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시그널: PBR 0.3]KCC그룹, 업황 이기고 저밸류 넘을 카드 '배당 확대'실적개선 시일 필요한 '건설' 무배당 기조 지속, 작년 PBR 0.16배 최저
최은수 기자공개 2025-05-21 08:11:48
[편집자주]
주가는 단기적으론 인기 투표지만 길게 보면 계량기라는 말이 있다. 왜 헐값에도 투자자가 발길을 돌릴까. 시간이 지나면 진짜 무게가 드러난다. 그 괴리를 찾는 과정에 사용되는 지표가 주가순자산비율(PBR)이다. 최근 유력 대선후보는 PBR이 0.3배도 안되면 시장에서 정리해야 한다며 강하게 압박하기도 했다. 가시방석에 앉은 종목들을 더벨 SR본부가 저울에 올렸다. 저평가인지, 벗어날 수 없는 밸류트랩인지, 시장평가와 본질가치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을 재고 구조적 원인을 파헤쳐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4일 14시28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총 3곳의 상장사와 11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둔 KCC그룹은 건설업을 관통한 침체에 직격을 맞으며 2025년 재계 순위가 전년 대비 두 계단 내린 39위를 기록했다. 내부에서도 글로벌 경기침체, 그룹이 주력하는 화학·건설업 악화가 장기화하면서 IMF 이후 최악의 경영환경을 맞이했다는 인식을 공유한다.밖에서 KCC그룹을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투자시장에서 KCC 상장 계열사들은 수 년째 기업가치가 순자산을 밑돈다. 이 상황이 일시적이 아니라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숙제다. 이에 아직 실적 개선이 필요한 건설을 빼고 KCC와 KCC글라스가 적극적으로 배당을 늘렸고 PBR 박스권이라도 사수한 점이 흥미로운 포인트다.
◇'수 년째 저PBR 박스권' KCC그룹…건설 0.16배 최저
더벨 SR(서치앤리서치)본부가 코스피 상장사 808곳과 코스닥 상장사 1675곳 등 합계 2483곳 상장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연결 기준 PBR이 0.3배 미만인 곳은 총 225곳으로 집계됐다. 이 중 KCC그룹 상장 3개사 가운데선 KCC건설이 앞서 225개의 저PBR 요주의 종목에 포함됐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국내 증시 부진의 원인으로 저평가 기업들을 꼽으며 "PBR이 0.3배 미만인 회사는 적대적 인수합병(M&A) 등으로 청산할 필요가 있다"는 발언을 통해 시장에 반향을 일으켰다.
KCC그룹의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정몽진 KCC 회장이 동일인으로서 각각 KCC 지분을 35.19%, KCC글라스는 43.67%를 보유하고 있다(특수관계인 지분 포함). 더불어 KCC건설은 KCC가 36.03%로 최대주주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저BPR만을 이유로 적대적 M&A나 청산이 실현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KCC그룹 가운데서 가장 KCC건설의 PBR은 우려할 수준이다. 2024년 말 기준 PBR 0.16배를 기록했다. 보유자산의 6분의 1만큼밖에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수준이다. 직전 5년 간 추이를 살펴봐도 2020년 0.44배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림세를 보였다. 2023년부터 이 대선 후보가 제시한 M&A 마지노선인 0.3배를 밑돌기 시작했다.
KCC건설은 건설업황 악화에 따라 신규 수주와 착공 실적 감소 이익 창출력 약화 등의 삼중고를 경험했다. 특히 건설 경기 침체는 중소형 건설사의 수익성과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2024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25위로 중견건설사 중에선 상위권에 해당하지만 시장에서의 평가절하를 피할 수 없었다.
다만 올해 업계에선 KCC건설이 부진한 업황을 극복하고 실적 개선세를 나타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2024년 말 600억원 규모 매출채권 손상차손을 선제적으로 반영하고도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2023년(181억원) 대비 3배 넘게 증가한 646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을 시작한 것과 관련이 있다.
KCC건설 관계자는 "업무시설 건립 기술의 우수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 추가로 손상차손으로 인해 발생할 비용이 거의 없는 등 리스크 우려도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업황 이기는 밸류업' KCC·KCC글라스 적극적 배당으로 하방압력 방어
KCC와 KCC글라스는 업황 회복과 수익성 개선으로 주가를 지탱하려는 KCC건설과 조금 다른 길을 걷는다. KCC는 적극적 주주환원으로 2020년 0.3배를 소폭 웃돌던 PBR을 5년 뒤인 2024년까지 0.34배를 지키며 박스권을 형성했다. KCC글라스는 분할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던 2021년(0.69배)에 비해 하락했으나 0.4배 근처에서 안정감을 찾았다.

KCC와 KCC글라스 모두 건설경기에 영향을 받는 사업구조다. 다만 어려운 주가 방어를 위해 배당을 확대하고 있다. 그룹을 관통하는 공식적이 배당정책이 물밖으로 나와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일례로 KCC는 2024년 분기배당과 결산배당을 합쳐 주당 1만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07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주당배당금(DPS)이 1만원을 넘었다.
KCC글라스의 2024년 DPS는 1800원을 기록해 인적분할 이후 처음으로 당초 제시한 목표였던 액면배당률(200%)을 달성하지 못했다. 그러나 2024년 배당성향 75%를 나타내면서 분할 초기인 2020년(25%) 대비 3배가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KCC글라스는 순이익이 감소한다 하더라도 배당을 유지하려는 적극적 환원 의지를 시장에 피력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53% 감소했지만, 총배당액은 287억원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KCC그룹이 건설을 제외하고 배당을 늘릴 수 있었던 배경엔 현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유동성 곳간에서 꾸준히 여유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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