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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 IPO밸류 기대 못미치는데 '울며 겨자먹기' 37년만에 적자낸 SK이노, 재무구조 악화...계열사 활용 카드 불가피

민경문 기자공개 2015-05-14 06:30: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2일 11: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가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에도 불구하고 기업공개(IPO) 강행을 결정한 배경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실적이 최고조였던 2011년 수치(3829억 원)의 절반에 그쳤으며 올해 1분기 역시 예상보다 저조하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안정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의 수익성으로는 차입금 감축이 어렵다보니 자회사 상장 카드를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쓸 수 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루브리컨츠와 상장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이달 중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지난달 킥오프 미팅을 시작으로 실사작업에도 착수한 상태다. 이르면 오는 7월 상장 작업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SK루브리컨츠가 기대 이하의 실적에도 불구, 예상보다 서둘러 IPO를 진행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작년 영업이익 2954억 원, 순이익 1882억 원으로 2013년 대비 개선된 모습을 보였지만 실적이 최고조였던 2011년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앞서 상장 계획을 철회할 당시 기준이 됐던 2012년 실적 역시 작년보다는 높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SK루브리컨츠 지분 100%를 들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구조 악화가 직접적인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정제마진 약세 및 유가급락으로 정유 부분에서만 1조 원 규모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공급과잉으로 마진 하락을 경험한 석유화학 영역의 부진까지 겹치면서 회사 전체로 2241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2011~2013년 평균 2.6 배 수준이던 SK루브리컨츠의 순차입금/영업현금흐름(OCF) 지표가 2014년 17배 정도로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추산했다. 작년 말 연결기준 금융부채는 17조 3574억 원으로 전년 대비 1조 원 이상 늘었다. 지금 당장 실적 개선을 통한 차입금 감축이 어렵다보니 자회사 상장이라는 카드를 서둘러 꺼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시장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적자는 1977년 설립 이후 37년 만에 처음인 만큼 내부적으로도 적지 않은 충격에 빠졌을 것"이라며 "최고 경영진 입장에서는 재무 개선을 서두르기 위해 SK루브리컨츠 상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은 이 같은 SK이노베이션의 '구원투수'로 지난해 말 정철길 SK C&C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주가수익비율(PER)과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배수 등을 적용한 SK루브리컨츠의 상장 후 시가총액은 3조 원 내외에서 형성될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이 30%만 구주매출해도 1조 원 가량의 현금이 유입되는 셈이다. 해당 자금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경우 유의미한 재무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SK루브리컨츠 상장이 당장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 변화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자회사 상장에 현금 유입 효과는 분명하지만 결국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일부에서는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 시기를 예상보다 앞당기면서 상장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2012년 상장 추진 당시 SK루브리컨츠의 예상 시가총액은 무려 5조 원(2011년 실적 기준)에 달했다. 지금 당장은 부진하지만 실적 회복을 기다렸다가 추후 상장을 모색할 경우 SK이노베이션은 더 많은 규모의 구주매출을 기대해 볼 수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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