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개편안 긴급점검]사모펀드-P2P 연계투자 가로막혔다개인대출 목적 온투업자 연계거래 금지 법제화…중장기적 협력 불씨는 여전
이민호 기자공개 2021-12-07 13:44:26
[편집자주]
10월 21일, 각종 사건사고로 성장통을 겪고 있던 사모펀드 시장에 새로운 룰(rule)이 생겼다. 정부가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장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진입장벽을 낮춘 후 400조원대로 급팽창한 사모펀드 시장의 투자자 보호와 규제 일원화란 큰 그림속에서 나온 개선안이다. 중장기적으로 주요 플레이어들의 비즈니스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제도 개선의 핵심과 영향, 현장 반응을 더벨이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2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출형 사모펀드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가 협력을 확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개인대출 금지를 회피할 목적의 온투업자 연계거래가 법적으로 제한됐기 때문이다. 온투업자의 대출 대상이 기업보다는 크레딧이 낮고 단기성 투자인 개인에 여전히 머물고 있어 단기적으로 온라인 플랫폼 파워를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금전대여 업무 가이드라인 '법제화'…개인대출 금지 지속
사모펀드 제도개편으로 일반과 기관전용 사모펀드 모두에서 대출 방식의 자산운용이 허용됐다. 기존에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만 제한적으로 허용됐던 금전대여 업무를 경영참여형 사모펀드가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대출업무에서의 변화점만 보면 큰 틀에서 기관전용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대형 GP사들에 비교적 유리해졌다는 시각이 많다. 대출형 사모펀드에 진입할 수 있는 기관투자자를 애초 다수 확보하고 있는데다 바이아웃(buy-out) 등 기업 인수합병(M&A)에서 인수금융을 포함해 투자구조 설계에서의 유연성이 크게 확대됐기 때문이다.
반면 기존에도 대출업무가 허용됐던 자산운용사들은 당장 큰 폭의 변화를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이번 사모펀드 제도개편 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던 대출 규제가 일부 항목에서는 강화되면서 실망하는 눈치다.
금융감독원은 별도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상 규제 없이 2016년 7월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의 금전대여 업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대출업무를 규율해왔다. 가이드라인은 통상적으로 1년의 유효기간이 있어 이를 지속하려면 연장이 필요하다. 이 가이드라인은 2018년 7월 개정됐다.
가이드라인의 핵심 내용은 △개인에 대한 대출 금지 △이를 회피할 목적의 연계거래 이용 금지 △기관투자자만 투자 가능 △일반투자자는 부동산·특별자산 관련 사업목적에 한해 투자 가능 등이다. 이 때문에 기관투자자를 다수 확보하고 은행·증권사 투자금융(IB) 네트워크와 연계할 수 있는 소수의 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인수금융 관련 상품에, 일반투자자에 집중하는 중소형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소액 상품에 각각 집중해왔다.
이 가이드라인은 이번 사모펀드 제도개편에 따른 자본시장법 및 하위규정(시행령·금융투자업규정) 개정 때 그대로 반영됐다. 대출업무 규제 완화를 기대했던 운용업계의 바람과는 달리 가이드라인으로 존재하던 내용이 오히려 법적인 구속력을 갖게 된 셈이다.
◇사모펀드-온투업자 개인대출 연계거래 금지 규정 '신설'…협업 가능성 위축
특히 주목할 점은 개인대출 목적의 연계거래 금지 대상에 기존 대부업자 외에 온투업자가 새로 명시된 부분이다. 기존에 가이드라인을 통해 규율하던 P2P금융산업의 법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올해 5월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법)이 시행됐다. 온투업자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대부업법)의 적용을 받는 대부업자와 구분된다.
이 법이 제정되면서 운용업계 일각에서는 온투업자와의 연계를 통한 개인대출 가능성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다. 비록 가이드라인에서 금지하지만 온투업법에서는 금융기관의 연계투자를 특례로 인정하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해석이 필요하다는 시각이었다. 금융기관에 포함되는 전문투자자 범위에는 금융투자업자도 속한다. 온투업계에서도 사모펀드의 진입은 대주단 저변 확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개인대출 목적의 온투업자 연계거래가 지난 10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상으로 금지되면서 운용업계의 기대감도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다만 온투업자의 기업대출이 확대될 경우 사모펀드와의 연계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운용업계에서는 온투업이 법적 테두리에 들어온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이들의 온라인 플랫폼 파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출형 사모펀드 매니저는 "온투업자의 대출 대상이 여전히 개인에 머물러 있어 당장 긴밀한 협력은 어려울 것"이라며 "대출형 사모펀드로서는 법상 제한을 차치하더라도 개인대출의 크레딧이 크게 낮고 단기성 투자에 국한돼있어 기존 사업영역과는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베스트
-
- 캡티브 잡자…퇴직연금 사업자-계열사간 인력 교류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한화운용, '이사 선임·자사주 취득' 주주제안 일부 반대
- [VC 경영분석]'펀딩부터 차곡차곡' 리인베스트, BEP 달성 '가시권'
- [thebell interview]"그레이드헬스체인, 인슈어테크 넘어 데이터 회사로"
- MYSC, 전북임팩트펀드 '머쉬앤'에 마수걸이 투자
- [VC 팔로우온 투자파일]'파우치 필름 전문' 릴엠, 시리즈A 100억 투자 유치
- '친환경 축산업' 센티넬이노베이션, 30억 펀딩 돌입
- [VC 펀드분석], K-콘텐츠 스케일업 펀드 투자 '순항'
- [VC 경영분석]한투파 턴어라운드, 몰로코 성과보수 255억 잭팟 '덕'
- [LP Radar]혁신성장펀드, VC 참여 저조할 듯…PE 위주 전망
이민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조달전략 분석]그룹 자금 빨아들인 홍정혁 사장의 청사진
- [조달전략 분석]홍정국號 BGF리테일, 그룹 지탱하는 현금창출력
- [조달전략 분석]BGF 먹여살리는 캐시카우 'BGF리테일'
- [Board Index/두산그룹]이사회 개최빈도 결정한 그룹 구조조정
- [Board Index/두산그룹]탄탄한 지원 조직, 아쉬운 교육 시스템
- [Board Index/두산그룹]사외이사 겸직 비율 40% 선…타사보다 높은 편
- [Board Index/두산그룹]규제 전문가 다수 포진한 사외이사진
- 사외이사는 누가 뽑아야 할까
- [Board Index/두산그룹]내부절차뿐인 CEO 승계정책…위원회 설치 의지는 밝혀
- [Board Index/두산그룹]'보상위원회 미설치' 사내이사 보수는 내규 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