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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벤처투자, 구주매각이 차입금으로 바뀐 이유 KTB네트워크와 에이디테크놀로지 거래···풋옵션 영향

김동희 기자공개 2014-04-14 09:19:01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1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상장 벤처캐피탈인 엠벤처투자가 지난해 KTB네트워크에 고유계정으로 보유하고 있던 에이디테크놀로지 지분을 매각했다. 매각 주식 수는 12만 5665주(지분율 3.87%)로 거래 금액은 10억 원이다. 장부가격이나 순자산가격보다 두 배 높았지만 취득원가에 매각을 성공시켰다.

투자를 주업무로 영위하는 벤처캐피탈들이 흔히 진행하는 구주거래다. 규모도 크지 않아 시장에서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일반적인 거래와는 다르다. 단순한 지분 매각이 아니라 차입거래의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엠벤처투자의 감사보고서에는 에이디테크놀로지 지분을 아직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기재돼 있다. 실제 보유한 주식은 없지만 장부상에는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대신 차입금 항목에서 거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자율 기입 없이 KTB네트워크로부터 10억 원을 단기 차입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구주 매각 거래가 갑자기 차입금으로 바뀐 이유는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엠벤처투자와 KTB네트워크가 체결한 풋옵션 영향이 크다. KTB네트워크는 에이디테크놀로지의 영업실적이 목표치를 하회하거나 기업공개(IPO)를 통한 회수가 어려워진다고 판단하면 엠벤처투자에 환매를 요구할 수 있도록 계약했다. KTB네트워크 입장에서는 에이디테크놀로지의 기업가치가 나쁘지는 않지만 장부가액보다 취득가액이 높아 투자리스크를 낮춰야 했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계약조건은 알 수 없지만 기업공개(IPO) 실패나 목표실적 미달시 1년 이후에 언제든 매입가격 이상으로 다시 사주는 풋옵션으로 알려졌다.

반면 당시 엠벤처투자는 현금을 서둘러 확보해야 했다. 신규 벤처조합 결성을 위해 무한책임사원(GP) 출자 자금이 필요했다. 기존 벤처조합들의 관리보수도 작아져 운영자금도 확보해야 했다. 더욱이 아시아퍼시픽벤처조합을 통해 에이디테크놀로지 지분을 6.67% 확보하고 있어 굳이 고유계정을 통해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도 없었다.

양사의 니즈가 부합해 KTB네트워크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회계처리도 달랐다. 엠벤처투자는 나중에 다시 사주는 풋옵션이 부여됐다는 이유로 단기차입금에 계상했고 KTB네트워크는 대여금이 아닌 투자자산으로 인식했다. KTB네트워크에 풋옵션이 있을 뿐 엠벤처투자는 콜옵션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국제회계기준(IFRS)에서는 옵션 거래시 부담이 발생하는 곳에서 부채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KTB네트워크는 매입한 에이디테크놀로지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 수익을 실현하면 그만이고 낮아진다면 다시 엠벤처투자에 매각할 수 있는 리스크 제로의 투자를 성사시킨 셈이다.

엠벤처투자 관계자는 "KTB네트워크와 구주매각 거래를 했지만 풋옵션 조항으로 인해 차입금으로 인식할 수 밖에 없었다"며 "고유계정으로 투자할 수 있는 벤처캐피탈이 많지 않아 평소 친분이 있는 KTB네트워크와 거래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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