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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은 지금]전문경영인 체제 성장 가속화, 리더십 힘 싣는 이사회③이효율 대표 '인센티브' 향방 4월 구체화, 남승우 의장 건전 지배구조 구축 '앞장'

정유현 기자공개 2024-03-21 07:02:07

[편집자주]

'바른 먹거리'를 내세우며 성장해온 풀무원이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유기농 두부가게'에서 시작해 식품뿐 아니라 급식, 컨세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펼치며 국내 대표 친환경 기업으로 우뚝 섰다. 식물성 단백질 식품군을 중심으로 K푸드 글로벌화에 앞장서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있다. 더벨은 백년기업을 준비하고 있는 풀무원의 지배구조와 사업구조, 성장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14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가능 경영' 기업의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는 풀무원의 성장 원동력은 흔들림 없는 오너십에 근간을 두고 있다. 남승우 이사회 의장이 소유와 경영의 일치에 예외가 없었던 국내 식품기업들과 달리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며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전문경영인 체제에 힘을 실어줄 이사회 제도를 꾸준히 고도화하며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했다. 글로벌 대외 변수에 따라 부침이 있었던 시기에도 전문경영인과 이사회가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흔들리지 않고 해외 전략을 수립해나갔다. 그 결과 '바른 먹거리'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 하며 식품 업계 대형화의 척도로 여기는 매출 3조원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글로벌 넘버원 지속가능 식품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ESG 경영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2018년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총괄 대표 중심 인센티브 체계 구축

풀무원은 창사 이래 대표이사 사장 체제가 유지됐던 곳이다. 남 의장은 퇴임 전부터 만 65세가 되는 2017년에 자식이 아닌 전문경영인에 경영권을 승계하겠다고 선언했다. 2018년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아름다운 퇴진을 결정했다. 풀무원이 법인으로 전환한 1984년 이전인 1983년 입사한 '1호 영업사원' 이효율 대표가 2018년부터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랐다.

이 대표가 경영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 시기는 영업이익이 하락세에 돌입했던 때다. 2017년 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돌파한 이후 2018년 402억원, 2019년 305억원으로 하락세를 탔다. 2020년 미국에서 두부 판매가 증가하는 등 해외 사업 성과에 따라 460억원 규모로 이익이 반등했지만 2022년에는 대폭 줄었다. 물류비 부담 등으로 263억원 대로 뒷걸음질 쳤다.

특히 해외 사업의 적자가 지속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도 이 대표는 영토 확장에 나서는 청사진을 제시했고 의구심을 품는 시각도 있었다. 이 대표 체제에서 현지 법인을 세운 곳은 베트남이다. 재무 부담에도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거점의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을 위해 투자를 지속했다. 현지 공장 체제가 가동된다면 해상 운송비 등의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린 결단이었다.

이와 함께 이 대표는 식물성 브랜드 '지구식단'을 통해 신성장 브랜드로 내세웠다. 적극적인 해외 개척과 먹거리 마련에 분주하게 나선 노력이 빛을 보며 지난해 풀무원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 2조9934억원, 영업이익 620억원을 냈다. 올해는 해외 법인의 성과가 쌓이며 수익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호실적에 따라 이효율 대표의 인센티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8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후 풀무원은 보상프로그램 강화를 논의했다. 2005년부터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제도를 갖추고 있었는데 제도를 손봤다. 기존엔 성과를 낸 임원들도 스톡옵션을 받을 수 있었는데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후 총괄 CEO 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제도로 변경됐다. 이 대표는 23만7000주를 1만5000원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 받았다.

여기에 더 큰 보상을 위해 대표이사에게만 부여되는 '스톡그랜트'를 도입했다. 시세보다 낮은 일정 금액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스톡옵션과 다르게 회사 주식을 아예 무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풀무원은 2020년 7월 이사회에서 스톡그랜트 최대 부여 주식수를 10만8548주로 책정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이효율 대표는 스톡옵션과 스톡그랜트 중 하나의 보상안을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맞다"며 "보상 체계 관련한 의사 결정은 오는 4월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사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 40주년 기념 '열린 주총' 준비

이효율 대표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은 2023년까지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경영 성과에 따라 총괄 대표로 재선임되는 것이 필수였다. 2022년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재선임되면서 2023년까지 재직 조건을 통과했다. 이 대표의 재선임안은 이사회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다. 이사회도 이 대표의 성과를 인정하고 있다고 볼수 있는 대목이다.

풀무원의 이사회는 'ESG 우등생'이라 불리는 만큼 이사수도 많고 소위원회도 많은 편이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사내이사 1명, 사외이사 7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으로 총 9명이다. 남승우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으며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사회 내 총 8개의 소위원회가 있다. △경영위원회 △보상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 평가위원회 △감사위원회 △전략위원회 △ESG위원회 △총괄CEO 후보 추천위원회로 구성된다. 이사회 구성원이 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구조이지만 풀무원의 성장을 가속화한 이 대표의 리더십에 힘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을 쌓으며 성과를 증명한 이 대표는 올해도 이사회와 주주 앞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풀무원은 열린 주주총회를 지향하며 주주들의 질의 응답을 받고 경영진이 답하는 '열린 소통'을 추구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규모가 축소됐고 지난해는 온라인과 병행했다. 40주년을 맞은 올해 규모있는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주주들에게 풀무원의 과거를 짚어보고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전문경영인 재선임 건 등은 이사회 결정을 통해 추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경영 성과에 대해서 인정을 받았다고 이해하면 된다"며 "40주년을 맞아 주주총회를 특색있게 준비하고 있는데 풀무원의 과거와 현재, 미래 비전 등을 확인해볼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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