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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엔터, SM 인수전 출혈 컸어도 재무건전성 '방어' "카카오 등판, '조 단위' 투자 효과 컸다", 적자·투자 확대 부담 완화

이지혜 기자공개 2023-03-31 09:55:11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4: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인수하는 데 예상보다 많은 자금을 투입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카카오가 공동으로 참여하며 투자부담을 덜어낸 점은 긍정적이지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에도 순손실을 낸 점을 고려하면 만만찮은 도전이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하반기만큼 재무건전성을 방어하는 데 고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올 1월 해외 국부펀드에서 '조 단위' 투자를 유치한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월 말 투자받기로 한 금액의 80%를 확보하면서 유동성에 다소 여유가 생긴 것으로 추산된다.

◇예상보다 자금 소요 확대…2200억→1조4000억

30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인수하는 데 예상했던 것보다 자금 유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신용평가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놓고 경쟁하는 과정에서 지분 취득가액이 상승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자금 유출 규모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노린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오래 전부터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의 보유지분 등을 인수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뜻대로 성사되지 않았다.

이에 카카오는 2월 초 사업협력을 표방하며 유상증자 신주와 전환사채(CB)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을 9% 확보하려 했다. 당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을 9만원대 초반에서 매입할 예정으로 총 2200억여원을 소요할 계획이었다. 더욱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아닌 카카오가 인수주체로 나섰다는 점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직접적 투자부담은 없었다.

그러나 이 전 총괄이 하이브에게 보유지분 18.45% 가운데 14.8%를 넘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전 총괄 측은 카카오의 지분 인수를 저지하기 위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고, 하이브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얻기 위해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단행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 등판한 배경이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하이브와 경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하며 맞불을 놨다. 인수 지분도 대폭 확대했다. 카카오그룹이 장내매입과 공개매수로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 지분은 모두 40%에 가깝다.

카카오그룹이 결국 승기를 잡았지만 적잖은 추가 비용을 들여야 했다.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지분 35%를 공개매수로 매입하는 데에만 각각 6250억원씩 총 1조2500억원을 썼다.

앞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장내매수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5%를 인수한 것까지 포함하면 카카오그룹이 이번 인수전에 들인 돈은 1조4000억여원으로 불어난다. 이 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쓴 돈은 약 7000억원 정도다.

당초 계획과 달리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인수전의 전면에 등장해 대규모 자금을 쓴 셈이다. 이는 해외 국부펀드에서 유치한 투자재원의 절반이 넘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 1월 PWARP INVESTMENT PTE. LTD와 THE PUBLIC INVESTMENT FUND에서 약 1조150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계약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에 투자받은 자금 중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5770억원을 쓸 계획이었는데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인수에는 그보다 많은 돈을 들였다.


◇2년 연속 순손실에도 투자 유치 자금 '남았다'…재무건전성 방어 '힘'

다만 이번 인수전의 여파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재무건전성에 당장 금이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비록 계획보다 많은 자금을 쓴 데다 지난해 적자를 냈지만 해외 국부펀드에서 확보한 자금이 남은 덕분이다.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 나선 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투자부담 완화에 보탬이 됐다.

한국신용평가는 “하이브와 경영권 경쟁으로 인수자금 유출규모가 확대됐다”면서도 “다만 최근 유상증자를 통해 투자재원을 마련한 상황인 데다 모회사인 카카오의 동반참여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직접 투자부담이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자체적 재무지표만 살펴본다면 상황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여력이 크지 않다. 카카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터테인먼트는 지난해 당기순손실 4381억원을 냈다. 2021년보다 손실폭이 확대됐다. 자본은 1조8000억원에서 1조3700억원 수준으로 줄었고 부채는 1조3000억원에서 1조5500억원으로 늘었다.

이런 가운데 해외 국부펀드가 올 2월 9000억원을 납입하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숨통이 트였다. 산술적으로만 놓고 본다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전에 7000억원을 썼지만 2000억원이 남은 셈이다.

그러나 낙관하기만은 어렵다는 시선이 나온다. 투자가 확대되는 국면인 데다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무형자산 손상이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사업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재무건전성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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