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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역성장' 롯데글로벌로지스, '알리·테무'가 반전카드?경쟁입찰 전환 알리·테무와 손잡을 가능성...FI 눈높이, 상장 밸류 1조 수준

양정우 기자공개 2024-04-19 07:57:21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5일 15:1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채비에 한창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매출 역성장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메가허브터미널 개장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된 건 고무적이지만 외형 축소는 공모 시장에서 성장 여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택배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반전 카드로 등장할지 주목된다. 그간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과 맞손을 잡았던 알리 등이 국내 배송을 담당할 업체를 경쟁 입찰로 재선정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연내 상장 예비심사 청구 계획 '글쎄'…외형 축소, 성장 잠재력 의문 요소

15일 IB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그간 연내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방향으로 IPO 스케줄을 소화해왔다. 상장 주관사단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대표주관사, KB증권이 공동주관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성장세를 고수하지 못했다. 연결기준 매출 볼륨은 2022년 3조9983억원에서 지난해 3조6141억원으로 축소됐고 당기순이익도 269억원에서 148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만 626억원에서 639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가치의 진가를 드러낼 수 있는 시기라기보다 재무적투자자(FI)에 회수 기회를 마련해줬다는 명분을 살릴 수 있는 타이밍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엇보다 글로벌부문이 포워딩 시황과 해외법인 실적 탓에 외형의 역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택배부문과 SCM부문의 실적이 개선된 게 위안거리다. 2022년 메가허브터미널 개장 이후 물량 성장과 물류 효율화가 이어졌고 팬데믹 시기 그룹 계열사를 상대로 한동안 할인됐던 운임이 정상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물론 그럼에도 개선된 영업이익률(1.8%)이 CJ대한통운(3% 후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그간 2대주주인 엘엘에이치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IPO 연기 결정을 계속 수용해왔으나 FI의 엑시트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은 계속 짊어지고 있다. 여기에 회사 입장에서도 IPO를 통한 조달 니즈가 적지 않다. 메가허브터미널 구축은 마무리됐으나 서브터미널과 집배센터 증설 등 인프라 투자는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353.9%로 개선이 필요한 수치여서 자본 확충이 가장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이다.

FI의 투자 단가를 감안할 때 상장 밸류의 마지노선은 1조원 수준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을 기준으로는 택배 사업 모델로서 도달하기 어려운 밸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밸류에이션 비교기업이 유력한 CJ대한통운의 주가가 1년 사이 2배 가까이 껑충 뛴 건 고무적이나 현재 시가총액(2조7000억원 안팎)은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 9배~12배에 불과하다.

'EV/EBITDA'를 통한 밸류에이션에도 무게를 실을 수 있다. EBITDA의 경우 2022년 2453억원에서 지난해 2838억원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역시 CJ대한통운의 연간 EBITDA(1조원 수준)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이 기업의 현재 시총을 토대로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상장 밸류를 환산하면 1조원이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요동치는 택배업계, '알리·테무' 경쟁입찰...일정물량 받아낼 수도

다만 국내 택배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중국 이커머스를 반전 카드로 확보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몰리고 있다. 알리와 테무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틀어 쿠팡과 11번가에 이은 3위, 4위로 도약했기 때문이다.

알리와 테무는 본래 각각 CJ대한통운과 한진을 국내 택배 파트너로 확보했고 막대한 배송 물량을 투입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이들 중국 이커머스가 배송 업체의 선정방식을 경쟁 입찰로 바꾸기로 하면서 택배업계에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CJ대한통운과 한진은 기존 일감을 고수하는 데 힘을 쏟고 있고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우 생존에 나서고자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 그룹사의 캡티브 수요라는 안정적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며 "다만 이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면 성장 잠재력에 후한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알리와 테무의 일정 물량을 도맡는다면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평가를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7% 증가한 480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택배와 e커머스부문에서 영업이익 2461억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보다 37% 가까이 개선된 수치다. 알리가 폭발적 인기를 거두면서 수혜를 누렸다는 진단이 주를 이룬다. 향후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업사이드 포텐셜을 뒷받침하는 한 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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