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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넥스 최창해 사단의 거취 '딜레마' 대표 구속 이후 '개점 휴업'...기존 펀드 놔두고 이직도 어려워

민경문 기자공개 2012-01-18 14:32:44

이 기사는 2012년 01월 18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베넥스인베스트먼트(이하 베넥스)가 김준홍 대표의 구속 이후 방향타를 잃고 표류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설립된 이후 SK계열사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해 왔지만 오히려 이것이 ‘독'이 돼 돌아온 형국이다.

당장 내부 인력 이탈이 우려된다. 그 중에서도 사모투자펀드(PEF)본부를 이끌고 있는 최창해 부사장의 거취는 벤처캐피탈 업계 초미의 관심사다. 최 부사장 개인뿐 아니라 본부 전체가 떨어져 나갈 수 있는 만큼 베넥스로서도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되는 셈이다.

최 부사장은 지난 2009년 KTB투자증권에서 영입됐다. 과거 증권감독원, 장기신용은행에 몸담기도 했던 그는 KTB투자증권 이사 시절 매그너칩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투자한 기업만 30여곳에 이른다.

최 부사장과 함께 KB인베스트먼트 출신 이창형 이사 등 5명이 베넥스로 옮겼는데 모두 KTB투자증권에서 한솥밥을 먹던 멤버였다. 평균 운용경력 13년이 넘는 이들 ‘최창해 사단'은 베넥스 합류 이후 아직까지 단 한 명의 이탈도 보이지 않고 있다.

당시 최 부사장에 주어진 미션은 PEF사업 강화였다. 실제 그가 영입된 2009년 이후 베넥스의 보유 PEF숫자는 무려 5개가 늘었다. 약정액 기준으로는 2000억원 정도였다. 확장 속도만 보면 전체 벤처캐피탈 가운데 단연 최고였다.

하지만 지난해 횡령·배임 혐의로 김준홍 대표가 구속되면서 베넥스는 순식간에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지식경제부는 지난해 6월 신성장동력 지방펀드 운용사로 베넥스-기업은행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두 달 만에 자격을 취소하기도 했다. 700억원 규모의 린드먼-베넥스 글로벌 신성장 펀드 역시 무한책임투자자(GP) 자격을 상실하면서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단독으로 이끌게 됐다.

최 부사장으로서는 ‘베넥스'라는 타이틀을 내세워선 추가적인 펀딩은 물론, 기존 펀드를 소진하기도 쉽지 않다. 그만큼 경영진의 모럴해저드는 벤처캐피탈에 치명적이었다. 회사 매각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손이 잡힐 리가 만무했다.

일찌감치 최 부사장을 눈독을 들이고 있었던 벤처캐피탈로서는 기회였다. 특히 PEF를 통해 덩치를 키우려는 벤처캐피탈 다수가 그에게 ‘러브콜'을 날리고 있다. 본부 인원 모두가 패키지로 이동할 경우 곧바로 전력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득이다.

심지어 최 부사장은 최근까지 ‘친정'인 KTB투자증권과도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PE본부 분리를 앞두고 있는 KTB투자증권이 그를 신규 법인의 수장으로 영입하려 했던 것. 결과적으로 이는 김윤모 전 솔로몬투자증권 대표이사와 권재완 공무원연금관리공단 자금운용본부장이 합류하면서 사실상 무산됐다.

업계에서는 최 부사장이 쉽사리 베넥스를 떠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기존 펀드 자산이 문제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베넥스가 매각되면서 정상적으로 펀드 이관이 되면 모를까, 현재 운용중인 펀드를 그대로 놔둔 채 타사로 이직하기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최 부사장 입장에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했다.

섣불리 이직을 선택할 경우 기존 펀드에 투자한 유한책임사원(LP)으로부터의 비난을 면하기가 어렵다. 펀드 만기 혹은 청산이 이뤄지기까지는 운용, 관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KTB복귀의 경우 그가 제 발로 걸어나온 회사인만큼 다시 돌아가기가 껄끄러울 수 있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최 부사장은 "지금으로선 이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기존 자산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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