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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중의 갑' 남부발전, 증권사 기피대상 1호 회사채 발행액 고무줄 조정…자금조달 신뢰 추락

임정수 기자공개 2015-05-15 09:40:44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3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남부발전이 회사채 발행 때마다 도를 넘은 갑질 탓에 증권사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발행 예정액을 공표해 놓고 입찰 금리에 따라서 고무줄처럼 발행액을 줄이는 등 증권사에 지나친 출혈을 요구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회사채 유찰도 남부발전 회사채를 기피하는 증권사들이 빠진 게 핵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향후 자금조달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부 대형 증권사는 남부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 중부발전 4개 발전자회사 중 남부발전 회사채 입찰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내부 방침을 정했다. 발전자회사들 중 특히 남부발전 회사채 입찰에 참여할 경우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증권사의 출혈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발전자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 증권사는 수수료를 녹여 투자자에게 매출하는 관행이 일반화돼 있다. 증권사가 발행사에서 받은 수수료를 투자자에게 얹어서 주는 방식이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받지 않고 회사채 발행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회사채 인수 직후 갑자기 금리가 올라 손실을 감수하고 매출하는 경우도 많다.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증권사들이 발전자회사 입찰에 참여하는 이유는 회사채 대표주관 또는 인수 트랙레코드를 쌓기 위해서다. 발전자회사들이 이를 이용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증권사에 일정 수준의 출혈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이다.

남부발전은 여기에 더해 입찰 금리에 따라 발행 물량을 의도적으로 줄이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해 놓고 금리가 맘에 들지 않으면 발행 물량을 500억 원으로 줄이는 식이다.

일례로 회사채 입찰에 2.00%에 500억 원, 2.10%에 700억 원, 2.15%에 500억 원, 2.20%에 300억 원, 2.30%에 500억 원 등 총 2500억 원의 수요가 참여했다고 치자. 대부분의 발전자회사는 투자 수요가 2000억 원이 되는 2.20%에 발행금리를 결정한다.

하지만 남부발전은 발행금리를 떨어뜨리기 위해 여러 차례 발행액을 500억 원 등으로 줄였다. 낙찰받은 증권사의 경우 수수료를 녹이더라도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수수료 출혈을 감수한다 하더라도 발행 물량을 줄여버려 입는 손해는 감당하기가 어렵다"면서 "IB업계에서 남부발전 회사채는 발전자회사 채권 중 기피대상 1호"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남부발전이 프리본드가 아닌 본드웹 등 옥션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어 발행액을 고무줄처럼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남부발전이 최근 회사채 입찰에서 발행 수요를 모두 채우지 못한 것도 증권사들이 입찰 참여를 기피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부발전은 5월 초 2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려고 입찰을 실시했으나 1400억원어치의 투자 수요가 모여 발행을 철회했다.

증권사들의 기피 대상이 되면서 향후 자금 조달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입찰에 참여하려는 증권사의 풀(Pool)이 협소해지면 입찰에 참여하는 수요가 한정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회사 자금조달에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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