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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WM의 IB화

이지은 기자공개 2025-05-20 15:14:10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07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WM) 사업부문 확대를 위해 기업금융(IB)과의 시너지를 묘수로 내걸고 있다. 이미 IB 사업부문이 자리를 잡은 지 오래인 NH투자증권은 물론이고 WM 사업을 새로이 육성코자 하는 메리츠증권 또한 IB 인력을 경쟁사로부터 대거 흡수하는 모양새다.

효과가 적진 않아보인다. 혹자는 '차입만 일으켜도 문제가 있는 회사로 낙인찍힐 수 있다'고 우려할 정도로 기업들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쌓지만은 않아왔던 메리츠증권이 기업과 친화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피한 기업공개(IPO)에 진출하려는데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IPO 기능을 갖추면 고객예탁자산을 불릴 수 있는 까닭에 외면하긴 어려울 것이란 설명이다.

그러나 순기능만 있는 것 같진 않다. 지난해부터 잡음이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가운데서도 증권사 WM부문 내 희비가 갈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NH투자증권에 맡긴 자산을 한국투자증권으로 옮긴 것이다.

이같은 결단에는 여러 배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NH투자증권이 MBK파트너스와 협업해 인수금융 대출과 공개매수 주관에 나섰던 것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NH투자증권은 그간 MBK파트너스와 오랫동안 거래관계를 맺어왔던 하우스로 알려져 있다. IB 사업부문에서의 행위가 WM 사업부문에 영향을 미친 사례라는 평가다.

NH투자증권 WM부문 관계자들은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입을 모은다. IB와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WM부문 강화를 꾀하려 했던 계획에 일부 차질이 빚어졌지만 향후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IB 연계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기회를 모색하겠다는 포부로 읽혀졌다.

WM 사업이 'IB화(化)' 되어간다. IB업계에서는 어떤 거래 상대방과 손을 잡는지에 따라 또다른 고객을 잃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예가 2023년 있었던 에스엠 공개매수다. 당시 하이브는 에스엠 경영권을 쟁취하기 위해 삼성증권과 손을 잡고 공개매수에 나섰다. 삼성증권은 자문을 맡기 직전까지도 하이브와 맞서는 카카오를 고객으로써 잃을 수 있다는 부담을 느꼈다. 그럼에도 하이브 측에 섰고 역할을 다했다.

IB맨들은 주어진 거래에 충실함으로써 치열한 경쟁 속에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WM 시장도 새로운 먹거리가 절실한 가운데 경쟁이 치열해졌고, 전산 문제나 특정 이슈로 고객 자산을 뺏고 뺏기는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다. 잃는 것보다 향후 얻을 것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한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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