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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유화, '제품 다각화' 통할까 하반기 화섬원료 진출 돌파구..공급과잉, 가격 급락 '진통'

채진솔 기자공개 2014-06-05 15:33: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8일 1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유화가 화학·섬유(화섬) 원료 생산에 돌입하면서 종합 석유회사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합성수지 등 단일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았지만 하반기부터 에틸렌 옥사이드(EO)·글리콜(EG) 등 화섬 원료를 생산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화섬 원료의 공급 과잉이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 다각화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누리기가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해석이다.

◇ 합성수지 비중 63.8%..중국 등 공급과잉에 수익성 악화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대한유화는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조 9578억 원, 영업이익 18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23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대한유화의 지난해 실적은 단순 '기저효과'에 불과했다. 2012년 유례 없는 적자를 기록한 탓에 지난해 수익이 커보이는 현상을 불렀기 때문이다. 불과 4년 전인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1672억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점을 놓고 보면 지난해 실적 역시 과거에 비해 크게 축소됐기는 마찬가지다.

대한유화 실적 추이

대한유화의 실적이 이처럼 악화 추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합성수지에 집중돼 있는 매출 구조가 배경으로 거론된다. 대한유화는 주로 가정용기, 포장재 필름, 장난감 등 생활용품에 사용되는 합성수지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화학업체다. 합성수지 외에 C4 유분, 방향족, 기초유분(BTX) 등을 판매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합성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63.8%에 달한다.

온산과 울산 석유화학단지 내에 NCC(기초유분생산설비) 및 합성 수지 생산 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폴리프로필렌(PP)과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등의 폴리올레핀 합성수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NCC에서 생산되는 에틸렌과 프로필렌을 활용해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일괄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NCC를 보유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는 있지만 지난 수년간 시황 자체가 도움이 되지 못했다. 특히 중국과 중동 지역에서 유발된 공급 과잉 현상은 수익성을 지속적으로 깎아내리는 악영향으로 이어졌다.

일례로 중국과 중동 지역에서 PP와 PE 설비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2010년 대한유화의 매출액은 1조 8212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84% 감소한 1056억 원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공급과잉 현상이 지속되면서 2011년 영업이익은 400억 원으로 줄었고, 2012년에는 56억 원의 영업손실까지 기록했다. 제품 가격 자체가 크게 떨어져 발생한 현상으로 풀이된다.

◇ 포트폴리오 다각화 승부수..시작부터 불안한 전망

이에 대한 대안책으로 대한유화가 내놓은 방안이 바로 화섬 원료 생산을 통한 제품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다. 대한유화는 2012년 총 2100억 원을 투자해 폴리에스터 섬유 원료인 에틸렌 옥사이드(EO)·글리콜(EG) 생산 시설을 온산 공장 내 신설하고 화섬 원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올해 3분기 공장 시운전을 거친 뒤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상업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문제는 공장 설립을 진행하는 사이 화섬 역시 공급과잉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 등을 중심으로 EG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제품 가격이 한풀 꺾였다. 2011년 상반기 톤당 1200달러였던 EG가격은 2012년 900달러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800달러 선까지 폭락했다.

여기에 EG의 수요처인 폴리에스터 업체들의 가동률이 정체되고 있어 제품을 생산해도 판매량을 늘리기가 어려울 것이란 전망마저 나온다. 폴리에스터 제조업체들의 지난해 평균 가동률은 60~70%에 그치는 상태다. 대한유화 입장에서는 신규 제품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황이 좋지 않은 탓에 물량을 조절해야 할 처지에 놓인 셈이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화섬원료 시황이 악화됐지만 투자를 이미 단행한 온산 공장을 가동하지 않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합성수지 규모가 최근 늘어나고 있는 만큼 외부에서 원재료를 조달하고 온산 공장과 울산 공장의 가동률을 조절해 수요를 맞춰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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