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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창투는 지금]모태·성장금융 잇단 GP 반납, '주홍글씨' 여파는①각각 최대 1~3년 출자 제한 "괘씸죄 무시 못해"...운용인력 이탈 후폭풍

유정화 기자공개 2024-03-29 08:42:16

[편집자주]

1987년 설립돼 1세대 벤처캐피탈(VC)로 꼽히는 대성창투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 한국벤처투자(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GP로 선정됐지만 출자자(LP) 확보에 실패하면서 잇따라 자격을 반납했다. 벤처캐피탈업계에서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어서 뒷말이 무성하다. 회사를 오랫동안 이끌어 온 수장이 사의를 표하고, 핵심 인력마저 이탈하면서 후폭풍도 거세다. 그간 대성창투의 '특기'로 꼽혔던 문화 컨텐츠 투자 명가 이미지도 퇴색되고 있다. 대성그룹 오너 일가가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VC의 전문성과 자율성이 퇴색될까 후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더벨은 대성창투의 현 상황을 진단하고 향후 전략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7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세대 벤처캐피탈(VC) 대성창업투자(이하 대성창투)에 '정부 출자사업 GP 반납'이란 주홍글씨가 새겨졌다. 업력이 오래된 데다 운용자산(AUM)도 3000억원이 넘는 VC라는 점에서 많은 뒷말을 자아냈다.

GP 반납의 대가는 컸다.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 1년간, 한국성장금융 출자사업에는 최대 3년까지 참여할 수 없다. 국내 양대 벤처펀드 출자기관인 한국벤처투자와 성장금융이 주관하는 출자사업에 지원할 수 없게 되면서 펀드 결성이 막힌 상황이다. 특히 모태펀드는 대성창투의 핵심 출자자(LP)였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대성창투가 앞으로 정책자금 출자사업 지원할 때도 괘씸죄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VC 관계자는 "출자사업 지원 제한이 풀리더라도 얼마되지 않는 기간 동안 두 차례나 GP를 반납했다는 사실이 출자사업에서 서류 심사는 넘어갈 수 있어도 최종 GP 선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유증도 받았는데…LP 모집 난항에 커밋 추가 출자 무리

대성창투는 어쩌다 정책자금 출자 사업 GP를 연이어 반납하게 됐을까. 대성창투는 지난해 4월과 5월 한국벤처투자와 한국성장금융으로부터 연이어 GP로 낙점됐다. 모태펀드 정시 출자사업에서는 문화계정 'K-콘텐츠IP' 부문 GP로 선정됐고, 이어 성장금융이 주관한 '제1차 중견기업 혁신펀드' 운용사 자격도 따냈다.


대성창투는 모태펀드 K-콘텐츠IP 분야에서는 600억원을 적어내면서 300억원 출자를 약정받았다. 성장금융 출자사업은 500억원과 민간 500억원을 매칭해 최소 1000억원 이상의 펀드를 만드는 사업이었다. 대성창투는 KB증권과 컨소시엄을 이뤄 1100억원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제출, 4대 1이란 경쟁률을 뚫고 GP에 선정됐다.

당초 대성창투는 총 17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문화계정 K-콘텐츠IP에 30억원, 중견기업 혁신펀드에 200억원을 직접 출자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24년 만의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공모방식으로 232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 당시 유입된 자금 전액을 GP커밋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초 운용사 출자금을 제외한 민간 출자자가 계획만큼 모이지 않으면서 GP커밋을 큰 폭으로 늘려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예컨대 KB증권과 컨소시엄을 이룬 성장금융 펀드의 경우 300억원을 각각 모집하기로 계획했지만, 대성창투가 모회사의 추가 출자까지 필요한 상황이 되면서 결국 GP자격 자진 반납을 택했다.

대성창투가 지난 2022년 말에도 1100억원 규모 메타버스 펀드를 결성하는 과정에서도 관계사의 출자가 이뤄졌던 만큼 추가 자금 투입에 부담을 느꼈을 거란 분석도 있다. 특히 당시는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면서 LP 매칭이 어려웠던 시기다.


앞서 GP 자격 반납은 KB증권이 아닌 대성창투의 사정으로 이뤄졌단 해석이 많았다. 한국성장금융이 자펀드 결성계획을 철회한 대성창투에만 3년 이하의 출자 제한 페널티를 부과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양사 입장은 엇갈렸다. 대성창투 한 관계자는 "KB증권도 마찬가지로 출자자 모집을 다 마치지 못했었다"고 말했다. 반면 KB증권 한 관계자는 "자금모집을 완료하고 최종 마무리 단계에서 대성창투가 협의 없이 출자사업 위탁운용사 지위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이후 KB증권은 LB PE와 손을 잡고 다시 한 번 중견기업 혁신펀드 출자사업에 GP로 선정됐다. 중견기업 혁신펀드는 성장금융이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한 출자사업으로, 업계는 운용 난도가 높아 LP 모집이 힘들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주목적 투자 대상은 오픈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 제외)이다.

◇두 번째 모태펀드 GP 반납, 유독 후폭풍 거센 이유는

대성창투가 모태펀드와 한국성장금융 등 정책자금 출자기관 GP를 반납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두 기관은 더벨 측에 대성창투의 GP 반납 횟수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언론에 보도된 이전 사례를 봤을 때 대성창투는 과거에도 정책자금 GP를 반납한 적이 있다. 지난 2013년 컴퍼니케이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모태펀드 '글로벌콘텐츠 펀드' GP로 선정됐지만, 결성 마감시한을 1주일 남기고 반납을 통보했다. 클로징 기간을 연장했지만 결국 출자자를 모으는 데 실패했다. 해외 LP 모집에 난항을 겪어서다.

이후 운용사 자격은 CJ창업투자가 펀드 결성을 넘겨받았지만 결성에 또 실패했다. 2015년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이어 받아 결국 펀드 자금을 조성했다. 대성창투와 컴퍼니케이 컨소시엄 이전에도 콘텐츠 투자로 명성이 높았던 리딩인베스트먼트(현 우리인베스트먼트)가 운용사로 선정됐지만 클로징에 실패한 바 있다.

대성창투는 모태펀드 GP 반납은 아니지만 지난 2017년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이 핵심 출자자로 나선 모펀드 '글로벌파트너쉽 3호 펀드'의 자펀드 운용사 자격을 반납했던 사례도 있었다. 해당 펀드는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겠다는 명분으로 설립된 펀드였다. 대성창투는 글로벌 VC 요즈마 그룹과 함께 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공동으로 운용하려고 했으나 협업 과정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서 결국 무산됐다.

이번 대성창투의 GP 반납 후폭풍은 거셌다. 지난 2017년부터 대성창투를 이끌어 온 박근진 대표는 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1964년생인 박 대표는 2002년 대성창업투자에 합류한 이후 벤처·문화컨텐츠 분야에서 걸출한 투자 성과를 쌓으며 상무와 전무를 거쳐 대표이사까지 오른 인물이다.

한때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맡다가 사모펀드 결성을 추진했던 정무현 회계사는 펀딩 실패 후 회사를 떠났다. 중견기업 혁신펀드 투자조합의 핵심운용역으로 내정됐던 임영철 이사, 문화 K-콘텐츠IP 투자조합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을 예정이었던 김범석 그룹장도 이탈했다.

또 다른 VC 심사역은 "심사역 입장에서 펀드레이징에 참여하고 투자를 해 트랙레코드를 쌓고 싶은 욕심이 있을 것"이라며 "유상증자까지 해놓고 GP를 반납하는 상황까지 이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느끼는 게 인력 이탈의 원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혼란의 시간을 보낸 대성창투는 외형 확장 보다는 내실에 집중하고 조직을 안정화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대성창투 한 관계자는 "당장은 모태펀드 출자사업 등에 지원할 수 없지만, 투자 여력이 있기 때문에 투자와 회수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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