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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알짜 계열사 '루브리컨츠' 왜 파나 글로벌 정유업황 부진 장기화로 인한 재무부담 조기 해소 목적인 듯

이동훈 기자공개 2015-06-11 07:0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1일 0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 내에서도 알짜로 꼽히는 SK루브리컨츠를 왜 팔려고 할까. 그동안 준비해 온 기업공개(IPO)의 가능성을 전면 배제할 수도 없지만, 현재로선 MBK 펀드로의 매각이 유력해 보인다.

일단은 SK이노베이션의 녹록치 않은 재무사정이 눈에 들어온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연결기준 영업손익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런 영향으로 2011년 4조 원 대였던 순차입금은 올 3월 말 기준으로 6조 8223억 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말 7조 8542억 원에 비해 1조 원 가량 줄었지만, 현재의 수익성으로는 대규모 차입금 감축이 어렵다. 시장 선도를 위해 신사업 발굴, 신규 설비 투자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늘어난 차입금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셰일오일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최근 몇년새 원유 가격이 크게 하락했고, 이 영향으로 SK이노베이션과 같은 오일 메이커들의 정제 마진도 크게 줄었다. 비단 SK이노베이션 뿐 아니라 엑슨모빌, 로열더치셀, 셰브론 등 글로벌 오일 메이커들 역시 상황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글로벌 메이커들이 앞다퉈 보유 오일필드 등 자산들을 처분해 현금을 마련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SK이노베이션도 보유 자산들을 현금화 하는 작업을 차근히 진행해 오고 있다.

비핵심 자산 매각은 당초 계획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됐다. △SK종합화학이 보유한 넥슬렌(고기능 폴리에틸렌 제조설비) 사업부문 △페루 천연가스 수송법인인 TgP 지분 11.19% △타이요오일(Taiyo Oil Co. Ltd.) 지분 매각 등이 신규 자금 조달 정책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다.

문제는 SK루브리컨츠 IPO가 생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애초 7월 상장이 예고됐으나, 최근 반기 실적이 반영되는 9월로 상장시기가 미뤄졌다. 반기 실적 회복이 되지 않는다면 또 다시 상장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SK루브리컨츠 상장 가능성이 불투명해지면서 SK이노베이션은 매각이라는 확실한 자금 조달 카드를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 종결 가능성을 감안하면 MBK파트너스를 대상으로 경영권 지분을 매각하는 쪽이 보다 신속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라 판단한 듯 하다.

상장 밸류에이션이 기대에 못 미친 것 역시 매각으로 전략을 수정한 이유로 꼽힌다. 현재 거론되는 SK루브리컨츠의 시가총액은 3조 원 수준이다. 이는 2012년 기대했던 밸류에이션 절반 수준에 불과한데, 이마저도 SK의 바람에 불과하며 현재의 침체된 업황을 감안하면 거래 밸류에이션 면에서도 상장이 결코 유리한 상황이라 장담할 수 없다. 무엇보다 거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챙길 수 있는 현금의 절대금액을 놓고보면 M&A가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상장은 아무래도 구주 매출 규모상의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SK그룹이 루브리컨츠를 매각하려 시도하기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09년 SK에너지의 윤활유 사업부문이 물적 분할로 분사해 나온 이후 몇차례 대형 외국 PE 펌들을 상대로 프리IPO 지분 매각은 물론, 전체 경영권 지분 매각 가능성까지 열어둔 협상을 벌이기도 했었다.

SK이노베이션은 비핵심 자산 매각, SK루브리컨츠 매각 등으로 대규모 신규 자금 조달에 성공할 경우 차입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또, 북미 지역 자원 개발을 강화하고, 석유·화학 분야의 글로벌 제휴를 확대하는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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