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실적 리뷰]분기 최대 매출 불구 이익 반토막, 고객 잡기 사활①중국 커머스 대응책 마련 위해 출혈 감수, 활성 사용자 16% 증가
정유현 기자공개 2024-05-09 09:43:04
[편집자주]
지난해 '계획된 적자'를 마치고 연간 흑자에 성공했던 쿠팡이 1분기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커머스의 한국 시장 공습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을 키운 여파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쿠팡은 중국 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서비스 품질 고도화를 통한 충성 고객 확보 전략 카드를 내밀었다. 더벨은 어닝 쇼크를 기록한 쿠팡의 1분기 성과를 짚어보고 향후 성장 전략에 대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8일 11: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분기 최대 매출 경신 릴레이를 이어갔지만 수익성이 뒷걸음질 치며 웃지 못했다. 지난해 '계획된 적자'에 마침표를 찍고 이익을 쌓는 선순환 구조로 전환되는 듯했으나 중국 이커머스 업체가 적수로 등장하며 지출을 다시 늘릴 수밖에 없었다. 영업이익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반 토막 났고 당기순이익은 7분기만에 적자로 돌아섰다.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1분기 매출 9조4505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7조3990억원을 기록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며 사상 첫 분기 매출 9조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61%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도 -318억원으로 기록했다. 순이익이 적자를 낸 것은 2022년 2분기 이후 7분기만이다. 당기순손실은 명품 플랫폼 '파페치'의 손실이 반영된 여파다.
쿠팡의 분기 영업이익은 2022년 3분기 흑자(1037억원)로 전환한 이후 규모를 키웠다. 올해 1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성장세는 꺾인 상태다. 수익성이 악화된 것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커머스가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자 대응에 나선 영향이다.
쿠팡은 무료 배송과 반품 등 와우 회원 혜택 강화를 위해 투자를 단행했다. 물류 인프라 확장과 첨단 기술, 배송 네트워크 고도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필수적인 지출이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중국 커머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분야는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7조2176억원) 대비 20% 늘어났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당 매출(원화 기준)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대비 3% 증가했다.
쿠팡은 지난 1분기 중국 커머스와의 경쟁 상황을 예의 주시했다. 중국 커머스의 등장을 통해 진입 장벽이 낮은 한국 유통 시장에 대한 분석을 통해 사업 방향성을 설정했다. 그동안 밟아온 성장 로드맵처럼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릴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 커머스에 주도권을 넘기지 않기 위해 상품과 배송 등 전반적으로 '품질 고도화' 전략 카드를 내밀었다. 세부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 배송 확대 △한국에서 만든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 계획을 밝혔다. 고객에게 가치있는 소비 경험을 제공해 쿠팡을 찾게 만드는 전략이다.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차이나 커머스 위협론'을 언급한 김범석 쿠팡 의장은 "약 716조원 규모의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쿠팡의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다"며 "소비자들은 클릭 한 번으로 몇 초만에 다른 쇼핑 옵션을 선택할 수 있고 더 좋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소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이어 "중국 커머스 진출로 유통 시장에 '록인' 효과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을 사로잡을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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