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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ite 스토리]이제훈 한선엔지니어링 대표 "퍼스트 무버 전환"②제2공장 550억 투자,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연매출 1500억 규모 생산능력 증설

부산=신상윤 기자공개 2025-05-07 07:55:14

[편집자주]

'온 사이트(On site)'는 흔히 '현장(現場) 혹은 현지(現地)'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현장에선 문자와 숫자가 아닌 크고 작은 소리, 다양한 동작이 반복돼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제품과 상품이 만들어진다. 더벨은 노동과 지식이 결합하는 현장(On site)에서 기업 구성원이 공유하는 인사이트를 찾고, 그들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전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13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금까지 성장 전략이 '패스트 팔로우'였다면 이제는 '퍼스트 무버'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이제훈 한선엔지니어링 대표(사진)는 최근 부산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설립 초기에는 동종업계가 잘하는 것을 빨리 벤치마킹하는 데 집중했는데 이제는 기술이나 제품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신축 제2공장에서 기존 생산 방식을 획기적으로 자동화해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선엔지니어링은 본사가 있는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녹산공단) 인근에 제2공장을 새로 짓고 있다. 550억원을 투자해 짓는 제2공장은 연면적 3만973.8㎡, 전체 5층 규모다. 지난해 하반기 착공해 공정률은 45%를 기록했다. LG전자 생산기술원 도움으로 LG전자 스마트팩토리 솔루션도 처음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LG전자 생산기술원이 한선엔지니어링 공정 맞춤형 솔루션을 설계해 'G2P(Goods To Person)'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라며 "연간 매출액이 최대 1500억원까지 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능력을 키워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매출액과 비교하면 3배 정도 증가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자신감은 최근 수요가 증가한 에너지산업에 기인한다. 한선엔지니어링은 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계장용 피팅 및 밸브를 생산한다.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를 갖춘 덕에 수요처는 다양하다. 반도체나 석유화학 같은 첨단산업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도 수요가 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블룸에너지, 플러그파워 등도 저희 고객사"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관세를 높이려곤 하지만 현지 기업들도 가격을 인상하면서 오히려 저희 제품들의 가격 경쟁력이 생기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장 큰 경쟁 상대인 중국을 겨냥한 만큼 이번에 완전히 자동화된 제2공장이 완공되면 원가 경쟁력도 갖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선엔지니어링 제2공장은 동종업계의 낮은 생산능력과 비교했을 때 획기적인 변화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피팅 및 밸브 시장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대부분인 데다 원재료인 철강재를 깎고 다듬어 조립하는 공정이 대부분이다. 이에 다수 인력 투입이 불가피한데 자동화나 IT 기술 도입이 더뎌 생산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대학 때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해 IT 기술을 잘 접목하면 생산성을 높여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겠다고 봤다"며 "공장뿐 아니라 신제품 개발에도 IT기술을 활용해 시간과 비용 절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빠르게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우였다면 고난의 길이지만 새로운 길을 걷는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65년 11월생인 이 대표는 서울대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어 미국으로 넘어가 다시 컴퓨터 사이언스로 학부와 석사, 박사 등을 마쳤다. 글로벌 IT 기업에서 근무도 했던 그는 부친이 창업한 한국선재를 물려받기 위해 한국으로 복귀했다. 한국선재를 물려받았지만 자신만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싶은 의지도 컸다.

이 대표는 "한국선재와 같은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다품종 소량생산 시장에서 생산성을 높이면 좋겠다고 한선엔지니어링을 설립해 계장용 튜브, 피팅 시장에 진출했다"며 "처음에는 동종업계 수요가 많은 제품을 생산해 따라가면서 공정에 IT 기술을 도입한 결과 이제는 기술이나 모든 면에서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2012년 2월 설립된 한선엔지니어링은 그해 6월 경영난을 겪던 새한엔텍 시설과 자산을 인수해 비교적 빠르게 성장했다. 든든한 모회사 한국선재 지원도 무시할 순 없었지만 이 대표가 투자와 기술 개발을 전면에서 지휘한 결과 2023년 11월에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정도로 기업가치가 개선됐다.

그는 "상장할 때 들어온 자금과 CB 발행으로 조달한 금액 등을 활용해 새로운 공장에 투자한 것"이라며 "이제는 퍼스트 무버로서 동종업계보다 한발 앞서서 새로운 제품들을 개발하고 공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적지 않은 투자를 결정했지만 흑자 경영을 이어가며 안정적인 현금흐름도 창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34% 수준으로 재무건전성도 양호하다. 올해는 에너지시장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외형 증대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끝으로 "한선엔지니어링은 원칙과 상식을 지켰기 때문에 고객들이 계속 찾아주시면서 다양한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임직원들도 주인의식을 갖고 일을 하는 착한 회사라는 점을 믿고 지켜봐 주시면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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