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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주-김택진, 지분 경쟁 나설까? [엔씨소프트-넥슨 경영권 분쟁④]양측 모두 승리 위해선 지분 확대 불가피… 승패 장담 못해 현실성 낮아

정호창 기자공개 2015-02-17 12:23:21

이 기사는 2015년 02월 16일 1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 참여 선언 이후 제시한 '주주제안'에 대해 엔씨소프트 경영진이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힌 가운데, 향후 양측의 경영권 공방이 심화돼 지분 확대 경쟁에 나설지 주목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충분한 실탄과 방어력을 갖고 있어 넥슨이 대규모 자금 투입이 필요한 지분 추가 인수는 지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16일 금융투자 및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진행된 기업설명회(IR) 자리에서 넥슨이 주주제안서를 통해 요구한 자기주식 소각을 공식 거절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R 답변을 통해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향후 공격적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대비해 계속 보유하고 있을 것"이라고 넥슨 요청에 대한 거부의사를 명확히 밝혔다.

앞서 넥슨은 이달 초 엔씨소프트에 △이사 선임 △실질주주명부 열람 및 등사 △전자투표제 도입 △비영업용 부동산 처분 △자사주 소각 △김택진 대표이사 특수관계인으로 연간 5억 원 이상 보수를 수령하는 비등기 임원의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 공개 등을 요구하는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자사주 소각 뿐 아니라 넥슨이 요구한 주주제안 안건을 대부분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답변서를 지난 10일 넥슨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인수에 나서 경영 참여 공세를 강화할 지 주목하고 있다. 김택진 대표 등 엔씨소트 현 경영진이 이사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넥슨이 최대주주로서 실질적인 경영권 행사에 성공하기 위해선 현재보다 지분율 격차를 높여 표 대결로 의사를 관철시키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인수에 나설 가능성을 비교적 낮게 보고 있다. 김택진 대표와 엔씨소프트가 충분한 자금력을 확보하고 있어 넥슨이 지분 경쟁에 나설 경우 적극적인 맞대응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 및 게임업계에 따르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보유지분 14.7%를 2012년 6월 넥슨 재팬에 8045억 원에 매각한 후 양도세를 제외한 6200억 원 가량의 현금을 손에 넣었다. 김 대표는 이후 해당 자금을 외환 선물시장의 FX마진 거래에 투자해 15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덕분에 김 대표는 현재 2012년 엔씨소프트 매각 대금 거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추가 매입에 나설 경우 김 대표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함께 지분 인수 경쟁에 나설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증시에서 충분한 지분 매입이 어려울 경우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8.93%의 자사주를 김 대표가 매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엔씨소프트 역시 수 천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다양한 경영권 방어 전략을 취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넥슨이 섣불리 엔씨소프트 지분 확대 경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란 게 증권가 및 게임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 인수를 위해 8000억 원 이상의 거금을 투자한 문제로 일본 주주들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추가 지분 매입에 다시 수 천억 원의 자금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대적 M&A에서 공격 측이 지분 추가 확보에 나서는 건 방어진영에 충분한 실탄이 없을 때에나 취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현 시점에서 양측이 주식 매입 경쟁에 나서면 결국 엉뚱한 제3의 주주들 배만 불려주며 승자 없는 '치킨게임'에 나서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걸 넥슨과 엔씨소프트 모두 잘 알기에 무모한 지분 경쟁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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