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비토' 가능해진 홍원식 회장, 한앤코 압박 수위 높이나 정기주총 의결권행사 가처분 신청 '기각'…500억 손배 소송 탓 찬성표 던질수도

남준우 기자공개 2024-03-27 08:13:1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6일 09: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임시주총에서 한앤코가 남양유업 경영권을 가져오는 것이 확정된 만큼, 국내에서 전례가 없는 사건에 일단은 보수적인 판단을 내렸다.

경영권 확보와 관계없이 홍 회장이 다시 비토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은 부담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정기주총에서 순순히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 등이 남아있는 만큼 한앤코의 심기를 굳이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2일 의결권행사 가처분 신청' 기각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2일 한앤코가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행사 가처분 신청(사건번호 2024카합20289)'에 대한 기각 판정을 내렸다.

해당 소송은 오는 29일 개최되는 제6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일부 정관 변경의 건에 대해 홍 회장이 반대표를 던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 목적이다. 한앤코 윤여을 회장, 배민규 부사장, 이동춘 부사장, 한국파스퇴르 연구소 이명철 이사장 등에 대한 선임 안건이다. 이번 기각 판정으로 홍 회장이 정기주총에서 해당 안건들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업계에서는 재판부가 보수적인 선택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19일 한앤코가 제기한 '임시주주총회 소집허가' 신청을 허가했다. 홍 회장의 정기주총 안건 찬반 여부와 관계없이 한앤코는 임시주총을 개최해서 남양유업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는 만큼 주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판결은 내리지 않았다는 해석이다. 남양유업 소송전처럼 주식 양도 계약을 체결한 뒤 이를 불이행한 사례는 국내에서 이제껏 한번도 없었다. 재판부의 판결도 보수적일 수밖에 없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부가 보수적인 결정을 내려 이번 사건이 기각된 것으로 보인다"라며 "홍 회장 입장에서는 또 한번 선택지가 늘어났는데, 그간의 행위를 봤을 때 한번 더 몽니를 부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출처 : 대한민국 법원 대국민서비스

◇액면분할 찬성 시 '공개매수→상폐' 루트 힘들수도

한앤코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도 있는 판정이다. 홍 회장의 선택지가 또 다시 늘어나게 된 만큼 한번 더 판을 흔들 수 있다.

다만 정기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기에는 홍 회장에게도 큰 부담이 있다. 현재 홍 회장은 남양유업, 한앤코 등과 두 건의 추가 소송을 진행 중이다. 남양유업 심혜섭 감사가 제기한 이사보수 50억원 한도 청구 소송과, 남양유업이 제기한 과징금 관련 소송이다.

과징금 관련 소송의 경우 임시주총 이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한앤코가 경영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소송이 진행되는 셈이다. 이번 정기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면 홍 회장에 대해 한앤코가 더 강한 압박을 넣을 수도 있다.

아직 사건번호가 접수되지 않은 5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도 남아 있다. 유무형의 피해를 어떻게 형상화하느냐에 따라 배상액이 500억원이 아니라 수천억원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기주총에서 찬성표를 던질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한앤코 임원진 선임 안건과 더불어 액면분할 안건에도 찬성표를 던질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이번 정기주총에서는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가 제기한 액면분할 안건이 포함돼 있다. 10대 1 액면분할로 현재 92만주인 주식 수를 920만주까지 늘리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다만 이 경우, 주주 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한앤코가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방식을 채택하기가 힘들어질 수도 있다. 업계에서 예상하고 있는 한앤코의 유력한 남양유업의 밸류업 방식이다. 다만 한앤코는 최근 상황들을 고려해 상장폐지 수순은 힘들 것으로 인지하는 분위기다.

한앤코 관계자는 "남양유업 밸류업 방식의 경우 다양한 방안을 브레인스토밍 중"이라며 "일단 흑자전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쌍용C&E나 루트로닉처럼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 방식은 후순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