플랫폼에 모았다. 자동화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의 통합 금융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시각화한 소비 리포트를 제공한다.

신한카드는 올 3월 마이데이터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렸고 현재는 조직편제 개편을 통해 마이데이터 사업추진단으로 명칭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단순히 카드업에 머무르지 않고 마이데이터사업자로 거듭나기 위해 업계에서 가장 먼저 준비를 시작했다"며 "빅데이터 전담 부서도 제일 먼저 꾸리는 등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당국에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역시 지난해 마이데이터사업부를 만들고 관련 사업을 준비해왔다. 4일 '리브 메이트 3.0'을 선보이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통합 멤버십 플랫폼 '리브 메이트(Liiv Mate)'를 자산 관리, 소비 분석, 고객별 맞춤형 혜택 등 마이데이터 관련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면 개편했다.

*사진=KB국민카드가 마이데이터(My Data) 관련 서비스 중심으로 개편한 리브 메이트 3.0

고객 소비 패턴에 맞는 혜택을 알려주고 금융자산 현황과 소비 데이터 분석을 통해 최적의 맞춤형 금융 상품을 추천·조언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아울러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130여개 금융사의 금융자산 정보와 연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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