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본코리아 거버넌스 점검]성장엔진이자 구조적 한계 '백종원'①브랜드·마케팅·위기대응까지…창업자 개인에게 집중
윤종학 기자공개 2025-05-19 08:33:27
[편집자주]
‘백종원의 회사’로 알려진 더본코리아가 2024년 말 증시에 입성한 지 반년이 지났다. 외식 프랜차이즈의 상장을 둘러싼 기대는 컸지만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고
연이은 논란과 더불어 조직 내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더벨은 상장 이후 불거진 신뢰 리스크의 본질이 어디에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더본코리아의 이사회 구성, 지배력 집중, 경영 의사결정 구조 등 거버넌스 체계 전반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0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도록 하겠습니다."2025년 5월초 더본코리아의 창업자인 백종원 대표가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원산지 표기 오류와 위생 논란이 연달아 불거진 뒤, 두 차례의 사과문을 게재한 끝에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그는 대신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백 대표의 선언은 더본코리아가 처한 구조적 한계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상장 이후에도 회사의 대외 이미지, 위기 대응, 경영 전략 등 핵심 의사결정이 여전히 창업자 개인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더본코리아의 성장기를 이끌었던 1인 중심 구조는 이제 상장사로서의 지속 가능성을 묻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
◇방송활동과 맞닿아 있는 더본코리아 성장기
더본코리아는 오너인 백종원 개인의 브랜드화가 기업 확장의 출발점이자 실질적 마케팅 수단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5년 '마이리틀텔레비전'과 '집밥 백선생'을 시작으로 '백종원의 푸드트럭'과 '골목식당', '맛남의광장'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며 백 대표는 단순한 사업가가 아닌 '장사 전문가'로 자리잡았다.

그의 방송 출연이 활발했던 2015~2020년 사이 더본코리아는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 시기 빽다방,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등 주요 브랜드가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점포 수와 매출이 모두 급증했다. 미디어 노출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가맹 확장으로 연결되는 구조였다.
실제 더본코리아의 매출은 백 대표의 방송활동이 본격화된 2015~2016년 각각 33.5%, 41.2%씩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두 해 연속 70~80%대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순이익 역시 2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불어났다.
더본코리아는 2017~2018년을 전환점으로 단일 외식 브랜드에서 유통·설비·해외법인을 포함한 복합 사업 포트폴리오로 확장하며 과도기적 비용 부담을 겪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감가상각비, 임차료, 운반비 등 고정성 판매관리비가 일제히 급증했다. 이와 함께 지분법 손실이 3배 가까이 확대됐고 일부 해외법인과 신규 자회사에서 대손상각비도 발생했다.
더본코리아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매출이 전년 대비 21%가량 감소하지만 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전환 준비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2019년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하며 단순 실적부진이 아닌 회계처리상 변화가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후 더본코리아는 코로나 팬데믹 회복기 외식 수요 반등과 함께 유통·미디어 자회사 정비 효과가 더해지며 2020년 이후 연평균 25% 이상 외형 성장을 이어갔다.
더본코리아가 백 대표 개인의 브랜드 파워에 구조적으로 기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는 미디어 자회사 티엠씨엔터(TMC엔터)다. 이 회사는 2022년 8월 백 대표의 유튜브·방송 콘텐츠를 전담하기 위해 더본코리아에서 물적분할 형태로 설립됐다. 콘텐츠 기획, 영상 제작, 유튜브 운영 등 대표 개인의 활동을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였으며, 2024년까지 백 대표가 직접 대표이사를 맡았다.

◇상장사 체계와 거리…반복되는 1인 대응 구조
더본코리아는 2024년 11월 상장을 완료하며 형식적으로 상장 기업의 틀을 갖췄다. 하지만 더본코리아의 대외 전략, 브랜드 스토리텔링,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은 모두 백 대표 개인에 집중돼 있다.
2025년 3월부터 4월까지, 더본코리아는 원산지 표기 오류, 위생 관리 부실, 빽햄 성분 논란, 농약통 오해 등 복수의 논란에 직면했다. 이 가운데 공식적인 해명은 모두 백종원 대표 개인 명의로 게시된 사과문 형태로 이뤄졌다.
3월13일 첫 사과문과 3월19일 두 번째 사과문 모두 더본코리아 대표라는 서명만 덧붙었을 뿐 백종원 개인 자격의 사과문 형식이었다. 논란이 이어지자 4월15일이 되어서야 비로소 더본코리아 명의의 공식 입장문이 등장했다. 이 입장문에서 회사는 감사조직과 홍보팀, 위생관리 전담부서 신설 등 구조 개편 방향을 공개하며 조직 혁신 의지를 처음으로 공식화한 셈이다.
이는 창업자 개인이 곧 시스템이었던 구조의 한계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더본코리아가 넘어서야 할 첫 번째 구조적 한계는 창업자 개인에 집중된 위기 대응 구조를 시스템으로 분산시키는 일일 것이다.
이와 관련해 더본코리아 측은 "(재발방지를 위해) 현재 더본코리아는 외부 전문가를 보강하여 현장의 모든 프로세스를 원점에서 재설계 하였으며, 식품 안전, 위생·품질 관리를 총괄할 전담 부서를 즉시 가동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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