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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화랑미술제]눈 높아진 컬렉터들, 시장 정상화 흐름관객 수 줄고 판매액 주춤…단기 투자식 접근 줄어

서은내 기자공개 2024-04-08 09:30:39

이 기사는 2024년 04월 05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컬렉터들의 눈이 높아졌다."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 2024 화랑미술제가 지난 3일 코엑스에서 개막 후 사흘째를 맞이했다. 페어 첫날을 비롯해 현재까지는 예년에 비해 판매실적이나 관람객 수 등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일견 침체된 시장경기가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으나 컬렉터들의 눈높이가 상향되고 시장이 정상화되는 단계라는 견해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통상 아트페어의 성적은 행사 첫날 결정이 난다. 실제 구매 의사가 있고 구매력을 가진 컬렉터들이 첫날인 VIP 행사날 일찍이 발걸음을 옮기기 때문이다. 화랑미술제는 아직 이틀여가 남았으나 지금까지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대체로 2년 전 또는 1년 전 만큼의 성적을 내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지난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4 화랑미술제가 개막했다.

◇ 줄어든 관객, 실적 감소 분위기…시장경기 침체의 문제?

이번 페어 참가 갤러리는 총 156곳이다. 일단 국제갤러리를 비롯해 메이저 갤러리들, 인지도가 높은 주요 갤러리들은 '괜찮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갤러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전반적으로 페어 현장의 분위기가 다운된 것은 사실이며 특별한 영향 없이 판매 실적을 꾸준히 채우는 갤러리들도 있어 갤러리별 격차가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비교적 신생인 갤러리들이다. 2년 전처럼 작품이 불티나게 팔리거나 페어 개막과 동시에 원하는 작품 구매를 위해 달려가는 '오픈런'의 추세는 더이상 없어졌다. 페어 한쪽 구석에서는 판매가 안돼 앓는 소리를 하는 딜러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하락한 경기의 영향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 물론 미술시장은 2022년 중순까지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았으며 이후로는 다운 텀에 진입한 상태다. 다만 이번 페어 현장의 분위기는 단순 경기 영향이 아닌, 컬렉터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2022년 한국 미술시장이 붐일때 유입된 이들 중 상당수는 시장이 꺾이면서 피해를 보고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화랑의 개수는 300여개가 증가했다. 시장 고점에 사업을 시작한 화랑들이 저조한 판매실적을 경기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글로벌 아트페어 프리즈가 한국에 입성했고 해외 대형 갤러리들도 국내에 유입되면서 고객들의 눈높이가 2년 전 대비 높아졌고 점점 더 밀도있고 완성도 높은 작업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며 "단순히 유명 작가의 작품이란 것 만으로는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기 어렵고 그런 작품들은 팔리지 않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작가 '명성' 보다 '내실' 찾는 컬렉터들

또 하나의 의미있는 해석은 점차 시장이 정상화돼 가고 있다는 의견이다. 한 갤러리 대표는 "예년 대비 방문객들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며 확실히 단기 투자로만 작품을 구매하려 하던 고객들은 많이 빠졌다"며 "거품이 걷히고 미술시장이 정상화되는 경향이 뚜렷한데, 한국미술산업계가 지금부터 더 잘해나가야하는 시기"이라고 말했다.

컬렉터들은 점차 작품 구매에 더 신중을 기하는 추세다. 또다른 갤러리 대표는 "2년 전에는 신규 유입이 많았다면 이제는 신규 유입보다는 기존 그림을 구매한 고객들이 계속해서 작품 구매를 이어가는 분위기"라며 "특히 갤러리 추천에 기대기보다 직접 작품, 작가에 대한 공부를 많이하고 내실 있는 작가를 찾는 컬렉터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4월 3일부터 7일까지 5일간 열리는 2024 화랑미술제 현장. 156개 국내 갤러리들이 전시부스를 꾸리고 작품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한국화랑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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