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요금제' 도입, SK텔레콤이 가장 불리 LTE 가입자 대비 '음성통화' 중심 중장년 고객 비중 높아… 실적 감소 부담 커
정호창 기자공개 2015-05-13 08:39: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1일 1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통신사들의 수익구조가 '음성통화'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전면 개편될 경우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단기 수익 악화가 가장 크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이통통신 사업자 중 데이터 사용량이 높은 LTE 가입자 비중이 가장 낮은 반면, 음성통화 위주의 사용패턴을 보이는 중장년층 고객 비중은 가장 높기 때문이다.11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8일 국내 최초로 2만 원 대의 요금으로 음성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했다. 이 요금제는 최저 요금인 2만 9900원에 통신사 관계없이 무선간 통화와 문자를 무한 사용할 수 있고, 5000원 단위로 데이터 제공량을 늘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음성통화 위주의 사용패턴을 갖고 있는 고객 입장에선 기존 음성통화 무한 요금제보다 통신비를 매월 2만 원 가량 낮출 수 있다.
KT는 새 요금제를 발표하며 LTE 고객 1인당 약 월 3590원, 1000만 명 기준 연간 4304억 원의 가계 통신비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 예상했다. 경쟁자인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조만간 KT와 비슷한 수준의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라 이동통신 3사의 연간 매출액은 단기적으로 1조 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KT가 매출과 수익 하락이 예상되는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한 이유는 고객들의 소비패턴이 음성통화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라 단기적으론 실적 저하가 나타나더라도 중장기적으론 오히려 매출과 수익성이 증가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LTE 가입자 수와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이동통신단말기의 데이터 사용량이 매년 급증하고 있기에 KT는 새 요금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국내 LTE 데이터 트래픽은 12만 960테라바이트(TB)로 전체 무선 데이터 트래픽(13만8121TB)의 87.5%에 해당한다. LTE 가입자 1명당 트래픽은 3365메가바이트(MB)로, 3G 가입자 986MB의 3.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시장 데이터 트래픽의 대부분을 LTE 가입자가 만들어내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통통신사들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LTE 가입자 비중 및 데이터 사용량 확대가 필수적이다. KT가 새 요금제 출시를 발표한 후 관련업계에서 국내 이통사 중 KT와 LG유플러스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평가를 내놓은 이유다. KT는 2G 서비스를 종료해 3G와 LTE 가입자만 갖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이통 3사 중 가장 높은 LTE 가입자 비중을 자랑하고 있다.
반면 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LTE 보급률이 경쟁사들에 비해 많이 낮은 편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LG유플러스와 KT의 LTE 가입자 비중이 각각 76.8%, 65.3%인데 비해 SK텔레콤의 LTE 보급률은 61.5%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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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LTE 보급률 뿐 아니라 전환 속도가 늦다는 점도 SK텔레콤의 약점이다. 국내 이통사 중 장기고객의 비중이 가장 높은데다 이들의 상당수가 음성통화 중심의 사용 패턴을 갖고있는 중장년층 소비자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지 않고 통신 서비스 변경에도 소극적이다. 이러한 고객들이 주류를 이루는 2G 가입자 비중은 SK텔레콤 전체 무선 가입자의 11%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관련업계에선 음성 무한통화 요금을 대폭 낮춘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시장에 자리잡게 되면 단기적으로 SK텔레콤의 실적 저하가 가장 높게 나타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새 요금제 도입은 LTE 고객 기반이 높은 LG유플러스와 KT에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며 "SK텔레콤은 중장년층 고객 비중이 높아 무한 음성통화 요금을 낮출 경우 매출과 수익 감소폭이 가장 크게 나타나게 될 전망이라 새 요금제 설계에 대한 고심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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