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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삼성 준감위, 이사회 중심 경영 함께 고민"1~3기 위원 활동 중인 원숙연 이화여대 교수 "각사 이사회 독립성 강화 고민"

김형락 기자공개 2025-05-12 08:12:17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2일 07시1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느 기업이든 어떤 제도가 특히 불편한 제도가 정착하려면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끊임없이 힘을 실어 준 덕분에 존재감이 확고해졌습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위원으로 활동 중인 원숙연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사진)는 최근 theBoard와 만나 삼성그룹에서 준감위 존재를 상수로 만든 가장 큰 자양분은 이 회장이 보여준 자세라고 했다. 이 회장은 매 기수 준감위와 소통하며 위원회 활동 방향을 따르고 있다.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원숙연 이화여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theBoard와 만나 "합리적 지배구조 핵심 중 하나는 이사회 중심 경영과 독립성 강화"라며 "7개 관계사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잘 이뤄지도록 준감위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2021년 3월 준감위 1기 위원으로 보선돼 현재 3기 위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1기 위원장이었던 김지형 전 대법관 제안으로 준감위에 합류했다. 행정학자로서 경험과 전문성을 도움이 되는 곳에 쓰자고 결심했다.

준감위는 2020년 2월 출범했다. 삼성 계열사의 준법 감시·통제 기능을 강화해 정도 경영을 실천하고, 사회적 신뢰를 높이기 위해 설치된 독립적·자율적 위원회다. 삼성 7개 계열사(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의 준법 의무 위반 리스크가 높은 사안을 검토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위원회는 위원장 1인을 포함해 7인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위원 임기는 2년이고, 연임할 수 있다. 회의는 월 1회 이상 개최를 원칙으로 하고, 필요할 땐 수시로 연다. 최근 준감위는 계열사의 한국경제인협회 가입·회비 납부 건과 관련해 필요한 권고를 했다.

원 교수는 준감위 회의 과정이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했다. 준감위는 7개 관계사 이사회 안건과 현안을 살핀다. 원 교수는 "오후 2시에 시작한 회의를 저녁도 안 먹고 밤 11시까지 하기도 한다"며 "위원 한 명 한 명이 독립성을 가지고 의견을 내며 난상 토론을 벌인 끝에 하나의 위원회 목소리로 모인다"고 말했다.

준감위 활동 성과는 시기에 따라 달랐다. 1기는 이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4세 경영 승계 포기 선언, 무노조 경영 철폐 등 획기적 변화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2~3기는 준법 경영 문화를 체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진단했다.

원 교수 개인적으로는 준감위가 정경 유착 고리 끊는 데 기여했다고 봤다. 준감위가 계열사의 대외 후원금을 지출을 사전에 검토하고 있어 부적절한 대외 후원 요구를 막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준감위는 민감한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위원회는 시작과 동시에 핵심 의제를 △경영 승계 △노조 △시민 사회 소통으로 설정하고, 논의를 거듭해 준법 권고를 발표했다. 2022년 2월 출범한 2기 위원회는 △인권 우선 경영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ESG 중심 경영이라는 3대 중점 과제를 선정했다.

가장 큰 관심 사안은 지배구조 개선이다. 준감위는 활동 초기부터 '삼성 준법 이슈 핵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있다'고 진단했다. 준감위 권고를 받아들여 이 회장이 직접 4세 승계를 포기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이다.

준감위는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해법을 찾는 중이다. 위원회와 삼성 모두 다양한 모델을 연구·검토하며 거시적인 관점에서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다.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구성원 의견을 두루 경청하고 있다.

원 교수는 합리적 지배구조의 핵심 중 하나로 이사회 중심 경영과 독립성 강화를 꼽았다. 그는 "지배구조, 컨트롤 타워를 어떻게 할지는 짧은 시간 안에 답이 나올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며 "7개 관계사에서 이사회 중심 경영이 잘 이뤄지도록 준감위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준감위의 궁극적 과제는 자기 소멸이라고 했다. 원 교수는 "앞으로 과제는 지금까지 해왔던 노력이 삼성그룹에 조직 문화로 뿌리내려 더 이상 준감위가 필요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준감위는 자기 소멸을 향해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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