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감수' 와이더플래닛, 유통 사업 조기 정리 아이비엘 지분투자 100억대 마이너스, 운용사도 자금회수 러시
김소라 기자공개 2023-03-14 08:32:53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0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온라인 마케팅 기업 '와이더플래닛'이 광고 솔루션 업무를 중심으로 사업 범위를 축소했다. 2021년 코스닥 상장 후 유통 사업으로 보폭을 넓혔으나 1년여만에 전략 재수정에 나섰다. 이를 위해 유통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를 처분했는데 이 과정에서 1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했다. 과거 인수 당시 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되며 '제값'을 받지 못한 탓이다.와이더플래닛은 영위하고 있던 전자상거래 사업에서 손을 뗐다. 지난달 온라인 쇼핑몰 운영 자회사 '아이비엘' 주식 전량을 처분하며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모바일 광고 솔루션 기업 '지니웍스'를 대상으로 총 1만1566주(74.54%)를 장부가액 기준 72억7000만원에 넘겼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28.39% 규모다.
와이더플래닛은 이번 거래에서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지난 2021년 9월 인수 당시와 비교해 올해 아이비엘의 기업가치가 수직 낙하했기 때문이다. 회계법인에서 작성한 평가의견서에 따르면 이 기간 아이비엘의 기업가치는 128억원에서 40억원으로 3분의 1 토막 났다. 와이더플래닛은 과거 아이비엘 지분 68.5%를 85억원에 사들이며 지배력을 확보했다.
실제 와이더플래닛은 아이비엘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100억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회계상 아이비엘 양도 금액은 2021년 말 장부가액인 72억원으로 명시됐지만 실제로 지분을 넘기고 받은 금액은 30억원에 채 못미쳤기 때문이다. 즉, 아이비엘에 대한 양수도거래만 놓고 보면 55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여기에 지난해 아이비엘에 40억원을 추가 투자한 것을 고려하면 지분 투자와 관련 95억원 가량이 마이너스(-) 된 형국이다.
여기엔 아이비엘의 부진한 영업 성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이비엘은 지난해 4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매출액 역시 2020년 248억원, 2021년 145억원, 2022년 56억원으로 지속 감소세다. 이번 양도 거래에서 회계법인이 현금흐름할인법(DCF)을 적용해 추산한 아이비엘 기업가치는 36억~44억원으로 측정됐다. 이는 기업의 미래 현금유입액을 측정해 현재가치로 할인, 수익가치를 산정하는 방법이다.
와이더플래닛이 불리한 조건을 감내하고 선제적으로 지분 관계 정리에 나선 것은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종속기업에 대한 주식 손상차손이 계속해서 손익계산서에 반영돼 순이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난해 아이비엘 영업권 손상 등이 반영된 최종 당기순손실은 연결 기준 190억원을 기록했다. 직전년도 순손실(80억원)과 비교하면 손실폭이 110억원 가량 더 확대됐다.
와이더플래닛 관계자는 "아이비엘 매입 당시 목표 매출액이 있었는데 실제 성과가 이에 많이 못 미치다 보니 매각을 결정했다"며 "대신 올해는 기존에 영위하던 데이터 분석 및 광고 추천 비즈니스에 보다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와이더플래닛은 모바일 광고부문도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지니웍스 유상증자에 참여, 약 30억원을 투입해 2만2327주(3.55%)를 신규 확보했다. 현재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광고,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만큼 다각도에서 협업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판단했다. 아이비엘 지분을 매각해 수혈한 자금을 해당 기업에 재투자한 셈이다.
다만 현재 비즈니스 성장성은 더딘 상황이다. 와이더플래닛 매출액은 연결 기준 290억원을 기록한 2020년을 제외하고 4년째 350억원 선에 머물러있다. 사실상 성장 답보의 상태다.
이 가운데 주요주주였던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최근 발을 빼는 모양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올초 79만8920주(11.56%)를 들고 있었으나 지난달 총 58만5236주를 처분, 보유 지분을 3.09%까지 줄였다. 지난해 말부터 올 1월까지 주당 5000원대에 수차례에 걸쳐 주식을 매입했고 지난달 7000원~9000원대에 대거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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