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변화의 중심' 서상원 부사장, 시험대 오른 내부통합 역량③현대차 스태프 출신, 2022년 합류…성수동 부지 매각 등, 서강현 사장 최측근
이호준 기자공개 2025-05-16 07:55:15
[편집자주]
요즘 철강업계에서 이렇게 중심을 꿰찬 회사가 또 있을까. 현대제철 얘기다. 저가 철강재 공세에 맞서 후판과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고 노조와의 강대강 대립도 정면 돌파했다. 이제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제철소까지 짓는다. 화제성만 따져도 업계를 넘어 재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이 거센 흐름을 이끄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더벨은 서강현 사장을 비롯한 현대제철의 핵심 경영진을 중심으로 그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3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상원 경영지원본부장 부사장 앞에는 '핵심 참모'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재무통 출신인 서강현 사장이 재무구조와 투자 계획을 짠다면 서 부사장은 이를 현장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조직 정비와 제도 수립을 총괄한다.지금은 현대제철 내부 변화가 가장 거센 시점이다. 서 부사장은 기업문화를 정비하고 남는 인력을 재배치하며 내부 갈등을 흡수하는 조정자 역할이다. 비철강·비현장 출신의 스태프라지만 이 시점에서 그의 무게감은 단순한 관리직 그 이상이다.
◇정통 현대차 라인 출신…2022년 현대제철 합류, 성수동 부지 매각 주도
1967년생인 서 부사장은 대전 출신으로, 인사와 지원 라인을 두루 거친 정통 현대차 인사다.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3년 현대차에 입사했다. 인사지원실장을 지낸 뒤 2012년 10월 연구개발인사실장으로 임원 경력을 시작했으며 2017년 상무로 승진했다.
현대차 재직 시절에는 애처가로 소문났고 자녀 셋과 가족 간 유대가 깊다. 평일엔 워커홀릭으로 불릴 만큼 일에 몰두하지만 주말엔 가족과 보내며 요리와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신망 높은 리더로 알려져 있다.
주로 남양연구소에서 현대차 임원 경험을 쌓았고 이 시기 경영지원 라인을 중심으로 인맥을 넓혔다. 박정국 전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을 비롯해 정유석 현대차 국내사업본부 부사장 등과 이때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는 전언이다.
그룹 내 기술 조직에 대한 이해와 조직 운영 능력을 인정받아 2019년 현대트랜시스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트랜시스는 변속기와 시트 생산 계열사로, 당시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의 합병을 통해 막 출범한 시점이었다.

신설법인의 안착과 조기 통합이 중요한 때로, 그룹은 서 부사장을 투입해 상황을 진정시키려 한 셈이다. 그는 경영지원본부장으로서 생산, 판매, 연구개발 역량을 통합하고 노사 안정과 조직 재편을 추진했다. 트랜시스 출범 이후 첫 3년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이 시기 조인영 인사실장과도 긴밀히 호흡을 맞췄다.
2022년 현대제철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당시 현대제철은 직전해 2조2998억원의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냈지만 구조 전환 압력이 심했다. 봉형강 부문 침체와 해외사업 정비로 저수익 부문 정리가 불가피했고 조직문화 개편과 감산, 비가동 조치 등 난제들이 쌓여 있었다.
이때도 전환기 인사 카드로 서 부사장이 낙점된 셈이다. 복잡한 구조조정 국면을 조율해야 하는 자리였다. 실제 2023년 현대차 CFO였던 서강현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서 부사장은 그와 함께 삼표산업에 성수동 레미콘 부지를 매각하며 사업 재편을 단행했다. 이후 2024년 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현재도 현대제철의 경영을 이끌고 있다.
◇변화의 한복판, 조용히 갈등 조율…“서강현 사장 핵심참모”
현대제철은 철강 중심의 제조업체다. 오랜 시간 축적된 숙련도와 순혈주의가 조직 구석구석에 스며 있다. 서 부사장이 제조업에 익숙하고 현대차 출신이라는 무게를 지녔다 해도 철강사 특유의 신뢰와 경험은 쉽게 얻을 수 없다.
이로 인해 일부 직원들 사이에선 서 부사장을 “우리”가 아닌 “외부 인사”로 인식하는 분위기도 있다. 특히 현장 출신이 아닌 스태프에 대한 거리감도 남아 있다.
하지만 지금 현대제철은 큰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 현대IFC와 현대스틸파이프 등 비핵심 자회사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고,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은 파업과 직장 폐쇄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 건설에는 약 8조50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어서, 자산 정비와 인력 재배치도 불가피하다.

조직문화 측면에서도 성과가 보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업계 최초로 경영 리스크 대응 매뉴얼과 복구 절차를 체계화하며 ISO 22301 인증을 취득했다. 또 인권경영 원칙에 따라 인권침해 예방과 리스크 완화를 위한 인권헌장도 공식 선언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외부 출신이라 사실 거리감이 있지만 영향력은 상당하신 분"며 "워커홀릭형 인물"이라고 평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i-point]더바이오메드, 치주질환 조기진단 플랫폼 공동개발 MOU
- 채비, 인도네시아 Helio와 전기차 충전 인프라 MOU
- [i-point]엔에스이엔엠, FMC 만찬회서 '어블룸' 글로벌 비전 선포
- [i-point]케이쓰리아이, 피지컬 AI 본격화
- [i-point]한국디지털인증협회, '2025 블록체인&AI 해커톤' 설명회 개최
- [i-point]크라우드웍스, 카이스트 'AI 기술설명회'서 최신 기술 동향 소개
- [i-point]아이티센글로벌, 1분기 매출 1조6366억 '어닝 서프라이즈'
- [네패스그룹은 지금] 아픈 손가락 FO-PLP 중단, 대여금 회수 '미지수'
- [이해진의 복귀, 네이버의 큰 그림] 하이퍼클로바X, 검색 넘어 전사적 AI 확장 본격화
- [강소 전선업체 리포트] 대원전선, 미래차 핵심 부품사 도약 '시동'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변화의 중심' 서상원 부사장, 시험대 오른 내부통합 역량
- [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판재사업 키맨 김원배 부사장, 봉형강 정비 중책맡았다
- [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새판 짜는 서강현 사장, 구조조정 넘어 조직문화 '리빌딩'
- 현대비앤지스틸도 칼 뽑았다…당진공장 매각 추진
- 확장보다 생존…포스코스틸리온, ‘현금 중심 경영’ 속도
- 이차전지 3사에 1조 수혈…포스코홀딩스 '재무의 힘'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승계 위한 '첫발' 디뎠다...과제는 '순환출자' 해소
- [중견 철강사 생존전략]'쌓여가는' 잉여금, 배당은 '보수적'
- [thebell note]현대제철, 신뢰를 회복하려면
- '흑자전환' 세아베스틸지주, 항공방산소재 '효자' 등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