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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tion Radar]서정진 회장이 말한 생크션 "셀트리온에 위기 아닌 기회"관세 정책 부정적 영향 일축, 공장투자 일정 조정…미국 파트너사 추가 검토

한태희 기자공개 2025-05-16 08:35:01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5일 14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리스크는 제약바이오업계에 위기이자 기회가 됐다. 특히 약가 정책에 따라 수혜가 예상됐던 바이오 시밀러 업계에는 트럼프 정책은 판단하기 모호한 양날의 검과 같았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바이오 시밀러 대표 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이 공식적으로 생크션 리스크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서정진 회장(사진)이 전면에 섰다. 그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행정명령과 의약품 관세 도입 계획이 셀트리온을 비롯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본질은 오리지널 의약품 유통 구조 개선, 시밀러 영향 크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브리핑에서 제약사들이 30일 이내 자발적으로 처방약 가격을 인하하지 않으면 정부가 직접 가격 제한에 나선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의 약가를 유럽 등 다른 국가와 평준화하겠다는 강경 조치다.

이에 따른 한국 바이오 시밀러 기업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공존하는 가운데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을 구심점으로 15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급변한 정책에 따른 대응 방안 및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가이드라인 변경에 따른 파이프라인 보강 계획을 밝히기 위해서다.

서 회장은 "최근 들어 제약업계에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약가 인하,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과대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이를 과민하게 받아들이실 일이 아니다라는 점을 설명드리기 위해 이번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사보험 중심의 의료 체계를 보유한 미국 시장의 구조적 특수성을 약가 문제의 본질로 지목했다. 의약품을 만들어 파는 제약사 문제가 아니라 PBM(처방약급여관리회사), 보험사, GPO(병원연합) 등 중간 유통 구조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 행정부가 약가 인하를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에는 의약품 중간 유통 구조의 개선에 있다"며 "일례로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제품 도매가 대비 90% 할인돼 판매되지만 휴미라의 오리지널 의약품 점유율은 80%에 달한다"며 "할인된 부분이 환자나 의사에 돌아가는 게 아니라 중간 유통사로 돌아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본래 바이오시밀러가 시작되면 오리지널과 바이오시밀러가 경쟁해 선택된 업체를 중심으로 처방이 일어난다. 그런데 미국은 중간 유통 구조로 인해 오리지널 제품의 판매가 줄어들지 않아 이번 행정명령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인식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서 회장은 "바이오시밀러가 주력인 한국의 셀트리온 입장에선 짐펜트라를 제외하면 영향받을 요인이 별로 없다"며 "우리 회사의 주요 제품 중 현재 미국서 판매되는 제품은 유럽보다 비싸게 팔리는 제품도 없다"고 말했다.

◇원료의약품 미국 생산도 검토, 연내 시설투자 계획 확정

관세 도입 계획에 대해서도 최소 내년 말까지는 사업계획에 차질이 없을거라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최소 15개월에서 최대 21개월의 판매 재고를 확보한 상황으로 중간재인 원료의약품을 제외한 완제 작업은 유럽과 미국의 CMO(위탁생산)를 활용하고 있다.

서 회장은 "아직 발표되진 않았지만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 역시 셀트리온이 직접적인 관세 대상이 아니다"며 "미국에 판매하는 게 램시마, 허쥬마, 트룩시마 등인데 화이자나 테바를 통해 팔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미국에서도 완제를 만들 수 있는 CMO의 계약이 300만 바이알, 유럽에서는 2000만 바이알이 계약돼 있다"며 "1년에 미국에 파는 게 400만 바이알 정도인데 추가로 필요한 게 있다면 연말 전에 보완하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약 개발과 함께 추진 중인 CDMO(위탁개발생산) 사업과 추가적인 공장 투자에 대한 타임라인도 일부 조정했다.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사업 방향을 본격화하려 했으나 미국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도입 계획 등 정책 발표를 우선 기다려보기로 했다.

서 회장은 "공장 10만리터를 한국에 지으면 1조3000억원, 미국에 지으면 2조원 정도가 든다"며 "경제성을 따져보고 있으며 필요하면 국내에서 생산 중인 원료의약품의 사이트도 미국 파트너사로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약가 인하 정책과 더불어 바이오시밀러의 인허가 관련 변화의 움직임 역시 셀트리온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봤다. 미국 FDA는 최근 바이오시밀러 임상 3상 없이 1상 데이터만으로 의약품을 허가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 회장은 "1상 데이터만으로 허가받는 게 쉬워 보이지만 사실 더 어려운 것"이라며 "1상에서 안전성뿐만 아니라 동등성과 유효성 등을 함께 입증해야 하는데 R&D(연구개발) 역량과 자체 생산 및 판매 능력이 있는 회사에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를 통해 셀트리온이 보유한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숫자와 개별 매출 및 이익 규모가 오히려 급격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30년 23개, 2033년 34개, 2038년 40개까지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끝으로 서 회장은 "회사 EBITDA의 3분의 1까지는 주주에 환원하기로 한 약속이니 자사주를 사서 소각할 것"이라며 "올해 이미 4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는데 필요하다면 7000억원까지 계속 매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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