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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바꾼 씨젠 미국법인, 3년만에 적자 배경은 전년대비 1분기 매출 반토막, 실적 두배 확대…판매 뿐 아니라 생산·연구 등 사업 확대

최은진 기자공개 2023-06-01 10:06:4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30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씨젠이 코로나 엔데믹 전략으로 '미국사업'을 꺼내들며 전략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지법인은 갑작스레 적자 실적으로 돌아섰다. 미국은 진단 최대 수요처인 만큼 생존을 위해선 반드시 뚫어야 할 시장이다.

경쟁사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현지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시장 침투 전략을 내세운 반면 씨젠은 자체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확대되면서 일부 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 2020년부터 작년까지 흑자, 올초 151억 추가 출자

씨젠이 공시한 2023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Seegene USA(이하 미국법인)는 매출 42억원을 벌어 2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같은기간 매출 67억원, 당기순손실 12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역성장이다. 매출은 반토막이 나고 순손실은 두배 늘었다.

이 때문에 자본잠식에 처할 위기에 놓이게 되자 씨젠은 올 초 151억원의 추가 출자를 단행했다. 1분기 말 기준 미국법인은 자산은 331억4000만원, 부채는 121억5000만원이다.


씨젠이 미국법인을 설립한 건 2015년이다. 당초 사명은 Seegene Technologies로, 헤르페스 등 씨젠이 생산하는 바이러스 검사 제품 판매가 주목적이었다.

설립 이후 줄곧 적자를 기록하다 2020년 흑자 전환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미국법인의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20억원 수준이던 연매출이 347억원으로 늘고 순이익은 6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작년까지 미국법인은 200억원대 매출로 10억원 안팎의 순이익을 거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흑자전환 된 씨젠의 미국법인이 갑작스레 다시 실적이 악화한 건 코로나 엔데믹과 맞닿아 있다. 진단검사기기 판매가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실적이 쪼그라든 것으로 보인다.

◇생산·R&D 등 역할 확대, 현지 첫 생산 시작

씨젠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엔데믹 전략으로 미국시장 진출을 더욱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작년 3월 분자진단 전문가인 리처드 크리거(Richard S. Creager)를 법인장으로 영입하면서 미국전략을 대폭 바꿨다. 사명을 현재의 Seegene USA로 바꾼 것도 전략변경의 연장선으로 올 초 이뤄졌다.

미국법인을 단순 판매창구가 아닌 생산부터 현지 연구개발(R&D), 품질, 임상시험, 인허가 등 전단계를 아우르는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는 목표였다. 지난 1년여간의 시간동안 이 같은 작업을 수행했다. 현지인력 채용은 물론 생산기지 구축 등에 나섰다.

최근 씨젠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법인은 올해 1분기 현지 생산시설에서 연구용(RUO) 제품을 첫 생산했다. 또 연구소는 신규 제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호흡기 바이러스 4종을 동시에 검사하는 신드로믹 PCR 제품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꺾인 미국법인 실적을 전략 변경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국내 진단업체 쌍두마차격인 에스디바이오센서가 현지법인 인수를 통해 시장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반면 씨젠은 자체 역량을 구축하고 있다는 데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작년 7월 미국 체외진단 기업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를 약 2조원(15억3200만달러)에 인수했다. 올해 1분기 관련 실적은 매출 547억원, 당기순손실 208억원으로 집계됐다.

씨젠은 자체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 영업과 마케팅 조직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데믹으로 매출이 축소된 상황에서 조직 확대를 추구하면서 출혈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씨젠은 미국법인의 자체적인 역량구축을 통해 취급 품목을 늘려나가겠다는 복안이다.

올해 호흡기 제품 510k에 대한 판매 승인 신청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다수의 제품을 승인받겠다는 목표다. 중장기 목표로 보고 있는 GMP 연구소와 생산공장 통합 등을 위해 최근 부지 계약을 체결했다.

씨젠 관계자는 "엔데믹 전환으로 실적이 감소한 게 맞다"며 "작년 영입한 새로운 법인장을 중심으로 새로운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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