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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1분만에 '뚝딱', 삼성메디코스의 진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 맞춰 다양한 크기 제조가마 보유

화성(경기)=김혜란 기자공개 2024-04-02 08:01:18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9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컨베이어벨트 위에 로봇 팔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화장품 용기 6개를 동시에 정렬하더니 내부 이물질을 석션(흡입장치)으로 빨아들였다. 그다음 내용물을 채우고 뚜껑을 닫았다. 단상자를 접어 화장품을 넣고 포장하는 것까지 모두 로봇이 해냈다.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1분 만에 35개 화장품이 쏟아져 나왔다. 개별 포장돼 나온 제품을 박스 안에 담는 것 외엔 사람이 할 일이 거의 없었다.

이곳은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의 향남공장 내 1층에 있는 포장실이다. 지난 27일 방문한 향남공장에선 삼성메디코스가 지난해 말 도입한 전자동생산설비라인이 가져온 제조 혁신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과거에는 화장품 용기에 내용물을 넣고 뚜껑을 잠든 뒤 포장하는 것까지 모두 일일이 사람이 해야 했다. 전자동라인에선 첨단센서와 로봇이 1분 만에 모든 걸 뚝딱 해낸다. 공장을 안내한 지광현 공장장은 "과거엔 한 제조라인에 직원 13명이 투입됐는데 이제는 5명이면 된다"고 말했다.

제조실로 자리를 옮기니 5톤가마 안에서 화장품이 배합되고 있었다. 삼성메디코스의 최대 고객사인 비나우(BENOW)의 대표 제품 '넘버즈인' 세럼이 한창 만들어지는 중이었다. 가마에서 6시간 동안 배합된 뒤엔 대형 용기로 옮겨져 냉각한다. 제조실에는 5톤 외에도 2·1톤, 500·300·100Kg까지 다양한 크기의 제조가마 17개가 있었다.

제조실에서 완성된 화장품은 샘플 채취 후 미생물 검사를 거쳐 4일 동안 문제가 없어야 포장실로 옮긴다. 이후 물류창고로 이동한 뒤에도 5일 후 최종 적합 판정을 내린 다음 출고한다고 한다.
삼성메디코스 향남공장 포장실 내부. 전자동라인이 구축돼 첨단센서와 로봇이 1분에 화장품 35개를 포장까지 완료한다.(사진=김혜란 기자)

모든 제조실과 포장실은 방진복을 입고 모자를 쓴 뒤 에어샤워를 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우수 화장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cGMP) 인증을 받은 기업이라 제조부터 완제품 출하까지 전 과정을 청결하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레시피가 확정된 화장품을 만드는 데 보통 6주가 걸린다. 전자동라인을 도입해 기존 두 달 넘게 걸리던 납기도 앞당길 수 있었다.

향남공장에서 생산하는 화장품은 서울 세곡동 본사에서 영업과 상품 기획, 연구·개발(R&D)를 통해 확정한 레시피대로 만들어진다. 향남공장에선 원료와 부자재 구매를 총괄하는 구매총무팀과 품질 관리를 책임지는 품질본부,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리는 임무를 맡은 생산운영팀이 각자 역할을 해내며 체계적인 품질관리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 실제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팀, 물류창고에서 국내·외 직배송을 담당하는 물류팀도 있다.

지광현 공장장은 "과거엔 단상자도 사람이 다 접었는데, 사람이 하면 많이 해도 8시간에 1000개 정도밖에 못한다. 1만개 상자를 접으려면 10명이 필요하단 얘기"라며 "이 일을 로봇으로 대체하면서 인건비를 줄이고 화장품 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메디코스 서경 대표는 "전자동시스템을 개발하는데 6개월이 걸렸다"며 "대당 15억원하는 기계를 들였지만 원가 절감으로 이어졌고 그만큼 우리 회사가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비나우는 설립 초기인 2018년부터 삼성메디코스에 생산자개발방식(ODM)을 맡겨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며 "초기엔 미미했던 비나우의 매출 규모가 작년 1600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고객사들의 사업 조력자 역할을 하며 우리도 동반성장하고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화장품 배합을 하는 제조가마가 있는 제조실(사진=김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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