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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지배구조 개편]금융사업 분할, 부업 넘어 또 다른 성장축 등극①2011년 지주사 전환과 함께 VC 우회소유, 20주년 맞아 별도 소그룹 추진

황원지 기자/ 원충희 기자공개 2022-04-21 13:29:09

[편집자주]

스마일게이트그룹이 창립 20주년을 계기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주력 사업인 게임 및 엔터테인트먼트 부문과 별개로 벤처캐피탈과 자산운용사를 떼어내 금융전문그룹을 만들 예정이다. 지배구조 개편이 어떻게 이뤄질지, 개편에 따른 계열사 정리 시나리오를 살펴보고 이후 스마일게이트그룹의 향방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4월 19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일게이트는 게임업계에서 베일에 둘러싸인 신비의 그룹으로 유명하다. 국내 게임사로는 다섯 번째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음에도 비상장을 고수해 내부현황을 외부에서 알기 어렵다. 이 회사의 창업자인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고 있다.

그런 스마일게이트그룹이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다. 금융부문을 떼어내 별도의 소그룹을 만들기로 했다. 핵심은 벤처캐피탈(VC)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권 CVO의 개인회사인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의 계열사 배치다.

특이한 것은 최상위 지배회사인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2011년부터 공정거래위원회에 일반지주회사로 지정 받았다는 점이다. 일반지주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하지 못한다. 스마일게이트는 어떻게 금산분리 규제를 피해왔고 왜 지금 와서 금융부문 독립을 추진하는 것일까.

◇자산운용·VC·AC 한데 묶어 독립적인 소그룹 추진

스마일게이트는 게임그룹이면서도 금융에 발을 걸쳐 왔다. 본업인 게임에서 확보한 현금을 투자할 곳에 관심이 많았다. 2011년부터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를 직접 운영해온 데 이어 2017년에는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설립했다. 현재 인베스트먼트는 운용규모(AUM) 1조원, 운용펀드만 약 30여개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제는 금융업을 부업이 아닌 또 다른 성장축으로 삼으려고 한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와 권 CVO 개인회사인 스마일게이트자산운용을 한데 묶어 소그룹으로 만들기로 했다. 연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에서 엑셀러레이터(AC) 사업을 분리해 별도법인으로 세울 예정이다.

목표는 독립적인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성장이다. 스타트업 투자와 대체투자, 초기기업 육성 등을 통해 국내 게임 및 IT 생태계를 키우고 나아가서 미국, 중국, 인도 및 아시아 금융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게임사가 금융에 발을 걸치는 게 특이한 일은 아니다.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가 디셈버컴퍼니자산운용을 설립했고 펄어비스는 VC인 펄어비스캐피탈을 운영 중이다. 네오위즈 역시 지온인베스트먼트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다만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금융부문 독립 필요성이 컸다. 펄어비스와 엔씨소프트는 지주사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계열사 소유제한 문제가 없다. 스마일게이트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는 네오위즈와도 사정이 다르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의 지난해 매출은 200억원이 넘는 데 비해 지온인베스트먼트는 약 6억원 수준이다.

◇해외계열사 통한 우회소유로 공정위 규제 회피

금산분리 규제로 인해 금융사업 운신 폭이 좁았다는 점이 지배구조 개편 불을 당긴 요인이 됐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옛 MVP창업투자를 인수해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 탈바꿈할 때가 2011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된 시점과 맞물린다. 권 CVO가 지분 100%를 소유한 홀딩스 아래에 스마일게이트엔터테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알피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 8개 종속회사를 뒀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지주사는 금융회사를 소유할 수 없다. 산업자본이 금융자본을 전유하는 것을 막기 위한 금산분리 원칙에 따른 것이다. 지주사가 증권사 등 금융사에 투자할 경우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가한다.


스마일게이트는 해외 자회사를 통해 우회 소유하는 방법을 택했다. 싱가포르에 설립한 홀딩스의 100% 자회사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그룹(Smilegate Investment Group Pte. Ltd.)'을 통해서다. 싱가포르 자회사가 국내법인인 인베스트먼트 지분을 91.59% 소유해 종속회사로 편입시켰다.

해외 자회사를 통해 우회 소유할 경우 공정위 제재를 피해갈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은 국내 법인만을 규제할 수 있다"며 "해외 자회사를 통해 국내 법인을 사들일 경우는 국내법에 저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네오위즈도 같은 방식으로 규제를 피했다. 네오위즈는 일본에 100% 자회사 게임온(GameOn)을 설립, 산하에 투자사인 지온인베스트먼트를 소유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는 금융사업을 키우는데 한계가 있었다. 사업이 분화되고 전문성이 높아질수록 이들을 한곳으로 묶어 통솔할 필요성이 커졌다. 스마일게이트는 과거 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벤처투자와 대체투자를 병행하다가 대체투자 전문성을 확보,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VC 고유목적에 위배되지 않도록 자산운용사를 별도로 설립했다.

향후 사업 전개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금융 부문이 스마일게이트홀딩스와 완전히 분리되면서 금산분리에서도 자유로워진다. 스마일게이트는 금융부문에서도 특히 창업재단 오렌지플래닛에 힘을 실을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벤처캐피탈이나 엑셀러레이터와 같은 금융 부문에 힘을 쏟을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게임과 금융 부문을 완전히 분리시키는 지배구조 개편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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