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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을 움직이는 사람들]'기술통' 이보룡 부사장, 판재사업 정상화 '전면에'④하이스코 출신, 친근한 소통형 리더…시황 반등 기대 속 점진적 실적 회복 기대

이호준 기자공개 2025-05-20 07:14:03

[편집자주]

요즘 철강업계에서 이렇게 중심을 꿰찬 회사가 또 있을까. 현대제철 얘기다. 저가 철강재 공세에 맞서 후판과 열연강판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고 노조와의 강대강 대립도 정면 돌파했다. 이제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전기로 제철소까지 짓는다. 화제성만 따져도 업계를 넘어 재계 전체가 주목하고 있다. 이 거센 흐름을 이끄는 인물들은 누구일까. 더벨은 서강현 사장을 비롯한 현대제철의 핵심 경영진을 중심으로 그 면면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16일 14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판재사업은 현대제철의 핵심 수익원이다. 수익성이 준수하고 그룹향 물량까지 뒷받침돼 실적을 꾸준히 지탱해온 축이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예전 같지 않다. 차 산업은 무역 장벽에 막혀 있고 조선은 외산재 공세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현장 관리부터 생산, 연구개발까지 거친 이보룡 부사장이 올들어 판재사업본부장에 임명된 데서부터 회사의 위기 대응 방향을 엿볼 수 있다. 수익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전환기에 그는 판재사업 재정비를 주도하고 있다.

◇자동차강판부터 현장·R&D까지 두루 경험…실적 반등의 핵심 축

이 부사장은 남양주 출신으로 1965년 9월생이다. 연세대학교 금속공학과 86학번으로, 학부를 마친 뒤 2006년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 역시 현대하이스코 출신이다. 현대하이스코는 냉연(자동차강판 등)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던 계열사로, 2015년 현대제철에 완전히 흡수됐다. 김원배 봉형강사업본부장 부사장 등도 같은 하이스코 출신으로 내부 결속력과 인적 신뢰가 두텁다.

현대차그룹에 자동차강판을 공급해야 하는 현대제철의 특성 때문이다. 자동차강판은 개발 기간이 길고 사양 등에서 완성차에 맞춘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기존에 포스코와 일본제철 등이 구축해 온 자동차용 강판 기술을 하이스코가 수년간 쫓아왔고, 이 과정에서 품질과 서비스에 대해 일관된 성과를 낸 인물들을 중용할 수밖에 없다.

이 부사장은 그런 맥락에서 자동차강판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평가된다. 스태프 라인이 아닌 현장 출신으로 당진 냉연생산실장으로 임원 생활을 시작해 생산기술실장, 압연생산기술실장, 생산기술센터장을 거치며 기술 부서에서 커리어를 일궜다.


2022년엔 당진공장 안전보건환경담당으로 이동해 직전 해 중대재해가 잇따랐던 현장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런 기여를 반영해 다음 해 연구개발본부장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2년간 연구개발비로 각각 2539억원, 2613억원을 집행하며 매출 대비 1%를 넘는 투자를 처음으로 이어가고 있다.

이런 투자 확대는 이 부사장이 이끄는 기술력 고도화와 제품 경쟁력 강화의 토대가 됐다. 현대제철은 ‘수익 중심 고부가 제품 개발’을 기조로 전기차 플랫폼용 초고장력강, 타이어 코드용 고강도 선재 등 개발에 속도를 내며 실질적인 R&D 성과를 확보했다.

올해는 판재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원배 부사장이 봉형강 부문으로 이동한 뒤 그 자리를 넘겨받은 셈이다. 이 부사장의 책임이 커진 배경엔 실적 부진이 있다. 임단협으로 촉발된 파업과 철강 수요 둔화가 겹치며 제대로 된 생산 대응이 이뤄지지 못했다. 그의 전략과 실행력이 하반기 반등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력과 리더십 갖춘 인물…시황 반등 기대 속 판재사업 회복 주도

현대제철의 판재사업본부는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열연과 냉연, 후판, 모빌리티 부품까지, 고로에서 생산돼 개발과 납품 등 전 과정이 중요한 핵심 부서다. 이 부사장을 이 자리에 앉힌 건 기술력뿐 아니라 조직을 이끄는 힘까지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실제 그는 사내에서 친근한 소통형 리더로 분류된다. 일부 직원들은 ‘우리 부사장님’이라 부를 만큼 기술적 안목과 더불어 사람을 챙기는 따뜻한 면모까지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다만 판재류는 자동차와 조선 등 산업 전반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자동차강판은 미국발 보호무역 조치에 직면해 있으며 후판 역시 저가 외산재에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 초고강도 제품 같은 고부가 개발과 새로운 수요처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오른쪽)

일단 사업 환경은 점진적인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부양책과 철강 감산 계획이 2분기 내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가격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 후판은 반덤핑 제소 효과로 유통 가격이 점진적으로 오를 것이란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앞서 이 부사장은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 판재 판매는 파업 등의 영향으로 감소했지만 2분기는 생산·판매 모두 정상화돼 판매량이 전분기 대비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자동차는 미국발 관세 충격 등 공급망 혼란이 예상되지만 전반적으론 견조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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