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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도 못막은 MBK의 '1000만 관객' 돌풍 [thebell desk]

임효정 M&A부 차장공개 2024-03-22 08:08:56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본편보다 나은 속편은 없다'는 극장가의 명제가 펀딩 시장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MBK파트너스가 펀드레이징 혹한기 속에서 역대 최대인 10조원의 펀딩 목표액을 세웠다. 8조원대의 직전 펀드를 웃도는 규모다.

펀딩 시장에 찬바람이 거센 탓에 MBK파트너스의 호기를 자칫 치기로 여기는 시각도 있었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굵직한 대형 펀드조차도 직전 펀드의 성과를 넘지 못해 펀드레이징에 실패하거나 펀딩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진 사례가 잇따라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초기 우려를 불식시키며 반년 만에 목표액(70억달러)의 절반에 해당하는 35억달러를 확보했다. 30곳에 달하는 LP가 선제적으로 출자를 확정하며 펀드레이징에 가속도가 붙은 결과다.

미중 갈등 상황도 기회로 작용했다. 미국 내 주요 LP들이 중국 포션이 큰 펀드에 대한 출자를 중단하자 다른 해외 LP들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관투자자들은 딜 종결 가능성이 높은 안정적인 펀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이러한 수요 이동은 인도, 일본, 한국 등 다른 아시아 시장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뛰어난 회수 성과와 장기간에 걸쳐 구축된 신뢰는 MBK파트너스의 성과가 단순한 운이 아닌 견고한 기반 위에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출자자들이 척도로 삼는 DPI(펀드 납입액 대비 분배액 비율)를 살펴보면 경쟁력이 여실히 드러난다. 바이아웃 펀드 2호는 DPI가 2.17배에 달한다. 10억달러 이상의 팬아시아 지역 펀드 중 상위 25%가 기록한 1.56배를 크게 웃돈다. 단순한 시장의 흐름을 넘어서는 탁월한 성과로 평가받는다.

LP와 공동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도 두터운 신뢰의 기반이다. 공동투자는 기존 LP들에게 추가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보은의 기회이기도 하다. MBK파트너스가 지난 10년간 코인베펀드를 통해 원금과 수익으로 LP에 돌려준 금액도 수조원에 달한다. 공동 투자는 일반적으로 운용사에게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글로벌 운용사 가운데도 공동 투자를 실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작년 한 해 가장 흥행한 영화는 1150만명을 동원한 서울의 봄이었고 올해는 파묘가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서로 다른 장르이지만 황정민, 최민식이라는 '1000만 배우'들이 이끌었다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단지 밥상에 숟가락을 얹은 것뿐'이라는 주연 배우의 수상소감을 우리는 순수하게 겸양의 수사로만 해석하지 않는다. 탄탄한 연기력이 영화에 생명을 불어넣고 감정의 깊이를 더했기에 관객을 극장으로 모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MBK파트너스는 이제 펀드레이징이라는 무대에서 '믿고 보는 배우'다. 펀딩 침체기 속에서 10조원의 목표액은 영화 산업 불황기에 1000만 관객을 동원하는 것과 같은 상징성을 내포한다. 시장 회복의 신호이자 대중의 관심과 수요가 여전히 식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10조원 달성의 출사표를 던진 MBK파트너스의 연말 수상 소감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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