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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서바이벌 창업캠프 "3일간의 밤샘 축제" 참가자 "가장 빡센 창업대회" vs 주최측 "기업가 역량 기르기 위한 것"

경기 양평=권일운 기자공개 2012-08-14 15:57:14

이 기사는 2012년 08월 14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주영 창업캠프 첫째날 행사가 끝난 11일 새벽 3시. 전국 예선을 거쳐 선발된 28개 팀을 대상으로 진행된 창업캠프의 1차 탈락자 상당수가 행사장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이튿날 오전 8시부터 열릴 패자부활전을 앞두고 잠을 쫓기 위해 들이킨 에너지드링크 캔이 이들의 책상 위에 늘어져 있었다.

패자부활전의 공정한 심사를 위해 이 시간까지 토론을 펼치던 심사위원들도 행사장을 찾았다. 현직 벤처캐피탈 심사역과 아산나눔재단 엔젤투자기금 운용팀으로 이뤄진 심사위원진은 순위를 매기는 것 이상으로 심사 과정에서 지적한 사항을 개선할 수 있도록 멘토링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심사위원인 배성우 아산나눔재단 대리는 "하룻밤 사이에 사업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도 "향후 기업을 경영하게 될 참가자들이 고객이나 투자자로부터 제기된 컴플레인에 대해 해답을 내놓진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1차 평가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팀들의 상황도 녹록지는 않았다. 패자부활전을 거친 팀보다 2시간 남짓 여유가 있었지만 첫째 날 심사위원들로부터 제기된 지적 사항을 개선하기 위해 밤을 새다시피 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12일 아침 1차 평가에서 탈락한 16개 팀을 대상으로 한 패자부활전이 열렸다. 팀별로 주어진 시간은 5분. 사업 모델이나 기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하기에는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1차 평가의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안이나 고민의 흔적을 내놓는지의 여부가 심사위원들의 평가 포인트였다.

아산나눔재단은 패자부활전을 통해 최대 4팀을 '구제' 하겠다고 밝혔지만 살아남은 팀은 2곳. 서울 예선을 거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노크온피플과 지역기반 관광 솔루션 업체 가치온소프트(강원)였다. 살아남지 못한 팀들은 곧바로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 귀가 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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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총 28개 팀을 대상으로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 정주영 창업캠프 1일차 행사에서 발표 중인 파인드스티브. 심사위원뿐 아니라 같은조 팀 13곳도 평가에 참여했다.

이튿날 프레젠테이션은 한층 더 치밀하게 진행됐다. 팀당 10분이 배정됐던 전날에 비해 3분이 줄어든 7분안에 심사위원들에게 회사의 모든 것을 알려야 했다. 심사위원단도 보강됐다. 벤처캐피탈 업계에서는 나성민 IMM인베스트먼트 팀장이, 현직 벤처기업가로는 김현진 레인디 대표가 추가 합류했다.

심사위원들은 지역예선과 캠프 첫째날을 거치는 동안 회사에 대한 설명은 충분했다고 판단, "본론만 간단히 설명할 것"을 주문했다. 참가 팀들도 이에 공감하고 회사와 사업 모델의 '키 포인트'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양상이었다.

포터블 DJ 장비를 개발하는 제이디사운드는 양산을 앞둔 장비를 심사위원들에게 직접 작동해 보도록 했다. 비행 로봇 업체 바이로봇은 "맨 앞줄 두 번째 자리에 비행체를 착륙시키라"는 심사위원 이주원 LB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의 주문에 직접 제품을 시연했다. 이처럼 대다수 팀들은 말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선보이는 방식을 택했다.

심사위원들의 질문도 한층 더 날카로워졌다. 회사의 지분 구조를 묻거나 수익성과 관련,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미 결혼까지 했는데 창업한 데 대해 부담은 없냐"거나 "대체 정주영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한 목적이 뭐냐"라는 돌발 질문도 나왔다.

18개 팀이 2개 조로 나뉘어 진행된 2일차 행사는 예정된 일정을 넘긴 밤 11시에야 끝났다. 경진대회 내내 참가자들은 물론 심사위원들과 실무를 맡은 아산나눔재단 관계자들까지 혀를 내두를 정도로 '빡세게' 진행된 행사였다. 최종 결선에 진출한 11개 팀의 면면은 밤샘 집계를 거친 뒤 마지막 날 아침 10시에 발표됐다.

한 참가자는 "프레젠테이션 재료를 만들고 심사위원들의 지적에 대한 대응 논리를 준비하는 것은 물론 상호 평가에도 참석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수천만 원의 상금을 걸고 개최하는 공공기관의 창업경진대회에서는 팀당 10분 안팎의 시간만 주어진다"며 "이번 정주영 창업캠프는 2박3일간 열려 주최측의 대단한 의지가 엿보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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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양평 코바코 연수원에서 10일부터 2박 3일동안 열린 정주영 창업캠프의 참석자들. 이들 가운데 11팀만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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