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연속성 택한 삼성전자 '경계현호'에 다시 거는 기대 DS 사상 최악 적자에도 유임, 종합기술원 원장까지 겸임해 역할 확대
김혜란 기자공개 2023-11-28 12:49:28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0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DS)가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 체제를 유지키로 했다. 올해 DS부문이 적자를 내고 있지만 글로벌 경영 환경 탓이 크기 때문에 경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선 신임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특히 경 사장은 이번에 DS부문장과 함께 종합기술원(SAIT) 원장까지 겸임키로 했다. 기존보다 역할과 권한이 더 커진 것이다. 이로써 경 사장은 앞으로 최소 1년간 삼성전자 반도체의 신사업 기술 전반을 진두지휘하며 돌아올 반도체 업황 반등기를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례없는 위기에 선장 바꾸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27일 '2024년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경 사장을 DS부문장 겸 SAIT 원장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경 사장은 2021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 삼성전자 DS부문장으로 선임됐다. 이후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함께 2년간 2인 대표이사 체제를 이끌어왔다.
DS부문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12조7000억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적자를 낸 상황이라 내부 재정비를 위해 수장을 교체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삼성은 DS 수장으로서의 경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선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줬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경 사장이 전문경영인으로서 실력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워낙 큰 데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까지 남은 상황에서 조직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 안정을 선택하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텍사스 테일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올해 상반기 준공해 내년 하반기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 확대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미국 파운드리 2공장 가동을 앞둔 만큼 중간에 수장을 교체하지 않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렸을 수도 있다.
앞으로 경 사장은 DS 부문의 내년 흑자 전환을 이뤄내고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부 등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 도약의 기회를 만드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 보고 투자, 경영 철학에 대한 신임 보여준듯
경 사장은 올해 유례없는 위기에도 움추러들지 않고 오히려 투자를 늘렸다. 경 사장은 "불황일수록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왔는데, 실제로 올해 3분기까지 DS부문은 33조4408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캐펙스(CAPEX·시설투자액)를 집행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이었던 지난해 3분기에 DS부문이 집행한 캐펙스는 29조1021억원으로 올해보다 3조원가량이나 적은 규모였다. 올해 1~3분기 극심한 불황에도 지난해보다 더 투자를 늘리는 과감한 결단을 한 것이다.
메모리 사업부의 경우 평택3기(P3) 설비투자와 새로 짓기 시작하는 P4 골조 투자에 일부 비용이 투입됐는데, 장기적인 시각에서 메모리 반도체 캐파(CAPA·생산능력) 증대를 통한 시장지배력 확대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연구·개발(R&D) 투자 비중도 늘린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 사업부 역시 캐파 확대, 미국 테일러 공장 인프라 투자 등에 자금이 많이 투입됐다.
경 사장이 인사를 앞두고 당장 성과를 노렸다면, 투자를 줄여 영업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집중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곧 호황기가 찾아왔을 때를 대비해 불황기에도 먹거리를 미리 확보해 두고자 투자를 늘리는 경영 철학을 일관되게 고수했고, 삼성 그룹은 그런 그에 대한 신임과 지지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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