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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급' 호텔롯데, 공모채 시장에서 사라진 이유는? CP·사모채 조달 집중…분·반기 보고서 미제출 및 일본계 주주 공개 요구 외면

이승연 기자공개 2014-09-19 09:50:08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7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채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호텔롯데가 기업어음(CP)과 사모성 조달을 확대하고 있다. 만기가 일주일 내지 최대 3개월까지의 단기물 CP를 매달 1조 원 이상 발행하는 것은 물론 사모채 역시 2개월 단위로 꾸준히 발행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기관 수요가 풍부한 AA+급이지만 수요예측 등 절차가 복잡한 공모채를 대신해 북-빌딩(book-building)이나 투자자 모집 면에서 수월한 사모채나 CP가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분·반기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금융당국의 일본 주주 공개 압박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호텔롯데2

호텔롯데가 올 들어 발행한 CP 규모(9월 16일 기준)는 9조 8600억 원. 작년 한해 발행 규모인 6조 원을 넘어섰다. 호텔롯데의 올 한해 CP 발행 내역을 살펴보면 연초를 제외하곤 매달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CP로 조달해 왔다.

사모채 발행도 활발하다.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로 3월에 1000억 원, 5월에 1000억 원을 발행한 데 이어 8월에도 500억 원어치의 사모채를 찍었다. 결국 차입금을 포함, 영업활동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CP와 사모채로 조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은 AA+로 기관 투자가들이 없어서 못사는 우량 채권이다. 올해의 경우 공사채 물량이 줄어들면서 우량 회사채에 대한 투자자들의 니즈는 극대화된 상황이다. 발행사로서는 수요예측 흥행은 물론 저금리 발행도 노려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텔롯데가 공모채 발행을 꺼리는 데는 수요예측 등 복잡한 절차를 회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호텔롯데의 경우 외감기업으로 공모채 발행에 나설 경우 분·반기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게다가 금융감독원은 최근 들어 롯데그룹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일본계 주주에 대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호텔롯데가 2년 만에 공모채 발행에 나설 때 금융당국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한 것도 바로 주주에 대한 정보 부족 때문이었다. 결국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정보를 일부 공개함으로써 회사채 수요예측을 치를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롯데에 대한 불신이라기 보다 웅진과 동양 사태를 잇따라 겪으며 투자자 보호 강화에 대한 업계 안팎의 요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며 "호텔롯데가 공모채 발행에 나설 경우 주주 정보에 대한 공개 요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CP나 사모채가 최적의 조달이다. 금융당국에 대한 신고 절차 없이도 자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측면에선 공모채 보다 다소 불리할 수 있지만 만기 구조를 일주일에서 길게는 3개월 등 비교적 짧게 가져가면서 조달 금리 상승에 따른 피해도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증권사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CP를 발행하고 있지만 유동성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며" 번거로운 절차나 민감한 부분을 공개하지 않아도 자금 조달이 수월한 만큼 당분간 호텔롯데의 공모채 기피 조짐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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