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이 밑지는 거래…후속 딜 있나 [삼성·한화 빅딜]종합화학 경영권 프리미엄 사실상 포기, '공정가치' 밑돌아

길진홍 기자공개 2014-11-28 09:09:30

이 기사는 2014년 11월 27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과 한화그룹이 2조 원 규모의 빅딜을 성사시킨 가운데 이번 거래가 사실상 한화에 상당히 유리한 구도로 이뤄졌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 논리로 따질 때 삼성그룹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화학계열사를 넘겼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가격조건 등 거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삼성그룹과 한화그룹간 후속 딜이 잇따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과 삼성종합화학의 지분 32.4%와 56%를 각각 한화그룹에 매각키로 했다. 동시에 삼성테크원과 삼성종합화학의 자회사인 삼성탈레스와 삼성토탈도 한화그룹에 넘어간다.

한화 삼성 거래구조
(자료: 한국기업평가)

한화그룹이 먼저 매입 의향을 밝힌 것으로 알려진 삼성테크윈 지분 매각대금은 8400억 원이다. 삼성테크윈 시가총액을 감안한 지분 가치는 6000억 원으로 적정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혀 거래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관계자들은 그러나 삼성토탈을 거느린 삼성종합화학의 경우 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가 인수키로 한 삼성종합화학 지분 56%의 매각대금은 1조 600억 원이다. 경영권 성과에 따라 1000억 원 가량 가격이 오를 여지가 있다.

결국 삼성종합화학 100% 지분가치를 최대 2조 원으로 본 것이다. 삼성종합화학이 보유 중인 현금 4000억 원을 들어내면 지분가치는 1조 6000억 원이 된다. 이는 삼성종합화학이 보유 중인 삼성토탈 지분 50%의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삼성토탈 전체 기업가치가 3조 2000억 원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이는 시장에서 보는 공정가치와 상당한 괴리가 있다. 삼성토탈의 9월 말 현재 에비타(EBITDA)는 3500억 원 수준이다. 이런 추세라면 연간 5000억 규모의 에비타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평균 에비타 멀티플(7배)을 적용하면 영업가치는 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거래가격에 반영된 지분가치와 3000억 원 가량 격차가 벌어진다.

삼성토탈 재무제표
(자료: 금감원전자공시)

매각 측인 삼성그룹은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에비타 배수를 업계 평균치보다 오히려 낮게 잡은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빠진 것이다. 기업가치 산정에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댔다고 해도 경영권 프리미엄을 한 푼도 받지 않고 삼성종합화학을 넘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공정가치를 무시한 거래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그룹과 한화그룹간 업황을 보는 관점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화 삼성 매매대금 납부조건
(자료: 한국기업평가)

삼성그룹은 또 한화그룹에 매각대금 납부조건도 대폭 양보했다. 분할 납부 조건으로 거래 종결 후 1년 이후에 50% 이상의 잔금을 치르도록 했다.

한화그룹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도라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거래 조건을 두고 시장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지배구조 단순화 차원에서 한화그룹과 후속 거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거래 조건 균형을 맞추기 위해 추가적인 딜이 있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옵션계약으로 매각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의 주요 핵심자산을 삼성그룹이 다시 사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잔금 납입 전 거래가 종결되는 어나운스 딜로 경영권 성과가 매각대금의 변수로 작용한다"며 "화학계열사의 일부 자산을 삼성그룹이 다시 매입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번 거래가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3세와 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 관계자들은 오너 일가와 지분관계 등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지만 큰 틀에서는 결국 후계승계 구도의 이해관계 틀 속에서 파격적인 거래가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