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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뒤집힌 판례…분쟁 속 증자 놓고 혼란 야기 '우려'경영상 목적-경영권 방어 판단 경계 모호 지적도

노아름 기자공개 2020-12-01 16:45:30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6: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당사자인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에 대한 기각 결정을 놓고 법조계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 대주주의 방어 목적 3자배정 증자를 불허해 온 기존 판례가 뒤집혔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혼란이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재판장 이승련)는 특수목적회사(SPC)인 그레이스홀딩스 등 8곳이 한진칼을 상대로 낸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신주발행은 상법 및 한진칼 정관에 따라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및 통합 항공사라는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범위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재판부가 한진칼 현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 방어라는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셈이다. 우선 업계에서는 법원이 항공업 재편이라는 대의명분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뿐만 아니라 차후 진행될 다양한 경영권 거래에도 이번 재판부의 판단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법원은 경영권 분쟁 상황에서의 신주 발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불허 기조를 내세워왔다. 경영권을 보유한 주주나 회사가 우호세력을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할 경우, 기존 주주들의 불이익이 예상된다는 점이 인정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서도 소리바다 등 코스닥 기업 중 경영권 분쟁을 겪는 회사들의 신주발행이 법원에 의해 저지된 바 있다.

때문에 법조계는 지분율과 지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보통주(에쿼티)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이번 가처분 기각으로 허용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전환사채(CB) 혹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대상기업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있을 경우 발행이 불가능하지만 에쿼티 자산은 이와는 다르기 때문에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상황이 중요하게 고려돼왔다.

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결정이 하나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을 공통적으로 내놓는 분위기다. 향후 경영권 분쟁에 놓인 기업들이 우호세력을 대상으로 한 신주발행을 시도하며 경영상 목적 혹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일종의 명분을 전면에 내세울 여지가 생겼다는 판단에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그동안 제3자 배정은 물론 주주배정 유상증자 역시 경영권 분쟁에 영향을 줄 경우 법원이 불허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며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상급심에서도 허용되면 특히 상장사 경영권 분쟁에 대한 대응논리 자체가 바뀌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나온다. 이번 판단은 경영상의 긴급한 필요에 대한 의사결정이 앞선 사례와 달랐을 뿐 합리적인 수준에서 판결이 이뤄졌다고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상법 제418조에 의하면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기존에도 정관에 명시되어 있었을 경우 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사실상 기업 경영권을 확보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다"며 "합병을 통한 회사의 장기적 이익을 추구하겠다는 경영상 목적이 받아들여진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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