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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개별 이사도 '이사회 소집' 가능해진다 정관 변경 통해 이사회 소집권자 확대...독립성 강화 기대

조은아 기자공개 2021-03-05 10:15:22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3일 15: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사외이사를 포함한 모든 이사에게 이사회 소집권을 부여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사실상 이사회 의장이나 대표이사가 독점했던 이사회 소집권을 모든 이사에게 동등하게 부여하면서 이사회의 독립성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소집권을 모든 이사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한다. 기존에는 ‘이사회는 이사회 의장 또는 이사회에서 달리 정한 이사가 소집한다’고 명시됐으나 이번에 ‘이사회는 각 이사가 소집한다. 그러나 이사회에서 따로 정한 이사가 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사회 소집권은 이사회 의장에게 부여된 핵심 권한이다. 다른 이사들과 가장 명확하게 차별화되는 권한이기도 하다. 보통의 경우 이사회 소집권이 부각되는 일이 드물지만 소집권자인 의장 혹은 대표이사와 다른 이사들이 이견을 빚는 사안이면 얘기는 달라진다. 소집권자가 최대한 유리하게 이사회 일정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이사들이 아무리 이사회 의결을 요구해도 소집권자가 버티면 의사결정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경영권 분쟁에서 이사회 소집 자체가 ‘무기’가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이유로 상법 제390조 2항은 ‘소집권자(대표이사)인 이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사회 소집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다른 이사가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다’고 명시했지만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

이사회 소집권을 확대하면 그만큼 유연한 이사회 운영이 가능해지고 각 이사의 권한 역시 평등해져 이사회의 독립성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받는다. 기존 경영진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이사회의 제역할에도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이밖에 이사회를 소집할 때 7일 전까지 소집을 서면이나 전자문서 또는 구두 등으로 통지하도록 하는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기존에는 회의일 바로 전날까지 소집이 가능했고 통지방법에 전자문서는 없었다. 통지방법을 추가해 전반적으로 이사회의 경직성은 완화하면서도 해당 사안에 대해 더욱 면밀하게 검토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부여한 셈이다.

현대제철의 이사회 소집권 확대는 현대차그룹에서는 2019년 현대글로비스에 이어 두 번째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주주친화정책에서 일종의 시험대 역할을 해왔다. 2018년 현대차그룹에서 가장 먼저 ‘주주추천 사외이사제’를 도입한 일이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비스에 이어 현대제철도 이사회 소집권을 확대하면서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사들이 순차적으로 도입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내 상장사를 통틀어서도 현대제철의 이번 시도는 이례적이다. 현대차그룹을 제외하면 국내 주요기업 가운데서는 한진그룹의 한진칼, ㈜한진 등이 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주총에서 모든 이사에게 소집권을 부여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로부터 경영권을 지키는 과정에서 이사회 전반을 가다듬은 결과다.

현대제철의 이번 정관 변경은 상법에 맞춰 이사회 운영을 정상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상법 제390조 1항에는 ‘이사회는 각 이사가 소집한다. 그러나 이사회의 결의로 소집할 이사를 정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그동안 기업들은 법 조항을 보수적으로 해석해 대표이사나 의장 등에게만 소집권을 부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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