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바이오텍 상장 Before & After]큐리옥스, 상장 첫해 '역성장' 예상매출 괴리율 50%글로벌 수준 세포 분석 기술에도 '전방시장' 악화, '파두사태' 닮은 꼴 우려

최은수 기자공개 2024-03-26 09:37:11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5일 14:5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기업공개(IPO)를 통한 상장 첫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상장 과정에서 제시한 당초 목표치의 50%에 머문 어닝 쇼크다. 사업 구조가 바이오 업황에 종속적인 게 컸다.

세포 분석 공정 관련 기술력은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기술이 바로 매출로 직결된 건 아니었다.

◇매출 전년대비 6% 축소, 전방시장 위축에 직격타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공개한 2023년도 연결기준 매출액은 67억8800만원이다. 상장 전인 2022년 72억3700만원 대비 6.2% 줄었다.

IPO 과정에서 코스닥 상장을 위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2023년 매출 예측치로 136억3200만원을 기록했다. 실제 매출은 이의 절반 수준이었던 셈이다.


2023년 영업손실은 106억원이다. 영업손익 규모는 2022년 114억원 적자보다는 개선됐지만 손실 규모를 70억원 수준으로 전망했던 예측치와는 큰 격차가 난다. 역시 상장 당시 제시한 전망치 대비 괴리율은 51%에 달한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상장 전부터 일반적인 바이오텍과 달리 바이오소부장을 바탕으로 '돈 버는 바이오'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웠다. 작년만 해도 글로벌 단위에서 세포치료제 분야 R&D가 화두로 꼽혔다.

이 흐름 속에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주가 주력하는 세포분석이나 공정 등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회사 측이 시장에 제시한 기대감을 결과적으로 실제 실적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의 문제는 아니었다. 세포 분석 과정을 모두 자동화한 비원심분리 기술에 기반한 라미나 워시(Laminar Wash)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세포분석 표준화 연구 결과에서 큐리옥스 제품이 채택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외부에서부터 시작된 업황 악화를 이겨내지 못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측에서도 부진한 매출을 내고 상장 당시 실적예측치와 괴리가 발생한 핵심 요인을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통화긴축 강화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전방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을 꼽았다.

IPO 공모가 1만3000원이 최하단에서 결정된 것도 그 즈음 급격히 악화한 시장 상황을 반영했다. 빅파마는 물론 바이오텍들은 투자심리가 최악으로 치닫자 구조조정과 더불어 자본적투자(CAPEX) 지출을 줄였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 속에선 '돈버는 바이오'도 침체를 피할 방도가 없다는 전망이 반영됐다.

작년 IPO 당시 수요예측에 참여한 688개 국내외 기관투자가 중 절반 이상이 희망밴드 하단 미만에 주문을 써냈다. 경쟁률은 191.6대1이었다. 같은기간 수요예측한 기업들보다 참여율이 저조했다.

◇반도체 소부장 파두와 닮은 꼴 우려, 저가 상품 출시로 타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의 실적과 주가 부침은 비슷한 시기 상장한 반도체 소부장 파두가 겪은 상황과도 닮았다. 파두 상장 당시 제시 1202억원의 매출액 추정치를 제시하고 공모가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몸값을 확정했다.

그러나 파두 또한 비슷한 시기 급격한 반도체 시장 악화에 직격을 입었다. 작년 8월 상장한 이후 2분기와 3분기 실적은 3억원 예상치를 크게 벗어났다. 이는 IPO 과정에서 파두가 공개한 매출 달성률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를 둘러싼 상황이 급반전할 수 있을지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먼저 파두와 마찬가지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역시 매출 반등을 위한 트리거가 회사 내부에 있지 않다.

파두의 경우 10년 만에 돌아온 최악의 수급 악화를 딛고 반도체 수퍼 사이클이 재개되리란 기대감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를 둘러싼 글로벌 바이오텍 상황은 이제 침체기가 시작됐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빅파마들은 여전히 전방위적인 구조조정을 진행중이고 바이오텍 역시 투자자 매칭에 난항을 겪는 분위기다.

소부장 기업으로 트랙레코드를 쌓기 전 수주 충격을 받은 것도 지켜볼 사안이다. 앞서 라미나 워시는 기술은 매우 뛰어나지만 고가 장비라는 허들이 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는 업황 등을 고려해 올해 상반기 가격을 크게 낮춘 신제품(코드네임 X)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이같은 전략 역시 상장 당시에서 그렸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 관계자는 "전방시장의 위축으로 진행키로 했던 판매 프로젝트가 고객사의 사정으로 취소되는 등의 여파가 있었다"며 "작년 4분기부터는 다시 회복세를 보였고 올해 금리 인하등 거시경제 긍정적인 포인트들을 통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