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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HBM 1위 비결, 최태원 결단" AI 메모리 공급 과잉 우려 일축, 낸드 경쟁력 강조

이천(경기)=김도현 기자공개 2024-05-03 08:18:23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2일 12: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경쟁력이 한순간에 확보된 게 아니다. SK그룹의 장기적 관점 투자 결정과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큰 영향을 미쳤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일 경기 이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HBM은 여러 개 D램을 쌓아 만드는 고부가 메모리로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제품으로 꼽힌다. 만년 2위 SK하이닉스는 HBM 분야에서 1위 삼성전자를 제치고 주도권을 잡은 상태다. 그 배경에 최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올해 이어 내년도 '솔드아웃' 임박, HBM 성장 지속 전망

SK하이닉스는 2014년 처음으로 HBM을 개발한 바 있다. 당시만 해도 HBM 응용처가 충분치 않아 업계 내 관심이 많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쟁사가 HBM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반면 SK하이닉스는 미래를 내다보고 고객 및 파트너사와 협력을 이어갔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생성형 AI를 계기로 관련 수요가 폭발했고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향 4세대 HBM(HBM3)을 독점하는 등 선두주자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최 회장은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만나는 등 일선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SK히이닉스 AI 메모리 비전과 전략을 소개하는 곽노정 사장 / 출처 : SK하이닉스

이날 곽 사장은 연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SK하이닉스는) HBM, 실리콘관통전극(TSV) 기반 고용량 D램, 고성능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제품별 업계 최고의 기술 리더십을 확보했다"면서 "HBM은 생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이미 완판(솔드아웃)인데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됐다"고 강조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청주 M15X 투자를 결정했고 용인 팹(차세대 D램 라인)과 미국 인디애나 팹(첨단 패키징 라인) 구축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공격적인 생산능력(캐파)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연이은 행보에 업계에서는 HBM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곽 사장은 "일부 우려가 있으나 올해 이후 HBM 시장은 AI 성능 향상을 위한 데이터와 모델 사이즈 확대로 성장을 이어갈 것이다. 중장기로도 연평균 60% 수요 증가가 예측된다"며 "HBM의 경우 기존 D램과 달리 수요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하기 때문에 과잉 투자를 억제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더욱이 2026년 양산 예정인 6세대 HBM(HBM4) 이후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제품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수주형 사업으로 고도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객이 확실한 만큼 수요공급 불균형 리스크가 줄어들 전망이다.

관건은 SK하이닉스 독주 체제에서 3파전으로 전환되는 부분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12단 5세대 HBM(HBM3E) 개발을 끝내고 2분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3분기 양산을 준비 중인 SK하이닉스보다 앞선 일정이다.

김종환 SK하이닉스 D램개발 담당(부사장)은 "(우리가) HBM 관련 최고 기술력을 갖고 있지만 경쟁사 수준도 높고 인적 및 물적 자원이 충분하다고 본다. 고객도 하나의 공급사만 바라보기는 불안할 것"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고, HBM 사용 환경을 확산하면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까지 HBM 누적 매출이 150억달러(약 20조7000억원) 내외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00억달러(약 13조8000억원) 내외를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매출 내 HBM 비중이 2023년 5%에서 2028냔 61%까지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간담회 질의응답하는 SK하이닉스 경영진 / 출처 : SK하이닉스

◇60TB QLC SSD 단독 공급, 솔리다임 시너지 본격화

SK하이닉스는 HBM에 이어 낸드 기반 저장장치인 SSD에서도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심산이다. 최근 SSD는 AI 서버에서 활용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안현 SK하이닉스 N-S Committee 담당(부사장)은 "1분기부터 낸드 수요에 새 드라이브가 걸렸다. AI향 SSD, 개인용 SSD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당분간 낸드 개선세가 계속될 것이고 조심스럽지만 내년도 큰 폭의 매출과 이익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인수 효과가 미미했던 솔리다임(전 인텔 낸드사업부)와의 시너지를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담당(사장)은 "업계 유일의 60테라바이트(TB) 이상 쿼드레벨셀(QLC) 기반 SSD를 납품하는 등 세계 최고의 AI 메모리 공급사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솔리다임은 QLC 등 SSD 솔루션에 특화된 회사다.

추후 300TB SSD 등 초고용량 수요에 대응하는 한편 온디바이스 AI 급부상으로 인한 모바일 SSD 라인업도 확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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