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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자사주 매입 시동…주가 향방 촉각 '소각 없이 취득' 소액주주 불만, 지주사 강제전환 여지에 DB Inc '긴장'

김도현 기자공개 2024-05-10 07:41:00

이 기사는 2024년 05월 09일 08: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B하이텍이 '경영혁신 계획'을 이행해나가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자사주를 매입했다.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절차여서 주가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DB하이텍의 시가총액 변동에 따른 DB Inc 지주회사 전환 이슈도 이목을 끈다. 올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전망이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는 점에서 보면 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비중 15% 목표, 주주환원 정책 강행

DB하이텍은 7일 2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기간은 올해 11월7일까지로 삼성증권과의 신탁계약 방식을 통해 6개월간 진행된다. 지난해 1000억원에 이은 추가 매입으로 앞서 약속한 주주환원 정책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상법에 따라 자사주 매입으로 사들인 주식은 상여금이나 포상용으로 임직원에 제공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6개월 이내 팔 수 없다.

2023년 말 DB하이텍이 발표한 '경영혁신 계획' 중 일부 내용

DB하이텍은 2023년 12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정책 강화 등을 포함한 경영혁신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6%대인 자사주 비중을 15%까지 확대하는 등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 등 주주환원율을 30%대로 유지하겠다는 게 골자다. 배당 성향은 종전 10%에서 최대 2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취득으로 DB하이텍의 자사주 지분율은 6.14%에서 7.14%로 증가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히 수행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움직임에도 소액주주연대 등 일부 투자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자사주 매입에 그치지 말고 소각까지 연결해 주가 부양에 더욱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올해 3월 열린 DB하이텍 정기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연대는 자사주 소각 안건을 제안했으나 부결됐다. 당시 조기석 DB하이텍 대표는 "자사주 소각만이 답은 아니다. 주주들의 염려는 잘 알고 있고 보유 중인 자사주는 신중하게 잘 사용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상목 DB하이텍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무조건) 자사주 매입을 반대하는 건 아니나 시장에서의 신뢰 회복, 주주와의 의사소통 의지는 여전히 부족한 것 같다"며 "(매입한 자사주를 어디에 사용할지 등)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11월까지 기간이 있기 때문에 DB하이텍은 주가 흐름에 따라 중간중간 자사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목표치인 15% 도달을 위해 추가적인 활동도 이어질 전망이다.

*DB하이텍 1년 주가 추이 *출처 : 네이버증권

◇대기업 요건 충족 유력, 유예 기간 내 변동 가능성↑

공교롭게도 경영혁신 계획이 공유된 이후 DB하이텍 주가는 하락세다. 이달 들어 소폭 회복되면서 3만원대로 떨어지기 직전에 반등한 상태다. 7일 장 마감 이후 자사주 매입 소식이 전해지자 8일 주가는 전일 대비 1650원 오른 4만4450원으로 마쳤다.

최대주주인 DB Inc은 들쑥날쑥한 DB하이텍 주가에 최근 부담이 크다. 무엇보다 지주사 전환 이슈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상 '재무상태표상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면서 '자회사 지분가액의 합계액이 자산총액의 50%(지주비율) 이상'이면 지주사로 강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관련 법에 따라 상장 자회사 지분율을 30%까지 늘려야 한다. 앞서 DB하이텍이 때아닌 8인치(200mm)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호황으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DB Inc는 해당 문제에 직면했었다. 당시만 해도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2대 주주(지분 7.05%)로 있는 등 안팎으로 지분 확보가 쉽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 시장 침체로 DB하이텍 주가가 급락하자 유예 기간(약 2년) 중 기준에 미달하게 되면서 DB Inc는 한숨 돌렸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 일시적으로 주가가 뛰면서 DB하이텍은 5만원대 후반으로 2023년을 마무리한 점이다. 이달 중순 내로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집단을 지정할 예정인데 연말 기준으로 DB Inc는 재차 대기업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2월 KCGI와의 블록딜이 극적으로 성사되면서 현시점에서 DB Inc의 DB하이텍 지분은 18%대로 추정된다. 2년 전보다 지분이 늘긴 했으나 여전히 10% 이상을 추가해야 하는 셈이다.

같은 사안을 한차례 경험한 DB Inc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아직까진 크게 신경쓰지 않는것으로 전해진다. KCGI발 리스크가 해소된데다 DB하이텍 주가가 4만원대 박스권을 형성한 영향이다.

올해 8인치 파운드리 전망도 좋은 편이 아니어서 주가가 대폭 뛸 여력이 부족하기도 하다. 이같은 추세면 다시 요건에서 벗어날 수 있다. 단 반대의 경우면 대응 모색이 불가피하다. 올해 하반기 DB하이텍 사업과 주가에 눈길이 가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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