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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는 지금]자르고 세척하고 전자파 차단까지, 장비 라인업 보니②MSVP로 실적 든든·소모품 매출 확대, EMI 쉴드 자율주행차 등 미래잠재력 풍부

이민우 기자공개 2023-06-07 15:24:29

[편집자주]

지난해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유례없는 반도체 불황에 한미반도체도 실적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반등의 시기가 다가오고 한미반도체는 준비가 돼 있다. 고대역메모리(HBM)용 실리콘 관통전극(TSV) TC본더 장비로 '제2의 도약'을 노린다. 베트남 거점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인도 시장에 진출해 '점프업'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1980년 설립해 지난 40여년간 후공정 장비 국산화 신화를 이뤘다. 이제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한미반도체의 면면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1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반도체가 지금까지 이룬 후공정 장비 국산화 신화에는 마이크로쏘 앤 비전플레이스먼트(MSVP·micro SAW & VISION PLACEMENT)의 역할이 컸다. 내재화된 비전플레이스먼트(VP) 기술 위에 다져진 MSVP 장비 경쟁력은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자랑하며 한미반도체 실적을 뒷받침해 TC본더 등 미래 핵심 장비 개발의 산파 역할도 하고 있다.

MSVP가 한미반도체의 현재라면, 전자파차폐(EMI 쉴드) 장비는 TC 본더와 함께 미래를 책임질 분야다. 자율주행, 전기차 등장과 반도체 칩 집적도 증가로 전자부품의 전자파 간섭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해진 영향이다. 아직 전반적인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탓에 EMI 쉴드 장비 매출 비중은 낮다. 하지만 한미반도체는 6년 연속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는 등 경쟁력을 보유해 시장 본격화 후의 높은 잠재력을 기대받고 있다.

◇매출 터줏대감 MSVP, 국산화에 소모품 공급 확대까지

현재 한미반도체의 주력 장비 제품은 절단 장비인 마이크로쏘(MS)와 멀티핸들러인 VP를 결합해 놓은 MSVP다. MSVP는 반도체 패키지를 절단한 직후 멀티핸들러를 통해 △세척 △건조 △검사 △선별 △적재 등 5단계 작업을 연속으로 처리할 수 있는 종합 장비다.

한미반도체가 시장규모만 4~5조원에 육박하는 실리콘 관통전극(TSV) TC본더 장비의 매출 비중 높이기를 목표하고 있지만, MVSP의 중요도가 떨어진 것은 아니다. MVSP 시장규모는 4000~5000억원 수준이나, 한미반도체가 VP 기술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MSVP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자랑하며 높은 수주력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MSVP 제품 종류 및 작동 기능 설명, 한미반도체 IR 자료

이를 기반으로 발생하는 MSVP향 매출은 한미반도체 실적의 단단한 콘크리트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한미반도체 매출에서 MSVP의 비중은 60%에 육박한다. 해당 비중을 토대로 계산한 지난해 MSVP향 매출만 약 2000억원 규모에 가깝다. MSVP는 올해 1분기에도 여전히 44%의 매출 비중으로 한미반도체 실적의 견인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단하게 형성돼 있는 MSVP향 매출의 영향력은 단순 장비 판매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한미반도체에서 반도체 기업 등에 공급한 MSVP 장비의 댓수가 누적될수록 스페어와 킷, 툴 등 소모품 매출도 비례해 늘어나기 때문이다. 특히 MS장비의 국산화를 완료한 2021년 6월 이후 공급한 MSVP 제품은 한미반도체에서 전적으로 소모품을 공급할 수 있는 만큼, 영업이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한미반도체의 소모품 관련 매출 비중은 올해 1분기 전체의 23%를 차지했다. 2021년 11%였던 해당 항목 비중은 지난해 15.1%로 꾸준히 영향력을 늘리는 모습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장비 소모품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50%이르는데 VP 등 관련 장비를 판매하게 되면 사후관리(AS)도 해당 기업에서 도맡는 경우가 많다"며 "자체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라면 장비와 소모품 매출을 연동시킬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자기기 오작동 방지 EMI 쉴드, 매출 잠재력 무궁무진

MSVP가 한미반도체 실적의 터줏대감이라면 EMI 쉴드 장비는 풍부한 잠재력을 갖춘 유망주로 볼 수 있다. EMI 쉴드는 전자기기, 장비 내 반도체 칩 등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차단해 오작동을 미연에 방지하는 기술이다. 한미반도체는 총 6개 EMI 쉴드 장비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스퍼터 타입 EMI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등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다.

사실 아직 EMI 쉴드 장비가 한미반도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다. 지난해 기준 전체의 2.7% 정도에 불과한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매출에서도 EMI 쉴드 장비의 존재감은 희미하다. 대신 EMI 쉴드 장비 시장은 향후 도심항공교통(UAM), 6G 등 전자파 간섭에 민감한 서비스의 출시에 따라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EMI 쉴드 등 한미반도체 제품 별 매출 비중, 한미반도체 IR 자료

최근 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의 급격한 발전과 전동화에 따라 전장 비중이 급속도로 늘어난 완성차 산업도 EMI 쉴드 장비의 중요한 잠재 고객처 중 하나로 분류된다. 완성차의 경우 제품 1개의 오류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 등 관련 부품에서 극도의 고신뢰성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완성차 기업에서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는 전기차는 배터리로 무거워진 공차 중량의 해결책으로, 와이어링 하네스 등을 반도체를 이용한 배터리관리시스템(BMS)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경우 중요 차량용 반도체에 전자파 간섭 발생 시 멀티미디어는 물론 시동이나 제동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EMI 쉴드 장비 중요성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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