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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김경진의 삼양 바이오 청사진 "DDS 기반 CDMO·신약"김경진 삼양홀딩스 신임 대표 "가장 큰 저력 SENS, 유전자 치료제 겨냥"

김성아 기자공개 2025-05-02 07:45:09

이 기사는 2025년 04월 30일 15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양그룹이 레드바이오에 진출한 건 벌써 30년의 역사가 있다. 정체성도 분명하다. 1993년 국내 최초로 수술용 봉합사를 개발한 후 글로벌 원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제당에서 출발한 항암제 사업 역시 탄탄한 매출 기반이 됐다.

삼양그룹은 이에 그치지 않고 '넥스트'를 바라본다. 삼양그룹이 바이오 사업에서 다음 먹거리로 낙점한 건 위탁개발생산(CDMO)과 신약이다. 이를 위해 새 수장도 선임했다. 생산과 신약 R&D 역량을 모두 갖추기 쉽지 않지만 적임자가 있었다. 바로 3월 정기주총 이후 수장이 된 김경진 삼양홀딩스 대표다.

김 대표는 삼양그룹의 바이오 역량을 '무시 못할 100년의 역사'로 평가했다. 그룹 전체에 걸친 탄탄한 기술력이 바이오 사업 DNA에도 새겨져있다는 의미다.

그는 잘 정비된 토양에 좋은 집을 지을 설계도를 만드는 중이라고 말했다. 더벨은 김 대표가 그리는 삼양그룹 바이오 사업의 넥스트 청사진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그가 삼양그룹으로 적을 옮기고 하는 첫 언론 인터뷰다.

◇봉합사·항암제 기존 사업의 안정적 성장 "캐시카우 역할"

삼양그룹의 바이오 사업은 삼양홀딩스 내 바이오팜그룹이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삼양홀딩스의 대표이사이자 바이오팜그룹장으로서 바이오 사업 전체를 진두지휘한다.

현재 바이오팜그룹의 매출을 책임지고 있는 두 축은 봉합사와 항암제다. 두 사업 모두 시장에서 압도적인 경쟁률을 가지고 있다.

봉합사는 글로벌 원사 시장 점유율 1위다. 항암제 대표 제품인 제넥솔의 경우 2017년부터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치고 국내 파클리탁셀 제제 시장에서 1위 입지를 보이고 있다.


매출 성장세도 견조하다. 지난해 봉합사와 항암주사제, 패취 제품 등 의약 사업군 매출액은 3364억6700만원이다. 일부 정보통신 사업 매출이 포함돼있긴 하지만 해당 제품군 추이를 보면 최근 3년간 계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점유율 역시 곧 10%선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 봉합사와 항암제는 바이오팜그룹의 '캐시카우'로서 안정적인 사업 궤도에 접어들었다"며 "지금은 두 캐시카우를 기반으로 신사업 확장을 통해 삼양그룹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세포독성항암제 특화 CDMO, 개량신약 CDO 사업 추진

새로운 100년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는 시기. 이 가운데 바이오팜그룹이 제시한 신성장동력은 CDMO와 신약이다. 우선 CDMO 사업을 통해 중단기적 성장을 노리고 자체 신약 개발로 바이오 사업의 밸류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삼양그룹이 진출한 CDMO 사업은 세포독성항암제 완제품 CDMO로 항암 주사제 분야에 특화돼있다. 기존 사업에서 가지를 뻗어가는 방법으로 신사업에 진출하는 삼양그룹답게 CDMO의 색깔 역시 기존 항암제 사업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이미 항암제 시장에서 표적 항암제, ADC 등 새로운 모달리티가 등장하면서 세포독성항암제의 비중은 10%로 줄었다. 고객 수주가 관건인 CDMO 사업에서 고객 풀이 적다는 것은 세포독성항암제 CDMO 시장의 한계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우리 CDMO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 제품이 있다는 것"이라며 "이미 확보하고 있는 12종의 다양한 세포독성항암제 파이프라인은 수익성을 보전할 수 있는 공장가동률을 받쳐줌과 동시에 일종의 포트폴리오로서 고객 수주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삼양홀딩스 바이오팜그룹은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자체 약물 전달 기술(DDS) 역량을 기반으로 한 CDO 확장을 꾀한다.

김 대표는 "최근 의약품 개발 트렌드는 주사제를 장기형 주사제로 바꾸는 등 DDS 기술을 활용해 의약품의 상업적 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삼양그룹은 기본적으로 DDS 역량이 뛰어나기 떄문에 이 역량을 CDO 사업과 접목시키면 고객사에 일종의 개량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량신약 콘셉트 CDMO 사업이 결실을 맺는건 2030년 정도로 예상된다. 올해 시생산을 시작한 신공장에 구공장 품목이 본격적으로 이관된 후 2~3년간 관련 포트폴리오를 확보, CDO 고도화를 시작한다면 5년 뒤 성과가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신약도 'DDS'…SENS 플랫폼 활용 '투트랙' 신약개발 전략 전개

삼양그룹의 DDS 역량은 바이오팜그룹의 궁극적 목표인 자체 신약 개발에도 적용된다. mRNA 신약 개발이라는 기본적 틀은 달라지지 않지만 여기에 삼양그룹만의 차별화 포인트를 더해 경쟁우위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신약 개발에 활용되는 DDS 기술로는 약물전달체 플랫폼 'SENS'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입사 이후 바이오팜그룹의 저력 중 하나로 SENS를 꼽았다.


김 대표는 SENS의 장점으로 '선택적' 적용성을 꼽았다. 코로나 백신에 사용돼 널리 알려진 기존 LNP 기반 전달체는 간 중심으로 편중된 분포 특성과 반복 투여 시 독성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SENS는 반복 투여 시에도 지속적으로 효능을 유지하고 독성이 낮게 나타났다. 간 뿐만 아니라 폐, 비장 등 다양한 장기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고 다양한 질환군에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김 대표는 SENS의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기존 SENS는 'Stability Enhanced Nano Shells'이었는데 김 대표 취임 이후 선택성을 강조하는 'Selectivity Enabling Nano Shells'로 단어를 교체했다.

김 대표는 "이제는 안정성 확보를 DDS 기술의 장점으로 내세우는 단계는 지났다"며 "최근 mRNA 신약 개발에서 가장 핫한 토픽은 과연 선택적으로 약물이 도달할 수 있느냐라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바이오팜그룹은 이 SENS를 활용해 투트랙으로 신약 개발에 나선다. 먼저 기존 SENS 개발 방향인 다양한 페이로드 탑재를 통한 신약 개발이다. 이미 감염병 예방백신과 치료제뿐 아니라 항암제 신약 개발 등 다양한 공동연구와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 대표가 제시한 새로운 전략은 SENS 전달체를 활용한 신규 모달리티 개발이다. 반감기가 짧은 단점을 지닌 mRNA를 능가하는 유전자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게임체인저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신약에서 발굴하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신약 개발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새로운' 무언가를 먼저 보여줘야 한다"며 "기존 공동연구 등을 통해 단기적인 신약 분야 성과를 내면서도 새로운 모달리티 개발을 통해 바이오팜그룹만의 신약 역량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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