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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ite 스토리]한선엔지니어링, 'G2P' 적용 제2공장 내년 가동 가시화①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도입, 다품종 소량 생산능력 향상 기대…"퍼스트 무버 전환"

부산=신상윤 기자공개 2025-05-07 07:53:58

[편집자주]

'온 사이트(On site)'는 흔히 '현장(現場) 혹은 현지(現地)'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현장에선 문자와 숫자가 아닌 크고 작은 소리, 다양한 동작이 반복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제품과 상품이 만들어진다. 더벨은 노동과 지식이 결합하는 현장(On site)에서 기업 구성원이 공유하는 인사이트를 찾고, 그들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전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09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산국가산업단지(녹산공단)는 부산 강서구와 경남 창원시 진해 일대를 중심으로 바다를 매립해 조성됐다. 부산신항과 가덕도가 인접한 탓에 녹산공단에는 조선기자재나 기계부품, 철강재 관련 기업들이 대부분 분포돼 있다.

◇'공정률 45%' 제2공장,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 도입

지난 21일 오후 찾은 녹산공단은 다양한 제품들을 실은 대형 트레일러들이 분주히 도로를 오가며 굉음을 내고 있었다. 도심에서 듣기 쉽지 않은 굉음을 들으며 녹산공단 중심부인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과 강서소방서가 있는 구역 뒤편으로 200여m를 걸어가니 창업 11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한선엔지니어링 본사가 나타났다.

그리고 한선엔지니어링 본사에서 차량으로 약 1분간 이동한 곳에선 제2공장 신축 현장을 만날 수 있었다. 대지면적 1만1310.8㎡, 연면적 3만973.8㎡ 규모 제2공장은 한선엔지니어링이 550억원을 투자해 신축하고 있는 곳이다. 이날 찾은 제2공장 신축 현장엔 특수 주문한 붉은색 굵은 철제들로 세워진 골조들이 대량으로 세워져 있었다.

전체 5층으로 지어질 제2공장은 1개층 높이가 일반 오피스나 주거시설보다 훨씬 높게 설계됐다. 이제훈 한선엔지니어링 대표는 "정밀 가공이 필요한 공정들이 많아 골조를 다른 공장보다 더 튼튼하게 제작한 탓에 비용도 많이 들었다"며 "완공되면 아파트 10층 정도가 될 것인데 녹산공단 안에서도 꽤 눈에 띌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하반기 착공한 한선엔지니어링 제2공장은 현재 공정률이 45%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이르면 올해 말 완공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 자동화 시스템 점검 등을 거쳐 하반기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축 공장 투자비 550억원은 2023년 11월 상장하면서 확보한 공모금과 최근 발행한 전환사채(CB) 등으로 마련했다.

한선엔지니어링 제2공장은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적용된다. 이 대표는 "코스닥 상장 후 LG전자 생산기술원 LG에서 기 검증된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도입하게 됐다"며 "LG전자 생산기술원이 참여해 한선엔지니어링 공정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해 새 공장 설계 단계부터 도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선엔지니어링은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계장용 피팅 및 밸브 등을 제조한다. 철강재를 깎아 생산한 피팅이나 밸브 자체로도 판매되지만, 이를 다양한 모듈 형태로 조립해 고객사에 납품된다. 이 과정에 사람의 손이 활용돼야 하는데 한선엔지니어링은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갖춘 만큼 생산성 효율화가 수익성과 극대화되는 것이다.

신축 공장에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 도입돼 생산성 향상이 기대되는 이유다. 한선엔지니어링은 LG전자 생산기술원과 협업해 아마존이나 쿠팡처럼 'G2P(Goods To Person)' 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공정 내 물류를 완전히 자동화해 작업자가 한자리에서 가공과 조립, 포장 및 납품까지 마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한선엔지니어링 제2공장 신축 전경. /출처:한선엔지니어링

◇다품종 소량 생산 덕에 다양한 산업 활용, '퍼스트 무버' 전략으로 전환

한선엔지니어링은 제2공장이 가동되면 기존 생산성이 2배 가량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활용되는 본사 공장보다 연면적이 4배 이상 넓은 데다 완전 자동화까지 이뤄지기 때문이다. 최근 주요 고객사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해 본사 공장이 쉴 틈 없이 가동되고 있어 제2공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이날 찾은 본사 공장 4개동에선 100여명의 직원들이 제품 생산과 가공, 검사 및 포장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검사실의 경우 1명의 작업자가 손가락 크기 밸브를 1개씩 조명에 비춰보며 불량 유무를 확인했다. 다품종 소량 생산 체계를 갖춘 한선엔지니어링은 고객사 주문에 맞춰 3만여개 제품군을 생산할 수 있다.

한선엔지니어링의 고객사는 특정 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 반도체나 석유화학 같은 첨단산업뿐 아니라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도 활용된다. 특히 수소시장에서 한선엔지니어링은 미국 블룸에너지와 SK에코플랜트가 합작한 법인 '블룸SK퓨어셀'을 통해 SOFC에 플러밍 모듈을 공급하는 등 시장을 키우고 있다.

제2공장 신축도 SOFC와 ESS 같은 에너지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한선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85억원, 영업이익 4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소폭 줄었지만 수요 증가에 힘입어 매출액 증대가 이어지고 있다.
▲한선엔지니어링 본사 공장 내 검사실. /제공:한선엔지니어링

한선엔지니어링은 제2공장이 완공되면 최대 1500억원 수준 매출액을 거둘 수 있는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공모자금과 이자 부담이 없는 CB 등을 활용해 공장 신축에 나선 만큼 재무 부담도 적다는 설명이다. 최근에는 기술력 및 R&D 강화를 위해 신임 연구소장도 영입했다. 아울러 제2공장 완공 뒤에는 본사 공장도 증축할 계획이다.

이 대표는 "한선엔지니어링은 설립 초기 패스트 팔로우 전략과 더불어 IT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 집중해 빠르게 성장했다"며 "이제는 퍼스트 무버로서 동종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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