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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 IPO '선도'…자본시장 국제화 초석 다지다 [thebell interview]이행규 지평 변호사

오찬미 기자공개 2021-02-18 09:49:11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07: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외국기업의 국내 증시 입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이행규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의 활약이 있다. 지난 20년간 외국 기업의 기업공개(IPO) 초석을 다지며 해외 증시와 국내 증시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 국가간의 법률적 격차를 IPO 기업이 유연하게 넘어서기 위해 사전 법률적 검토부터 사후 기업자문까지 전문적 영역을 구축했다.

국내외 기업이 계획한 대로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법률 자문은 필수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물론 한국거래소가 지분투자를 한 라오스, 캄보디아도 IPO 과정에서 법률 자문은 필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의무가 아니다. 자본시장이 커지면서 이제서야 필요성이 대두돼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싱가포르 기업의 한국거래소 상장에 드리워진 징크스를 깨고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피비파마) IPO를 성공시켰다. '상장 법률자문 1위' 타이틀을 이미 수차례 거머쥐며 업계에서'넘사벽' 실적을 올린 이행규 지평 변호사를 더벨이 만났다.

◇한국 자본시장, 국제화의 장을 만들다

이행규 지평 변호사(사진)는 최근 2년 연속 IPO 자문 실적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자문기업은 23곳으로 공모 금액만 2조원대를 넘는다. 그가 두각을 나타내기까지는 지난 20년간 쌓아온 외국기업 상장 파트너 경험이 밑바탕이 됐다.

이 변호사가 담당한 '1호' 딜은 미국 기업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 상장이다. 이후 라오스, 베트남 기업을 한국거래소에 상장시켰다. 중간에 기업의 상장 철회 등의 사유로 딜이 좌초된 적도 있었다. 외국기업 IPO를 싹쓸이 하다시피하며 명성을 쌓은 그이지만, 초반에는 외국과 한국 제도간의 격차도 크게 다가왔다. 이제는 다년간의 자문으로 외국기업이 한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는 실효적인 방안을 강구해냈다.

국내 자본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히 유입되면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코스닥의 시가총액이 커져 외국기업의 국내 상장 '노크'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확장되자 국내 기업의 외국 자회사 역시 해외 상장을 추진했다가 국내로 발길을 돌린 사례도 생겼다.

외국기업의 한국거래소 상장에는 DR(예탁증서)와 원주로 상장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원주식은 외국에서 홍콩과 케이만제도만 유일하게 채택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기업이 국내에 상장할 때에는 실질주주제도를 포함한 한국 법률과 제도를 유연하게 수용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실제 LVMC홀딩스(구 코라오홀딩스)라는 케이만 지주회사와 미투게임즈라는 홍콩 게임회사가 국내에 상장할 때 원주로 상장했다.

하지만 홍콩이나 케이만과 달리 법제도가 유연하지 않은 그 밖의 국가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고안해내야 했다. 원주식의 소유자가 변경될 때마다 해당 국가 감독당국의 승인이 필요하거나 한국예탁결제원을 명의개서대리인으로 지정할 수 없는 국가는 원주를 상장해 직접 거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찍이 이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던 이 변호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KDR(Korea Depositary Receipt)을 적극적으로 제안했다. 외국 기업이 해외에서 주식을 발행해 그 원주를 한국예탁결제원이 지정하는 현지 보관기관에 맡기면, 한국예탁결제원이 확인을 거쳐 해외에서 발행된 주식만큼 국내에서 KDR를 다시 발행하고, 발행한 KDR을 주식처럼 상장시켜 유통하는 구조다.

최근 상장에 성공한 싱가포르 기업 피비파마도 KDR방식을 택했다. 피비파마 상장으로 국내에서 거래되는 증권은 피비파마의 싱가포르 주식과 교환할 수 있는 DR이라는 뜻이다.

원주 상장시에 우리나라에만 있는 '실질주주제도'라는 유니크한 제도를 해당 외국기업 정관에 반영하는 과정에 발생하는 법제 충돌 이슈를 KDR 방식은 해소할 수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피비파마의 KDR을 소유하게 될 경우,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의결권을 행사하고 배당도 받을 수 있다. 다만, 소액주주로서의 소수주주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한국예탁결제원에 DR을 주식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해 현지 주주명부에 주주로 등재되면 이를 행사할 수 있다. 미국기업 1호 딜인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도 원주식 상장을 택했지만, 그 이후에 입성한 미국기업들은 법제 충돌 이슈를 피하기 위해 모두 KDR 방식으로 상장했다.

이 변호사는 국가간 제도의 장벽을 허물며 국내 자본시장이 국제화의 장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피비파마 '고섬 악몽' 떨쳐냈다…'싱가포르-한국' 자본시장 교류 플랫폼 구축

최근 상장에 성공한 피비파마는 싱가포르 기업인 만큼 긴장감이 높았다. 국내 자본시장에서는'싱가포르 기업 상장'하면 떠올리는 스토리가 '중국고섬 악몽'이다. 2011년 국내 유가증권에 상장했다가 상장 2개월만에 분식회계가 드러나면서 상장폐지돼 2000억원대의 투자자 피해를 낸 사건이다.

피비파마의 성공적인 국내 증시 입성은 그동안 국내에 팽배했던 중국고섬 악몽을 떨쳐내고 싱가포르와 한국의 자본시장 교류 플랫폼을 만든 딜로 평가된다. 특히 피비파마는 싱가포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한국거래소에 1차 상장한 사례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 변호사는 "다행히 주관사와 법률자문사의 싱가포르 현지 실사는 코로나19 상황 이전 이루어졌다"며 "코로나 19 상황 이후에 이루어진 상장심사 절차에서 거래소가 현지 연구소와 설비 등을 촬영하는 비대면 방식으로 융통성 있게 실사에 접근해 무사히 심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업을 유치하려는 해외 자본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외국기업의 한국 증시 입성이 이어지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격을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피비파마가 비대면 방식의 심사에 선례를 쌓으면서 GS건설의 스페인 현지 자회사인 GS이니마(GS Inima Environment S.A)와 일진머티리얼즈의 말레이시아 자회사인 'IMM테크' 등도 상장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다만 여기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국내 상장 예정기업에 대한 법률적 검토 강화가 수반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현재 외국 기업이 국내 상장할 때에는 법률실사와 법률의견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의 경우에는 '선택'에 맡겨진다. 상장 주관사가 모두 책임지는 구조다. 회계 법인만 감사 의견을 낸다.

미국을 비롯해 라오스와 캄보디아의 경우에도 실사보고서와 함께 현지 법무법인의 법률의견이 들어가야 상장 심사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국가간 눈높이에서도 차이가 난다. 상장 예정기업에 대한 규제와 비용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국내 도입은 미뤄지고 있다.

이 변호사는 "국내 자본시장이 커지고 개인투자자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도 옥석을 가려서 증시 진입을 시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기업이 증시에 진입하는 과정에서'주관사·회계법인·법무법인'이라는 삼두마차가 게이트키퍼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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