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0월 07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유화공업의 온산공단 유휴부지 가치가 날로 치솟고 있어 눈길을 끈다. 유휴부지 가치는 895억~2574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온산공단 '노른자위 땅'을 보유한 까닭에 용지부족으로 고민하는 인근 업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대한유화공업이 보유한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산공단 유휴부지 13만 8000평(45만 6198㎡)의 공시지가는 895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4년 1월 1일 기준 공시지가(1㎡당 19만 6100원)를 적용한 금액이다.

대한유화공업은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했던 2010년 해당 부지를 재평가했다. 감정평가법인은 2010년 1월 1일 공시지가(1㎡당 14만 9000원) 기준으로 땅값을 매겼고, 이에 따라 유휴부지의 현재 장부가는 680억 원으로 추정된다. 2014년 유휴부지의 공시지가는 2010년 대비 31.6% 증가했다.


대한유화공업 유휴부지의 시장가치는 공시지가를 크게 웃돈다.

지난 2월 한국석유공사는 에쓰오일(S-OIL)에 온산공단 보유부지 92만㎡를 5190억 원을 받고 팔았다. 매각금액은 1㎡당 56만 4130원이다. 한국석유공사가 매각한 부지는 대한유화공업의 온산 부지와 길 하나를 두고 마주보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매각금액을 적용하면, 대한유화공업의 유휴부지 가치는 2574억 원까지 치솟는다. 대한유화공업 시가총액(약 4800억 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최근 울산시가 조선소 조성을 위해 온산공단 용지를 1㎡당 30만 원 안팎에 매각했다고 알려졌다. 이점을 감안해도 대한유화공업의 유휴부지 시가는 공시지가 대비 두 배를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온산공단 인근 업체가 용지난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유휴부지의 매력은 더욱 크다. 온산공단 용지부족으로 에쓰오일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다소 지체되기도 했다. 2010년 대한유화공업이 매물로 등장했을 때 설비보다 온산부지에 더 눈독을 들인 업체도 있었다. 대한유화공업의 온산 부지는 온산항에 인접하고 인프라가 잘 조성됐다는 점에서 유화업체엔 최적의 생산입지로 꼽힌다.

대한유화공업이 보유한 온산부지 면적은 유휴부지를 합쳐 35만 평(115만 7026㎡)에 달한다. 해당 부지에는 에틸렌 연산 47만 톤, 프로필렌 연산 35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나프타분해설비(NCC)가 입지해 있다. 대한유화공업은 2만 평 가량의 유휴부지에 2200억 원을 투자, 폴리에스터 섬유의 기초원료인 EO(Ethylene Oxide)와 EG(Ethylene Glycol) 생산설비를 짓고 있다. 향후 유휴부지를 설비투자 용도로 계속 쥐고 갈 계획이다.

대한유화공업 관계자는 "장치산업을 영위하는 업체는 설비확장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성장하기 어려워 설비투자용도의 토지를 넉넉히 확보했다"며 "해당 유휴부지에 유관설비를 붙여나가며 투자를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