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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 다크호스 '서촌길'…상가 임대료 '들썩' ['길' 상권이 뜬다]개성있는 골목, 문화공간 '매력'…저평가된 삼청동길 투자가치↑

고설봉 기자공개 2014-08-21 09:20: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19일 09: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대표 '길' 상권의 높은 임대료와 북적거림을 벗어나 새롭게 떠오르는 곳이 있다. 강북의 대표적인 다크호스는 '삼청동길' 옆 '서촌길'이다. 문화와 먹거리, 전통시장이 어우러진 이색 공간으로 남녀노소 발길이 부쩍 늘었다.

경복궁 서쪽과 인왕산 사이에 위치한 서촌길은 아직 길 상권으로 발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길' 상권이란 별칭이 붙여지는 속도보다 빠르게 입소문을 타며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삼청동길'과는 경복궁을 사이에 둔 지척이지만 거리풍경과 상권형성이 비슷한 것 같으면서 또 다르다.

조선시대 삼청동길 일대가 고관대작이 살던 곳인데 비해 서촌은 궁에 각종 식자재 및 잡화를 납품하던 서인과 역관이 모여 살던 동네다. 그에 따라 한옥이랄 건물도 없고, 보존 자체도 잘 돼있지 않다. 오히려 근·현대를 지나며 무분별하게 지어진 한옥 풍의 가옥과 알 수 없는 양식의 양옥들이 꼬불꼬불한 골목에 마구 얽혀있다.

북촌길

서촌은 그 자유로움이 무기다. 전통인 것 같으면서 아닌, 현대인 것 같으면서 무언가 골동품 같은 풍경이 매력이다. 서촌은 그렇게 1900년대 전체를 간직하며 서울 속의 또 다른 한가로움과 안락함, 고즈넉함과 그리움을 선보이며 대표적인 길 상권으로 부상하고 있다.

서촌길은 재미나다. 각종 공방과 갤러리를 비롯해 지하 음악다방, 개성 넘치는 카페와 밥집들이 어우러져 있다. 옛 문인과 예술가들의 흔적은 이곳을 찾는 또 다른 이유다. 더불어 서촌 중심을 관통하는 통인 시장은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에 활력을 더한다.

서촌길은 삼청동길의 상업화와 대형화의 반사이익을 얻으며 성정했다. 서촌길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전무하다. 1910년대 대량으로 지어진 개량한옥은 개인 사장님들의 가게로 꽉 찼다. 단층 양옥과 연립주택 등은 공방과 갤러리, 미술관과 카페 등으로 활용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서촌길은 문화의 발자취가 서려있다. 화가 이중섭과 이상범 그리고 박노수, 시인 윤동주와 이상 등이 서촌 주민이었다. 최근에는 홍대에서 활약하던 인디밴드들이 서촌에 새 둥지를 틀며 명소로 자리매김 하며 오래된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촌의 유명세가 높아지자 상가 쟁탈전도 치열해졌다. 월 임대료도 급속도로 치솟고 있다. 지역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현재 서촌에 1층 기준 약 66.11㎡(약 20평) 상점은 보증금 최소 5000만 원, 월세 200만~250만 원에 거래된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월세가 100만~150만 원이었다는 설명이다.

서촌 K공인 대표는 "하루가 멀다하고 점포계약이 줄을 잇는다. 일주일에 평균 다섯 군데씩 가게가 들어온다"며 "서촌에 가게를 내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점포 임대료도 오르고 있다. 더불어 권리금도 최소 4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시세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서촌의 잠재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 도심과 근접한 지리적 이점과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부터 길이 시작돼 교통도 좋다. 또한 최근 시세가 많이 올랐지만 아직 삼청동 상권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서촌 H공인 대표는 "서촌은 삼청동과 비교해 시세가 저렴하다"며 "그러나 최근 관광객이 몰리면서 삼청동만큼 개발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매매를 통한 시세 차익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상가건물로 개조할 수 있는 주택을 통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해 통인시장 인근 이면도로 대지면적 191.73㎡(약 58평) 2층 양옥의 경우 15억 원에 거래된 사례가 있다는 귀띔이다. 3.3㎡당 2600여만 원에 팔린 셈이다. 대로변 시세는 이보다 높은 3.3㎡당 5000만~6500만 원 정도에 형성돼 있다.

다만 개별 거래 사례일 뿐 시장 전체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다. 정성진 어반에셋 대표는 "상가 점포의 경우 개별 물건당 거래 컨디션이 제각각이다. 어느 한 지역의 개별 거래로 그 지역 전체를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개별 물건의 거래가격이 인근 거래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촌은 삼청동길의 아류라는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이 있다. 시중은행 PB는 "삼청동과는 별개의 상권으로 부상하기 보다는 삼청동에 조금 못 미치는 한옥, 갤러리, 공방 등의 이미지가 존재한다"며 "또한 잘 정비되지 않은 골목길이 자칫 낙후된 도시의 뒷골목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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