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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분위기 깬 이지효 파두 대표 사과 주주 첫 대면, 무보수경영 약속 "내년 흑자전환·추가유증 계획 아직"

서하나 기자공개 2024-03-29 18:56:30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8일 14: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할 때 기술력만 믿고 주주소통을 등한시했다. 거듭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별도 채널, 홍보 인력 보강 등을 준비하고 있으며 오늘 주총을 시작으로 투자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이지효 파두 대표이사(사진)는 28일 강남구 청담동 호텔에서 오전 9시부터 진행한 주주총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기술특례기업으로 코스닥에 상장한 파두가 처음으로 주주들과 대면하는 자리였다. 이날 주총엔 최소 80~100명 사이의 투자자, 취재진이 참석해 주주총회 현장을 가득 채웠다.

◇메모리 반도체 침체 '냉혹한 현실'…고객 검증구간 지나 성장궤도 진입

이 대표는 "냉혹한 현실을 겪었다. 팹리스 업체를 세울 때 좋은 제품만 만들면 된다고 생각해 4년 이상 애플, 메타 등 글로벌 고객 눈높이를 맞추는데 집중했다"며 "하지만 기대와 달리 상장 이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자체가 침체하면서 장사에 실패했고 급락하는 상황 속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준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만 파두가 이대로 끝날 것이란 이야기엔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2022년 여름부터 시작된 고객 검증 시기가 지나가고 있고 SSD 컨트롤러 커스텀이 매출로 이어지는데 시간이 필요해 고객들이 제품을 구입하는 하반기 이후 예상 성장 궤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두는 본격적인 성장 시기를 2025년으로 내다봤다. 올초부터 샘플 주문을 받기 시작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 외에 크고 작은 기업단에서 매출이 나오고 있다. 이 시기를 지나 글로벌 데이터 혁신 고객을 확보해 종합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하겠단 청사진을 제시했다.

◇투자자 질의응답…'책임경영 차원 무보수 경영' 강조

한 투자자는 "파두를 검색하면 '사기 상장 기업'이란 타이틀만 가득한데 회사는 최근까지 수차례 시도에도 전화를 받은 적 없어 투자자 애를 태웠다"며 "발표 내용 대부분이 기술력에 치중됐는데 사실 기술력 검증이야 전문가들이 했다고 믿고 우리가 원하는 분기별 숫자 데이터를 공유해달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솔직히 말하면 자신있게 숫자를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고 상장 기업으로서 숫자를 공유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며 "다만 2분기부터 매출이 나오고 이후 중장기 프로젝트도 시작되니 성장궤도에 올라설 것이란 기대는 해도 좋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컨트롤러 개발을 내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두의 성장이 얼마나 가능할지 △수주 잔고 △SSD컨트롤러 커스텀에 필요한 인력풀 등에 대해 공유를 부탁했다.

이 대표는 첫번째 질문에 대해 "내부적으로 컨트롤러 개발하려는 곳이 많은데 특히 SK하이닉스가 1조원 이상을 투입했으나 자산 컨트롤러 개발을 접은 것으로 알고 인텔이 개발에 착수했다는 건 잘못된 정보"라며 "어디서든 통하는 수준의 SSD컨트롤러 개발한 건 삼성이 유일한데 이마저 내부 제품에만 사용해 직접 경쟁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선 "SSD컨트롤러 사업은 수주 산업이 아니라 잔고를 파악할 수는 없는데 예를 들어 고객사가 1년 단위 500만개 프로젝트를 3개 업체에 나눠 발주하고 단가, 제품력 등 기준으로 분기별 믹스를 바꾸는 구조"라며 "계약을 해도 분기별로 협상이 진행돼 정확한 물량을 예측하기 어렵고 매출도 추산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세번째 질문에 대해선 "커스텀 개발이 가능한 수준으로 인력 늘리고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최근에 중국에도 개발팀을 셋업했고 유럽, 미국 등에도 인력이 있어 글로벌 단에서 개발 거점을 늘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두제품의 불량률에 대해선 이 대표가 일축했다. 그는 "대부분 루머는 경쟁사에서 나온 것이며 파두 제품이 좋지 않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투자지연 상황에 대해서는 "AI가 발전한다고 유튜브를 덜보는 게 아닌 것처럼 AI의 발전이 나머지 시장을 죽이는 게 아니라 함께 커나갈 것이라고 본다"며 "AI칩 수요는 계속 늘더라도 AI 서버 트레이닝을 위한 GPU가 중요해질 수 있고 함께 커지는 관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 점유율이 현재는 1%가 되지 않지만 시장 자체가 회복이 되고 있어 작년과 같은 매출을 낼 확률은 '0'에 가깝다"라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 무보수 경영을 이어가고 당분간 이익을 실현할 생각은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다만 "락업이 걸린 주요 임원진을 제외하고 8년 넘게 고생한 내부 엔지니어들의 권리까지 막을 이유는 없다"며 "시장의 우려와 달리 30~40명에 이르는 우수한 엔지니어들이 아무도 회사를 떠나지 않고 묵묵하게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파두는 지난해 연결기준 586억원 규모 영업손실, 56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22년엔 15억원 영업이익과 2275억원 규모 당기순손실을 냈다.

원종택 파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동안 판관비, 인력개발비 등에 투자가 많이 이뤄지면서 적자를 냈는데 SSD컨트롤러 사업의 경우 내년 중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신사업을 위한 재무적 체력인데 현재로서 추가 유증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취재진 질의응답…"대형 고객사 발주 예측성 없어, 반도체 열관리 경쟁력 입증"

기자들의 질의시간도 이어졌다. 가장 먼저 지난해 7월 기업공개를 하면서 예상 실적을 미리 알았는데 이에 대해 공개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닌지, 숫가가 나오지 않으면 주주들은 뭘 믿고 투자해야 하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대표는 "메타, SK하이닉스 등 대형 고객의 발주는 숫자적으로 전혀 예측성이 없다"고 답했다.

자사주 소각,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선 "사전에 계획을 세우면 공유하겠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먼저 좋은 회사가 되는 것부터 이룬 뒤에야 고민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구체적인 공모자금 사용 내역과 향후 계획에 대해선 "현금이 아직 많이 남았다"며 "NRE(칩 개발 시 디자인하우스에 납입하는 금액) 투자 로드맵을 잡고 있는 상황이고 이에 맞춰 차세대 칩 개발 등에 관련 자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업계의 최근 큰 고민 중 하나는 바로 반도체 열관리"라며 "반도체가 전력을 많이 쓰면서 열이 발생하고 일정 이상 뜨거워지면 다운이 되는데 파두는 성능을 높이면서도 열이 덜나는 제품으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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